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전문가들은 미-북 간 실무진 협상이 열리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북한은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1차 정상회담에서처럼 큰 양보를 얻어낼 것으로 믿고 추가 회담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구체적 진전 없이 또 한번의 미-북 정상간 만남을 성사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 협상에서 제기될 세부 사항을 진전시키는데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It would seem that North Korea is not interested in making progress on specific items that would come up during working level meetings. They seem more interested in having a summit with President Trump because they feel he is more likely to make concessions as he did during the Singapore summit.”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미-북 실무 협상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더 흥미가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그랬던 것처럼, 북한에 큰 양보를 내어줄 것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기 위해 매우 조심하면서, 미-북 간 진전이 없는 것을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보수 세력, 혹은 워싱턴 내 정치적 과정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은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을 미 행정부로부터 분리시켜 그를 정상회담 자리에 다시 나오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They have been very careful not to criticize President Trump himself and they blame the lack of progress either on Secretary Pompeo or conservative forces or the political process in Washington, they are even trying decouple Trump from the rest of the administration, they are trying to get him back to a summit meeting.”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북 간 실무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우선 북한이 아직 미국의 대북 특별대표와의 협상 전략을 생각해 내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North Korea really hasn’t figured out its strategy on how it wants to engage with special envoy, and I think that because we went for long period without special envoy. Either One, they are trying to figure out how to engage and number two is that they are really trying hard to get sanctions relief, and I think that they maybe delaying in the hopes of that it will convincing US for sanctions relief.”
맥스웰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급에서 ‘톱다운’ 방식의 논의를 진행하고 폼페오 국무장관이 직접 북한과의 대화에 관여해 온 만큼, 사실상 실무진 간 대화는 한동안 없었던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새롭게 임명된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를 어떻게 대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에 제재 완화를 설득할 수 있다는 믿음 속에 북한이 실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풀이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That’s what they are trying to do, because it appears that they are no longer interested in the end of war declaration because it’s only symbolic, they want something substantive and they really need sanctions relief.”
북한은 상징적 의미에 그치는 종전선언에 더는 집착하지 않는 듯하고 보다 실질적인 것을 원하며, 재제 완화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실무협상을 통한 구체적 진전이 있기 전에, 또 다른 미-북 정상회담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입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I think Singapore summit was a mistake, the US offered a number of concessions that should haven’t have and it could have prevented by adopting more traditional bottom-up approach rather than jump into a summit."
미국이 북한에게 하지 말았어야 할 몇몇 양보를 제공한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실책이었으며, 이는 바로 정상회담에 뛰어드는 대신, 전통적 외교방식인 상향식 (bottom up) 접근을 통해 예방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실무급 회담을 통해 이룬 상당한 진전을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수 있을 때까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돼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There should not be a second summit until the working level talks can progress that can be something substantive announced at the second summit, so for me it is better than it happen happens after the new year.”
따라서 지금 상황에서는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내년으로 미루는 것이 더 낫다는 설명입니다.
로버트 매닝 아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에게 1차 미-북 정상회담은 진정한 선물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2차 회담 개최를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I think the first summit was really a gift to Kim Jong Un and many people are concerned about having a second summit, given where we are, nothing really has happened in terms of denuclearization.”
이어 북한으로부터 핵 관련 시설과 핵 물질에 대한 구체적 신고서를 받기 전에는 북한과 어떤 진전도 이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One simple common sense point is if North Korea won’t define what their program is then, how can we possibly know that they are denuclearized or not? That should be a prerequisite for serious diplomacy.”
매닝 연구원은 북한이 핵 관련 프로그램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비핵화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라며,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은 진지한 외교를 위한 전제 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