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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북 핵 미국인들 관심 높으면 문제 해결 가능성도 커질 것’


지난해 8월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북한과의 평화협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북한과의 평화협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올해 가장 중요한 뉴스로 선정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을수록 문제 해결 가능성도 그 만큼 크다는 지적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올해 `톱 뉴스’라는 여론조사 결과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기자)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의회전문 매체 `더 힐’과 시장조사 전문기구인 해리스X가 성인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입니다. 이 조사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올해 가장 중요한 뉴스로 꼽혔고(22%), 이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18%),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가족분리 정책(17%), 지난달 실시된 중간선거(1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올해도 미국은 국내외적으로 굵직한 뉴스가 많았는데요,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뉴스로 꼽힌 건 뜻밖인 것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가까운 예로 지금의 연방 정부 폐쇄 사태를 부른 국경장벽 문제, 멕시코 국경의 이민행렬 논란, 중국과의 무역분쟁 등 파장이 큰 뉴스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큰 뉴스들 중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톱 뉴스로 꼽힌 건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에서 북한 문제는 올해 보다는 지난해 더 관심이 컸지 않나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파괴’를 위협하고, 김정은 위원장과 서로 인신공격성 말 폭탄을 주고 받았었지요?

기자) 네. 그런데도 북한 문제는 지난해 주요 뉴스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국제 현안 보다는 국내 문제에 주목하는 미국인들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인데요, 미국은 선거에서도 국제 문제가 쟁점인 경우가 드뭅니다. 올해만 해도 1위로 꼽힌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제외하면 대부분 미국 국내뉴스입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올해 톱 뉴스로 꼽은 배경이 뭘까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조사 담당자도 다소 뜻밖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굳이 추정하자면,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가난하면서, 핵을 보유한 적대국의 젊은 독재자와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 데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 과반수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대북 협상이나 북한 문제에 관심이 크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여론의 관심이 높으면 그만큼 문제 해결의 가능성도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여론을 중시하는 나라여서,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관심사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만일 미국인들이 북한 문제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정부가 굳이 문제 해결에 나설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집권 내내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을 편 것도 무관심이 배경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전략적 인내는 북한 문제에 대한 무관심이나 무대책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이 당장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사실상 외면하고 방치했다는 겁니다. 결국 북한은 이 기간 핵무기 고도화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서 큰 진전을 이뤘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입장에서도, 미국인들이 미-북 정상회담을 올해 톱 뉴스로 꼽은 게 나쁘지 않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을 네 차례나 평양에 보낸 건 결국 비핵화에 대한 관심 때문입니다. 추가 정상회담이 거론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북한이 바라는 협상을 통한 대미 관계 정상화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될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하는 등 대외정책에 관한 자신의 선거공약을 적극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북한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여러 차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공허한 정치적 수사로 여겨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이를 이행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이란 핵 합의 폐기, 기후변화협약 탈퇴 등도 선거공약을 실천한 사례입니다. 전문가들은 2020년 대선을 겨냥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 핵 문제 해결에 더욱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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