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신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영국을 국빈 방문합니다. 필리핀이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 금지를 일부 해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멕시코에 신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6월 10일부터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인터넷 트위터에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하면서 불법 이민자들이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멈출 때까지 관세를 집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관세 인상이 한 번에 그치는 게 아니라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문제 처리 상황을 지켜보면서 세율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어 발표한 백악관 성명에서 이민 위기가 계속되면 7월 1일부터 관세를 10%로 인상하고,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수를 극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8월 1일부터 15%, 9월 1일부터 20%, 10월 1일부터 25%로 관세율을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조처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멕시코의 소극적인 협조로 불법 이민자가 대규모 유입돼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는 매우 강한 이민법이 있고 불법 이민자의 유입을 쉽게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멕시코 정부는 미국의 관세 인상 발표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했는데요. 사회적인 문제는 관세나 강압적인 조처들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이민 문제의 대안을 찾아보자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화로 해결하자는 말이군요?
기자) 네, 하지만 멕시코에서 강한 반발도 나왔습니다. 헤수스 세아데 북미 담당 외무차관은 이 같은 관세 조처는 재앙이 될 거라며 미국을 비판했는데요. 세아데 차관은 이런 관세 위협이 실행되면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미국이 실제로 관세 인상을 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는 미국의 주요 무역 거래국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멕시코는 미국의 전체 무역 거래의 15%를 차지하는 주요 교역국으로 지난해 멕시코산 제품의 대미 수출액은 3천400억 달러가 넘었습니다. 따라서 미국 언론들은 멕시코산 상품 전체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중국이나 유럽연합(EU)과는 무역협상을 위한 카드로 고율 관세 내놓았는데, 멕시코와는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할 카드로 관세를 들고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30일 기자들에게 이번 조처를 두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는 논의했지만, 민주당 의원들과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매일 그리고 매주 단위로 불법 이민자 유입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중남미에서 멕시코를 거쳐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상당한 규모로 줄어들지 않는 이상, 관세 인상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불법 이민자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최근 미국 남부의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 수는 하루 평균 4천 명이 넘습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 4월에만 약 11만 명이 불법 입국을 시도했다고 밝혔는데요. 두 달 연속 10만 명을 넘어선 겁니다.
진행자) 며칠 전에도 1천 명이 넘는 사람이 한꺼번에 입국을 시도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CBP는 29일 오전, 1천 명 이상이 미 남부 텍사스주 엘파소 검문소를 넘어왔다고 밝혔는데요. 단일 그룹으로는 최대 규모로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출신의 이민자들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불법 이민자가 유입되는데도 멕시코 정부가 관련 조처를 하지 않는다며 관세 부과와 국경 폐쇄 등을 경고해왔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에도 트위터에 만약 멕시코산 상품에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면 많은 기업이 멕시코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멕시코는 마약밀매 조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번 관세 인상 조처는 불법 마약을 막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며 미국 내 불법 마약의 약 90%가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멕시코와의 무역 적자가 약 1천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제 바꿔야 할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이 다음 주로 다가왔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월요일, 6월 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번이 두 번째 영국 방문인데요. 지난해 7월 영국을 실무 방문해 테레사 메이 총리와 회담하고, 만찬도 함께 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국빈 방문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무 방문과 국빈 방문의 차이가 뭔가요?
기자) 한 나라 정상이 외국을 방문할 때, 가장 높은 의전을 갖추는 형식이 ‘국빈 방문(state visit)’입니다. 이 밖에 ‘공식 방문(official visit)’, ‘실무 방문(working visit)’, 그리고 ‘사적 방문(private visit)’ 등이 있는데요. 국빈 방문은 주최국에서 손님맞이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일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원래는 더 일찍 국빈 방문을 할 예정이었다고요?
