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원들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앞선 실무회담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 조치를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동결을 조건으로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상응 조치를 제공하는 1990년대 ‘페리 프로세스’를 참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윌슨 공화당 하원의원은 미-북 양측이 2차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 중인 실무회담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네 가지 항목을 각각 어떻게 실행할지, 이행 조치를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윌슨 의원] “I thought that the first summit was very positive and the four points of agreement were very positive. And so we need to see how each one is proceeding…”
하원 외교.군사위원이자 의회 코리아코커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윌슨 의원은 23일 VOA 기자와 만나,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과 그 결과물인 공동성명에 담긴 네 가지 항목 모두 “매우 긍정적이었다”면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미-북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그리고 ‘미군 유해 송환’ 등 모두 4개 항으로 구성됐습니다.
윌슨 의원은 “각 항목에서 진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2차 정상회담에 앞선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미군 유해 공동 발굴과 유해 송환에 어떻게 계속 협력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북 핵 프로그램 폐기와 검증에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조치가 담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윌슨 의원] “Continue helping with the identification of MIAs and working together on, indeed, ultimately dismantling their nuclear program but it needs to be verified. Of course there has been reporting that there were different locations that have been previously concealed all of this needs to be resolved…”
이어 북한이 이전부터 감춰온 비밀 (핵,미사일) 시설이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도 실무회담에서 모두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원 군사위원이자 민주당 하원 진보적 의원 모임인 진보코커스 공동의장인 로 칸나 의원은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윌리엄 페리 당시 국방장관이 제안한 ‘페리 프로세스’를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칸나 의원] “I think they need to look at the framework that Clinton and Perry laid out for a reasonable framework for peace and getting passed the armistice and that would include the inspection and suspension of their nuclear facilities….”
페리 프로세스는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 그리고 이에 대한 검증을 대가로 미국은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을 체결이라는 상응 조치를 제공하는 “평화를 위한 합리적인 체계”를 담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어 북한이 약속을 이행할 경우 미국은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상응 조치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정책 조정관 자격으로 북 핵 문제를 담당하면서 북한의 핵, 미사일 동결 조치에 대해 단계적 보상과 체제 보장 내용의 ‘페리 프로세스’를 제안했었습니다. 여기에는 거부 시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었습니다.
마이크 코너웨이 공화당 하원의원은 실무회담보다 2차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직접 대면에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코너웨이 의원] “I think obviously the President is a wonderful negotiator, and he and the leader of North Korea are going to get together…”
하원 군사위원이자 중앙정보국(CIA) 소관의 상임위인 정보위원인 코너웨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협상가”라면서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이미 약속한 것들을 이행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정은이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어떤 합의를 하든 이를 준수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과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소관이라면서 “최종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알고 있고, 북한 주민들을 자유화시켜 한국인들이 한국전 이후 성취한 자유 아래 번영해왔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번영하도록 하는 것이 모두의 최고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가 달성되면 북한 주민들이 매일 굶어 죽는 것이 아니라 번영할 수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2차 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하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는 엘리엇 엥겔 민주당 의원입니다.
[녹취:엥겔 의원] “I'm concerned about the whole process because I'm not satisfied with Kim Jong Un’s response to what we like to see, an end to nuclear weapons on the Korean peninsula. And I'm concerned that we don't give him what he's looking for, which is an attention and publicity in exchange for him not really giving up that much…”
엥겔 위원장은 2차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 중인 실무회담에서 어떤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총체적인 과정이 우려된다”면서 “한반도 핵무기 폐기라는 미국이 보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김정은의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정은이 별로 포기하는 것도 없이 그 대가로 김정은이 바라고 있는 관심과 주목을 주게 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매우 강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