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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김정은 신년사 '새로운 길’, 현재로서는 현실화 가능성 희박"


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중계한 조선중앙통신 화면.
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중계한 조선중앙통신 화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현실화 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먼저, `새로운 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언급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나요?

기자) 신년사 중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평가와 입장을 밝히는 대목에서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한편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일방적인 비핵화를 강요하고, 제재와 압박을 계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겁니다.

진행자) 신년사의 강조점이 비핵화와 미국과의 관계 개선 보다는, `새로운 길’에 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대미 관계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시작됩니다. 회담이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이던” 미-북 관계를 “극적으로 전환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완전한 비핵화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의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확인하고 있습니다. 신년사는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고, 특히 김 위원장이 대내적으로 비핵화를 언급한 건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김 위원장이 왜 `새로운 길’을 거론했나요?

기자)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가까이 미-북 협상이 중단되고 있는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들은 여러 비핵화 조치를 취했는데 미국은 상응한 행동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제재와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는 게 북한의 불만인데요, 김 위원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쐐기를 박으려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이 뭘 의미하는 건가요?

기자) 우선, 미-북 협상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 행위를 이어갔던 지난해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앞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 이름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핵 개발과 경제발전을 병행하는 `병진 노선’으로의 복귀를 거론한 바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과 대결의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대결의 시절로 돌아간다는 건,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한다는 의미겠네요?

기자) 그 보다는, 협상을 사실상 거부하면서도 협상 중단을 공식화 하지는 않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국내외에 `병진 노선’의 폐기와 비핵화를 선언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깨고 대결을 택하는 건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협상이 중단돼도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은 도발과 대결로의 복귀가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수립은 포기하는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는 비핵화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나타난 `새로운 길’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어떤가요?

기자)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희박하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는 새로운 길에 대한 김 위원장의 언급에서도 드러납니다. 미국이 일방적인 비핵화와 제재와 압박을 고수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부득불…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상대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한, 매우 완곡한 표현입니다.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고나 위협이 아니라, 간곡한 요청을 미국에 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중 핵무기 제조와 시험, 사용, 확산을 않겠다고 한 대목에 주목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년사에 대한 트위터 반응에서 이 부분을 인용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개최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반면, 미국 주류 언론들이 주목한 `새로운 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이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에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토대로 정상 간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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