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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북한 포함 23개국 돈세탁·테러자금 취약국 지목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 (자료사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 (자료사진)

유럽연합이 북한을 포함한 23개 나라를 돈세탁과 테러자금에 취약한 나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과 관련된 자금 거래에 더욱 강화된 실사가 예고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 Commission)가 13일 북한 등 23개 나라를 돈 세탁과 테러자금 방지에 ‘전략적 결함’이 있는 나라 목록에 포함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목록은 돈 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위험성 방지를 통해 유럽연합의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이 같이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의 관련 규정을 적용 받는 은행 등 기관들은 이들 위험이 높은 나라들의 고객과 금융기관들과 거래할 때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밝혀내기 위해 강화된 실사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은 30일 이내 유럽 의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게 되며, 이후 관보에 게재되는 방식으로 최종 효력을 갖게 됩니다.

집행위원회는 이들 23개 나라가 유럽연합 금융 시스템의 온전성에 체계적으로 영향을 끼쳤거나,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해 조세 회피 지역을 의미하는 역외금융센터로 조사를 받았던 곳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목록에 포함된 일부 나라들이 유럽연합과 경제적으로 연관이 있거나, 강력한 경제적 유대관계가 있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명단에 오른 나라는 아프가니스탄과 에티오피아, 가나, 이란, 리비야,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입니다.

전체 23개국 중 16개 나라는 이미 유럽연합의 기존 목록에 포함됐던 곳이고, 23개 중 12개 나라는 국제기구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목록에 오른 나라들입니다.

북한은 기존 유럽연합은 물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지난 2011년 북한을 ‘주의 조치’에서 최고 수준인 ‘대응 조치’로 상향 조정한 이후 8년 넘게 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초 ‘대응 조치국’에는 북한 외에 이란이 함께 지정돼 왔지만 이란이 지난 2016년 ‘주의 조치국’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현재 ‘대응 조치국’에는 북한만 유일하게 남아있습니다.

한편 이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목한 23개 나라 중에는 사모아와 괌, 푸에르토리코, 미 버진 아일랜드 등 미국령 지역들이 포함됐습니다.

이중 일부가 대표적인 조세 피난처로 잘 알려진 사실로 미뤄볼 때, 유럽연합의 이번 결정도 이와 연관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이번 목록에 미국령 지역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재무부는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그리고 15개 유럽연합국들과 다른 20개국이 포함된 국제자금세탁방지지구(FATF)가 이미 신중하고 포괄적인 절차를 통해 돈 세탁과 테러자금 방지에 대한 고위험 국가들을 지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에 대한 평가를 하는 데 있어 심도 있는 검토작업이 수반되지 않는다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방식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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