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위협행동’은 줄어든 반면, ‘위협능력’은 여전하다고 워싱턴의 보수 성향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이 밝혔습니다. 북한의 ‘위협 행동’ 패턴은 줄었지만,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부족해 그 역량은 변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위협 행동’은 줄었지만, 충분치 않은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조치로 북한의 미국과 한국, 일본에 대한 ‘위협 능력’은 변하지 않았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이 발표한 연례 ‘2019 미 군사력 지수’ 보고서 내용입니다.
이 보고서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 중동의 테러리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테러리즘 등 6개 대상에 대한 ‘위협행동’과 ‘위협능력’을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북한 만이 유일하게 ‘위협행동’ 면에서 나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가장 심각하게 분류된 ‘적대적’(Hostile) 점수에서 두 단계 내려간 ‘시험적’(Testing) 점수를 받았다는 겁니다.
핵심 이익에 대한 위협에서도 북한은 지난해 유일하게 최악인 ‘심각’(Severe)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높음’(High) 점수를 받아 한 단계 내려갔습니다.
이는 지난 6월 열린 미-북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더는 북 핵 위협은 없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 영향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다만, ‘위협능력’ 면에서는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보유 현황 추정치를 소개하며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두 번째로 심각한 ‘축적’(Gathering) 점수를 줬습니다.
민간 전문가들은 북한이 30개가 넘는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2016년 말 기준, 북한이 적게는 13개에서 많게는 3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해마다 3개 내지 5개를 추가 제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지난 27년 간 이뤄진 8차례의 외교적 접근이 실패한 뒤 마련된 첫 성과물이지만,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핵 미사일 역량이 한국과 일본, 괌 내 미군 기지에 위협이 되고 있는 점도 상기시켰습니다.
또 북한은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 800기와 노동 계열의 준중거리 미사일 300기, 무수단과 화성 계열의 중장거리 미사일 50여 기를 배치하고 있고,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개발을 계속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군 병력은 수 백만 명으로 특히 경고 없이 한국의 수도권을 직접 공격할 수 있도록 비무장지대 90마일 이내에 전체 병력 70%를 배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록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드는 방안이 모색됐지만 이는 지난 1972년과 1992년, 2000년, 그리고 2007년 공동성명에도 포함된 내용으로 이후 북한은 해당 약속을 어겼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 국가정보국이 올해 세계 위협평가서 (WWTA)에서 북한을 한국과 일본에 대해 심각하고 점증하는 위협국으로 규정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재래식 무기 개발 확장이 미국과 우방국에 대한 경고 없는 공격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