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이브럼스 새 주한미군사령관은 억제뿐 아니라 외부 위협에 대한 고도의 준비태세 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사시 군사작전 수행을 위해 미국과 한국의 상호 신뢰와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가을비가 제법 세차게 내리는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바커 필드 연병장.
한미연합사령부, 유엔군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깃발이 차례로 새 사령관인 로버트 에이브럼스 미 육군 대장에게 전달됩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과 폴 셀바 미 합참차장, 필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지휘권을 상징하는 깃발을 전임자인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으로부터 전달받아 에이브럼스 새 사령관에게 이양한 겁니다.
한미연합사령관과 주임원사 이취임식이 8일 세계 최대의 미군 기지 가운데 한 곳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2016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후 사령관에 취임한 브룩스 사령관이 2년 6개월여 만에 떠나고 에이브럼스 새 사령관이 공식 취임한 겁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4개 나라에서 다양한 전투작전을 수행했던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상시 전투 준비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녹취: 에이브럼스 사령관] “As we pursue opportunities it is our military responsibility to maintain a high level of readiness and “Fight Tonight” capability so that we can not only deter but defeat external threats if called upon,
여러 (외교적) 기회들을 추구하면서도 고도의 준비태세와 오늘 밤 당장 싸울 수 있는 준비태세 능력을 유지하는 게 미군과 한국군의 군사적 책무이며, 억제뿐 아니라 부름이 있으면 외부 위협을 격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특히 한반도 방어와 지역안보를 지키는 유엔군사령부와 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의 사명을 강조하며 미-한 두 나라의 신뢰와 단합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녹취: 에이브럼스 사령관] “UNC/CFC/USFK are critically important to our shared interests in the defense of the Korean Peninsula and security of the region…All three commands are bound by deep, enduring relationships - commitment to each other… which is critical to the success of their missions..."
세 사령부는 깊고 오래 지속된 관계로 서로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성공적인 임무 수행에 아주 중요하다는 겁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옛 고전을 인용해, 함께 단결해 서로 도우면 적들이 해칠 수 없지만 스스로 분열하면 막대기 하나보다도 강하지 못하다며, “단결이 강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력한 관계는 신뢰의 기반 위에서 구축되고 군사작전은 이런 신뢰에 대한 깊은 결의를 요구하며, 이런 ‘신뢰의 속도’에서만 미군과 한국군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에이브럼스 사령관] “strong relationships are built on a foundation of trust… the nature of military operations requires a deep commitment to that trust…and, we can only move at the “speed of trust.”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를 위해 한국과 특별한 관계 구축을 계속할 것을 약속한다며 평화롭고 안전한 한반도를 위한 공동의 사명을 강조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령관, 유엔군사령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합니다.
미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과거 기갑사단 기병대 소속으로 옛 분단 독일의 동서독 국경 지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지휘관으로 전투작전을 수행했고 미 합참 전략전쟁계획관, 국방장관 선임보좌관을 지냈습니다.
이어 2015년부터 미 육군 전략사령관으로 22만 9천 명의 현역 육군을 지휘한 뒤 이날 주한미군사령관에 취임했습니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브룩스 사령관은 이임사에서 미-한 동맹의 상호 교류와 신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브룩스 사령관] “There is much that we can, and did, accomplish when we communicated freely, openly, and trustingly."
두 나라가 서로 자유롭게 마음을 열고 신뢰하며 소통했을 때 훨씬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고, 그렇게 했었다는 겁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전투를 위한 신뢰 있는 준비태세를 구축했고 자제력과 책임 있는 명민함으로 승리를 위해 꼭 싸울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브룩스 사령관은 그러면서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지만 함께하면 항상 성공할 수 있다며 배를 타고 함께 건넌다는 의미의 ‘동주공제’와 ‘같이 갑시다’의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셀바 합참차장은 격려사에서 미국과 한국의 상호 신뢰와 가치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셀바 차장] “It’s an alliance built on mutual trust and shared values, fortified by more than six decades of our forces serving shoulder-to-shoulder, training shoulder-to shoulder, and remaining ready to fight shoulder-to-shoulder, if necessary.
미-한 동맹은 상호 신뢰와 공유하는 가치 위에 구축됐으며 지난 60년 이상 서로 협력해 어깨를 맞대고 훈련하며 유사시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셀바 차장은 이어 긴장 감소와 생산적인 대화,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낙관론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한반도 안보환경이 현재 변곡점에 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임하는 브룩스 사령관과 유엔군사령부가 이런 역사적 전환의 중심 역할을 하며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외교적 진전이 가능하도록 도왔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사령관 이·취임식에 보낸 ‘연합사령부 창설 40주년’ 축사를 통해 “연합사령부의 투철한 사명감이 오늘날 대한민국 번영의 기틀이 되었다”며 헌신에 감사의 경례를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연합사령부 역사가 한-미 동맹의 역사”라며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은 한-미 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를 지켜왔고, 지금은 한-미 동맹의 힘으로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978년 창설된 한미연합사령부는 미군과 한국군의 연합훈련 등 군사 동맹의 뼈대 역할을 해 왔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이런 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평화의 시대에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경두 장관] “인류 공동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한반도 안보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한-미 동맹은 이제 위대한 동맹으로 진화 발전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중략) 언젠가 브룩스 사령관이 언급한 바와 같이 한-미 동맹은 남산 위의 저 소나무처럼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며 평화의 시대에도 한미 동맹은 더욱 곤고해질 것입니다.”
연합사령부는 두 나라의 최근 합의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전환되면 미래연합군사령부로 재편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