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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고위급 협상 지연으로 종전 선언 등 연내 추진 어려울 전망


지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을 마치고 '판문점선언'을 발표했다.
지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을 마치고 '판문점선언'을 발표했다.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회담이 연기되면서 연내 추진을 목표로 진행돼 온 한반도 관련 주요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일단 대미 협상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올해 성사를 목표로 추진돼 온 한반도 관련 주요 사안들이 어떤 게 있나요?

기자) 한국전쟁 종전 선언,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대표적입니다. 모두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 진행과 무관하지 않은 일들입니다.

진행자) 종전 선언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남북한 정상들이 문서로 합의한 일 아닌가요?

기자) 네, 연내 종전 선언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포함돼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들 두 일정의 연내 성사가 무산된 건가요?

기자) 그런 건 아닙니다. 우선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에 대해서는 초청 측인 한국이 계속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북 2차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북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남북한 정상들이 만나도 경제협력 등 논의에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연내 방문을 원치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종전 선언은 어떤가요? 미국이 핵심 당사국인데,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마당에 연내 서명이 가능할까요?

기자)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정상들의 연내 종전 선언이 여의치 않은 현실을 감안해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 등 군 고위 관계자들로 서명의 격을 낮춰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식을 달리 해도 미국이 중요한 비핵화 압박 카드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종전 선언에 대한 북한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도 변수입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북한은 최근 들어 종전 선언에 대해 전혀 거론하지 않고 있네요?

기자) 북한은 지난 10월2일 관영매체의 논평을 통해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을 마지막으로 이후 이 문제를 전혀 공론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제재 문제에 진력하고 있는데요, 종전 선언의 대가로 미국이 상당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자 아예 거론 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는 겁니다. 미국으로서는 중요한 대북 카드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도 올해 안 성사가 물 건너 간 건가요?

기자) 분명치 않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시 주석의 방북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무역전쟁과 관련해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방북에 나설지는 의문입니다. 반면, 미-북 간 2차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시 주석의 연내 방문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내년으로 미뤄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외교담당 보좌관이 최근 이에 대해 사실상 공식 발표를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연내 회동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결국,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를 계속하면서 북한이 관련된 주요 정치일정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기자) 네, 이들 일정은 애초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계기로 잡힌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현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상에 더욱 초점을 맞추면서, 다른 관련국들과의 접촉에 대해서는 일정 등을 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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