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 대해 추가로 관세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중동에 배치하고 있는 항공모함 전단이 위협이 아니라 타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이란이 주장했습니다. 스웨덴 검찰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의 성폭행 의혹을 다시 수사하기로 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다시 교착국면에 빠져드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13일, 성명을 발표하고 다음 달부터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6월 1일부터 중국의 보복 관세가 부과되는 미국산 제품은 총 5천 개가 넘습니다.
진행자) 관세율은 얼마나 인상하기로 했나요?
기자) 품목별로 다른데요. 약 2천500개 품목에 25% 관세가 붙게 되고요. 1천여 개 품목에는 20% 관세가 붙게 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성명에서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해서 무역갈등을 고조시키고, 협상을 통해 이견을 해소하자는 원칙을 어겼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합법적인 권한을 지키기 위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불가피하게 추가 관세를 부과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관세 인상 조처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9일과 10일 워싱턴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였는데요. 하지만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예고했던 대로 10일 0시를 기해 현행 10% 관세를 매기고 있는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로 인상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품목들이 관세 인상 대상에 포함됐습니까?
기자) 새 관세율을 적용받는 품목은 5천700개 이상입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이미 부과했기 때문에, 관세율 25%를 적용받는 중국산 제품의 규모는 모두 2천500억 달러어치가 됐는데요. 이는 2018년 중국의 대미 수출액 가운데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를 하게 된 원인이 중국에 있다, 중국이 협상을 깼다, 이런 태도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여러 건의 글을 인터넷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원하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중국이 합의를 깨고 재협상을 시도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10일 워싱턴 협상이 잘 되지 않은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이 앞으로 중국으로부터 관세로 수백억 달러를 받게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고요. 또, 상품 구매자들은 미국에서 상품을 사거나 비관세 국가들로부터 사들이라며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결국 중국도 관세 인상을 발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트위터에 관련 글을 여러 개 올렸는데요. 미국 소비자는 중국에 대해 발효된 관세를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대신 중국의 많은 기업이 베트남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로 떠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중국으로선 매우 나쁘고 미국으로서는 아주 좋은 조처가 될 것이라며 중국이 보복해서는 안 되고 더 나빠지기만 할 뿐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정부 안에서는 좀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12일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양측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면 미국도 피해를 보게 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측이 다 피해를 본다고 말하는 것이 공정할 것이라는 게 커들로 위원장의 말입니다. 미국의 관세 인상이 세금 인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모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초 일각에서는 합의가 잘 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일본에서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현재로서는 전혀 불투명한 상황인데요. 그런데 래리 커들로 위원장이 이날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주목됩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6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G20) 회의에서 두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꽤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고 밝혀 추가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이 미국의 항모전단 배치를 경고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미국이 중동에 배치하고 있는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전대가 더이상 위협이 아니라 '타격목표'가 될 수 있다고 이란 군 최고위 당국자가 말했습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 사령관은 12일, 이란 언론 'ISN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의 항공모함이 걸프 해역으로 파견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이란과 그 대리자 등의 명백한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과 B-52 전략폭격기, 탄도탄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 포대 등 폭격기 전대를 중부사령부, 즉 중동 지역에 배치하는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이란이 반발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자데 사령관은 미 항공모함에 최소한 40대에서 50대의 전투기와 6천 명의 병력이 집결돼 있다면서, "이는 과거에는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었으나, 이제는 타격목표이며, 위협이 기회로 바뀌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미국이 움직인다면, 우리는 머리부터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하는 것 같네요?
기자) 네, 하지만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놓았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과 군사적인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란과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야돌라 자바니 정치국 대표는 10일 이란은 미국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공격을 당했군요.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이 12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사보타주 공격을 받았다고 사우디 에너지부가 13일 밝혔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3분의 1이 지나가는 주요 수송로인데요. 이란은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해왔습니다
진행자) 사보타주 공격이라면 의도적으로 유조선을 공격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누가 공격을 했는지, 또는 이를 사주했는지는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사건의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면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유조선 공격으로 다른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당초 4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당했는데요. 사우디 소속 유조선 2척만 심각한 피해를 당했고요. 또 사상자나 원유가 바다에 유출되는 등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국 해양 당국은 호르무즈해협 항해 시 특히 주의할 것을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스웨덴 검찰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의 성폭행 의혹을 다시 수사하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웨덴 검찰의 에바-마리 페르손 부검찰총장이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7년 수사가 중단됐던 해당 사건에 대한 예비 수사를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페르손 부검찰총장은 이때까지의 예비 수사 내용을 검토한 결과 수사를 이어갈 필요성을 느꼈다며, 어산지 씨를 송환하기 위해 체포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의 수사가 왜 중단됐던 겁니까?
기자) 어산지 씨는 지난 2010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발당했는데요. 어산지 씨는 스웨덴 경찰의 수배를 피해 지난 2011년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며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머물러 왔습니다. 스웨덴 검찰은 어산지 씨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2017년 조사를 중단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재개가 된 건가요?
기자) 지난달 11일 에콰도르 대사관이 보호 조처를 철회하고 영국 경찰의 대사관 진입을 허용하면서 영국 경찰이 어산지 씨의 신병을 확보한 겁니다. 따라서 스웨덴 검찰은 피해자 측의 요청으로 수사를 재개했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의 송환을 원하는 나라가 스웨덴 말고 또 있죠?
기자) 네, 미국 정부도 기밀 유출 혐의로 어산지 씨의 미국 송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공동 설립자인 어산지 씨는 지난 2010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공개해 미국 정부의 1급 수배 대상이 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줄리언 어산지 씨에 대한 미국 송환 심리는 이미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11일 어산지 씨가 체포된 직후 기소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일, 어산지 씨에 대한 미국 송환 심리가 영국 법원에서 열렸습니다. 런던 교도소에 수감 중인 어산지 씨는 영상을 통해 심리 절차를 진행하면서 송환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어산지 씨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5년 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 법원도 어산지 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고요?
기자) 네, 영국 법원이 어산지 씨에 대해 징역 50주를 선고했습니다. 성폭행이나 미국 정보 유출 관련 혐의 때문은 아니고요. 어산지 씨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한 이후 당국의 소환에 불응하는 등 영국의 사법체계를 무시한 데 따른 처벌이었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는 그러니까 영국 교도소에 있으면서 미국과 스웨덴, 두 나라의 송환 요구를 동시에 받는 상황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법원이 어느 나라의 송환 요청을 먼저 들어줄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송환을 서두르는 상황입니다. 앞서 영국의 사지드 자비드 내무 장관은 미국의 어산지 씨 인도 요청과 관련해 내무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6월 12일까지 어산지 씨와 관련한 서류를 영국에 제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스웨덴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스웨덴은 성폭행범에 대한 공소시효가 10년입니다. 그러니까 내년 8월이면 공소시효 만료되는 건데요. 따라서 스웨덴 법원은 어산지 씨의 정식 기소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가 어느 나라로 먼저 송환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전적으로 영국 당국자들과 영국 법원의 결정에 달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유럽의 체포영장과 미국의 범죄인 신병 인도가 충돌될 경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영국 당국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스웨덴 검찰은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에 대한 스웨덴 검찰의 송환 요구에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성폭행 피해자 측 변호인단은 어산지 씨를 스웨덴 법정에 세우기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정의는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위키리크스 측은 어산지 씨 송환을 다시 추진하기로 한 스웨덴 당국의 결정은 정치적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어산지 씨는 스웨덴 법원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