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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분기 중국서 식량보다 담배·과일 더 많이 수입…“식량난 시작 안돼” 해석도


지난 12일 북한 청산리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북한 청산리 주민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북한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북한의 올해 1분기 대중 식량 수입액은 담배나 과일 수입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중국에 대한 손목시계 수출을 크게 늘렸는데 부품을 대거 수입해 완제품을 되파는 형태를 보였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올해 1분기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약 1천800만 달러어치의 식량을 수입했습니다.

VOA가 국제무역센터(ITC)의 수출입 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북한은 이 기간 밀가루 등 제분공업 생산품을 1천644만 달러, 쌀 등 곡물을 180만 달러어치를 중국으로부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1분기 북한의 전체 대중 수입액이 4억5천498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식량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 수준으로, 전년도 같은 분기의 6.5%보다 수입 비중이 줄었습니다.

특히 제분공업 생산품의 경우 지난해 1분기의 2천694만 달러의 수입액과 비교할 때, 액수로는 약 1천만 달러 이상, 비율로는 39% 감소한 점이 주목됩니다.

전체 수입에서 식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액수도 줄인 겁니다.

제분공업 생산품과 곡물은 북한이 이 기간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전체 품목에서 각각 9번째와 46번째를 나타내, 전체 수입품목 리스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진 않았습니다.

[VOA 뉴스] “북한, 곡물 수입량 담배보다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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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 기간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여온 품목은 플라스틱이었고, 이어 인조필라멘트 등 인조섬유, 과일·견과류 등의 순이었습니다.

특히 과일과 견과류의 경우 1분기 수입액이 2천600만 달러를 나타내 전체 수입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를 넘겼습니다.

구체적인 품목명이 명시된 1월의 자료에는 북한에 유입된 과일의 종류가 드러납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월 총 939만7천 달러어치의 과일류 제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는데, 이중 감귤 품목이 548만 달러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사과가 299만 달러, 바나나 등 건조과일 39만 달러, 포도와 멜론이 각각 36만달러와 13만 달러어치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입됐습니다.

과일은 최근 북한이 수입을 큰 폭으로 늘린 품목 중 하나입니다.

2016년 북한은 6천775만 달러어치의 중국산 과일(견과류 포함)을 수입했고, 2017년 수입액은 6천373만 달러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엔 약 2천만 달러가 늘어난 8천247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크게 늘린 제품은 담배입니다.

담배는 2016년과 2017년 각각 수입액이 1천879만 달러와 3천274만 달러였지만, 지난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담배의 총액은 6천964만 달러였습니다.

불과 2년 만에 250% 이상 증가한 겁니다.

올해 1분기만을 놓고 볼 경우 북한의 대중 담배 수입액은 1천765만 달러로, 제분공업 생산품에 대한 수입액보다 앞섰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의 이같은 수입 구조를 식량난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The problem is it’s the spring crop season...”

뱁슨 전 고문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식량난은 가뭄으로 인한 북한의 봄철 작물에 대한 것이라며, 앞으로 몇 개월 후 수확시기가 되면 정확한 사정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제기구 등이 제기하는 북한의 식량난은 약 3개월 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지난 4월말을 기준으로 북한의 (식량) 가격도 큰 변동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공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난이 지난 10년 사이 최악이라며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무역 통계와 북한 내 시장 가격 변화 등을 토대로 볼 때 아직 식량난으로 보일 만한 조짐은 없다는 게 뱁슨 전 고문의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올해 1분기 대중 수입액은 전년도 대비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분기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물품의 총액은 4억1천396만 달러로, 올해는 약 4천만 달러 증가했습니다.

반면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1분기 6천888만 달러에서 5천323만 달러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수입은 늘고, 수출이 줄어든 건 그 만큼 대중 무역 적자폭이 더 크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이 이 기간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1천812만 달러에 달하는 손목시계였습니다.

올해 1월 자료에는 손목시계 품목에 대한 자세한 내역이 확인되는데, 북한은 약 685만 달러어치의 시계 ‘무브먼트’, 즉 조립이 완성된 손목시계의 동력 장치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이 기간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약 826만 달러에 달하는 시계 부분품(부품)을 수입했습니다.

부품을 들여와 완제품으로 돌려 보내는 전형적인 주문생산방식(OEM)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과거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섬유 제품을 의류 완성품으로 만들어 판매한 바 있지만, 2017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섬유의 대북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중단했었습니다.

앞서 대북제재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이 안보리 제재를 회피해 대체품 수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atches are not sanctioned...”

브라운 교수는 시계가 수출입 제제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기업인 또는 국영기업이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 시점인 2017년 2분기 불과 2만4천 달러어치의 시계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했지만, 2017년 4분기 이 액수는 169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1분기 424만 달러를 기록한 북한의 대중 손목시계 수출은 4분기에 들어선 1천432만 달러를 나타내 처음으로 1천만 달러를 넘겼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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