기자) 네, 앞서 양국이 국빈 방문 일정을 여러 차례 논의했지만, 계속 연기됐습니다. 영국 내에서 고조된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를 비롯해 여러 문제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미 외교관계위원회(CFR) 찰스 컵챈 선임 연구원은 VOA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둘러싸고 영국 내에서 엄청난 찬반 논란이 일면서 방문과 취소 결정이 잇따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관하는 만찬에 참여하고요. 방문 마지막 날인 5일,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영국 남부 해안 포츠머스에서 열리는 ‘디데이(D-Day)’ 75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하는데요. ‘디데이’는 2차대전의 전세를 뒤집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일입니다. 또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도 회담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메이 총리는 곧 사임하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Brex)’ 합의안을 이끌어 내지 못하며 사퇴 압박을 받았던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다음 달 6일 총리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앞서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충분히 강하고 민첩하지 못하다고 비판했었습니다.
진행자) 메이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영국 정부 책임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거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의 사퇴 소식에 훌륭한 지도자였다며, 안타까움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메이 총리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관계는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새로운 영국 총리 후보들과 만나게 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기자들에게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와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두 사람 모두 유력한 차기 영국 총리 후보로 꼽힐 뿐 아니라 EU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 모두 존중하지만 누구 한 사람을 지지할 입장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메이 총리와 만나 어떤 의제에 대해 논의하게 될까요?
기자) 무역 협상을 비롯한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이는데요. 컵챈 연구원은 영국이 EU 탈퇴를 앞두고 미국과의 교역에 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국자들은 또한, 화웨이사를 비롯한 중국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미국 정부는 중국의 간첩 활동에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지만, 영국은 아직 5G 분야에서 화웨이 제품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회담에선 이란 제재 등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필리핀이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후쿠시마산 일부 수산물의 수입 금지를 해제했다고 밝혔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31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날 회담에서 전격적으로 알려진 내용입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에마뉘엘 피뇰 필리핀 농업부 장관은 앞서 인터넷 ‘페이스북’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를 명시한 문서에 27일에 서명했다며, 일본의 요시카와 다카모리 농수산 장관에게 공식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입 금지가 해제되는 수산물은 후쿠시마산 은어와 황어, 송어 등입니다.
진행자) 이들 수산물이 언제부터 수입 제한됐던 거죠?
기자) 지난 2012년 1월부터니까 7년이 넘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유입을 이유로 후쿠시마현 해역에서 잡은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수입제한을 해제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피뇰 장관은 전 정권이 단행한 수입 제한 조처는 관료주의적이고 과도한 대응이었다며 필리핀 국민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사안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뇰 장관을 그러면서 필리핀의 수입 해제 조처는 일본에 대한 필리핀의 ‘우호’를 보여주는 것으로, 필리핀의 농산물이 일본에 더 많이 수출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이 일본산 수산물을 더 받아들이는 만큼 일본은 필리핀산 농산물을 더 받아달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필리핀은 대표적인 수출품인 바나나와 파인애플에 대해 일본이 더 낮은 관세를 적용하기를 바라고 있고요. 현재 필리핀산 아보카도 수출도 추진 중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후쿠시마산 수산물과 관련해서 최근 한국에서도 논란이 있지 않았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타당하다고 확정 지으면서 일본이 크게 반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3년 9월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인근 8개 현에서 잡힌 28개 어종의 수산물에 대해 수입금지 조처를 내렸었는데요. 이에 일본 정부는 2015년 5월 한국을 WTO에 제소했습니다.
진행자) 이후 법정 공방이 4년 가까이 이어졌죠?
기자) 네, 지난해 2월 WTO 분쟁해결기구 1심 판결에서는 한국이 졌는데요. 지난달 상소기구는 예상을 깨고 한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규제조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라는 특수한 상황에 근거한 조치로 일본산 수입식품에 존재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한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관련 논란은 마무리된 겁니까?
기자) 일본 정부는 WTO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측에 수입금지 철회를 계속 요구하면서 WTO가 분쟁 해결 기능을 제대로 못 한다며 개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일본 정부는 다음 달부터 한국에서 수입하는 일부 수산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