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과의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직후부터 협상 재개를 강조하고 있지만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틀 연속 실망감을 표명해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동창리 발사장 복구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발언의 톤으로 미뤄볼 때,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6일에 이어 어제(7일)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실망했다는 말을 하고 있는 점이 주목됩니다. 특히 6일에는 “복구 활동이 사실이라면” 이라는 전제를 달았는데, 어제는 “조금 실망했다”고 말했지만 전제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북한 내 움직임에 대해 보고를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감 표명이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추가 정상회담을 포함한 미-북 비핵화 협상의 전도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두 차례 정상회담이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의 결과라는 건 잘 알려진 대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의 반대에도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나름의 판단과 개인적 유대 등을 강조하며 회담을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감이 미-북 협상 중단으로 이어질 정도인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럽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조금 실망했다”며, “조금”이라는 말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또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이후에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에도 일단 긍정적이지요?
기자) 네. 대표적인 강경파인 존 볼튼 백악관 보좌관 조차 어제 `폭스 뉴스’ 와의 인터뷰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김 위원장과 다시 대화하는 것에 열려있다”는 겁니다. 앞서 폼페오 국무장관은 몇 주 안에 평양에 실무팀을 파견하기를 희망했고, 국무부 대변인은 어제(7일) 브리핑에서 북한과 건설적인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언론브리핑을 보면, 미-북 협상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유화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당국자의 발언으로 볼 때, 미국과 북한이 다시 협상을 재개하더라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북한의 최대 관심사인 제제 문제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임을 강조한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강화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폼페오 국무장관이 확인했던 단계적 비핵화에 대해서도 “트럼프 행정부 내 누구도 지지한 적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폼페오 장관이 분명히 단계적인 비핵화 협상 방침을 밝혔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단계적 비핵화 입장은 지난 1월31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스탠포드대학 연설에서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그러자 폼페오 장관은 곧바로 트위터에 글을 올려 비건 대표의 발언을 뒷받침했습니다. “비건 특별대표가 강조한 대로, 우리는 동시적이고 병행적인 진전을 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제 고위 당국자의 발언은 앞서 폼페오 장관이 밝힌 입장과는 분명 다릅니다.
진행자)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의 협상 재개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회담 직후 대화를 이어갈 것임을 밝힌 것 외에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습니다. 하지만, 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평양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의 움직임이 그 것인데요, 앞으로 사태 진전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북한은 `키 리졸브’ 연합훈련을 취소하고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축소된 형태의 훈련을 실시키로 한 미국과 한국의 결정도 비난하고 있습니다. `북-미 공동성명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는 주장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