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국 화물선에 대한 미국의 압류 조치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이 담화를 발표하고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낸 데 이어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선박의 즉각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미국의 ‘와이즈 어네스트’호 압류가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녹취:김성 대사] “Until now, just here at the UN headquarters, UN General Assembly adopted so many resolutions, denouncing unilateral sanctions and unilateral economic coercive measures as illegal act against the principal enshrined in the UN Charter, especially 2004 UN General Assembly adopted a UN Convention on jurisdictional immunity of the states and their property.”
김 대사는 21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조치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유엔헌장과 2004년 채택된 ‘국가와 국유재산 관할권 면제에 대한 유엔협약’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독자 제재와 치외법권적 사법 조치는 국가의 법적 평등성과 국가 주권에 대한 존중, 다른 나라에 대한 불간섭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는 배격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김성 대사] “My country has neither recognized or accepted sanctions resolution of the UN Security Council.”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를 인정한 적도 수용한 적도 없다는 것입니다.
김 대사는 ‘와이즈 어네스트호’ 압류가 ‘극단적인 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자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공동성명의 정신을 완전히 부정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미국의 모든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미국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며, 모든 것은 미국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사는 이번 사건이 미-북 비핵화 협상과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 오토 웜비어 가족에 사과할 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4일 담화에서 미국 정부의 와이즈 어네스트호 압류가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라며 즉각 반환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17일에는 미국의 압류 조치를 ‘주권 침해’로 비난한 서한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며, 유엔 사무총장이 긴급조치를 취해 유엔의 공정성을 증명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김성 대사의 기자회견 이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제재 문제는 유엔 사무총장이 아닌 안보리가 다룰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두자릭 대변인] “We received the letter, we are taking a look at it, the issue of sanctions the implementation of sanctions the interpretation of sanctions is really a matter for the security council to decide and to discuss.”
두자릭 대변인은 “서한을 접수했고 검토하고 있다”며 “제재의 이행과 해석은 안보리가 결정하고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미 연방검찰은 지난 9일 북한 선탁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돼 국제 제재를 위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한 몰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와이즈 어네스트호와 관련 회사, 개인 등이 미국의 ‘국제긴급경제권한법’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는 점을 몰수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미국은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최근 압류해 미국령 사모아로 예인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