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본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 고문이 팔레스타인의 자치 능력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는데요. 이 소식 함께 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3일부터 2박 3일간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영국 방문은 취임 후 첫 국빈 방문이고요. 지난해 7월에는 영국을 실무 방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첫날 행보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도착 후 바로 버킹엄궁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찰스 왕세자, 카밀라 왕세자빈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찰스 왕세자와 나란히 영국 근위대로 구성된 의장대를 사열했고요.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둘러보며 무명용사비에 헌화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또 버킹엄궁에서 마련한 환영 만찬에 참석하는 등의 첫날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도 회담하죠?
기자) 맞습니다. 영국 방문 이틀째인 4일, 메이 총리와의 양자 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양국의 교역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문제, 이란 등 국제 안보 현안, 기후 변화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논란 등 다양한 의제들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5일, 영국 남부 포츠머스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아일랜드로 떠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로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마지막으로 치르는 국정 업무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문제로 임기 내내 발목이 잡혀있던 메이 총리는 오는 7일 자로 사임하게 되고, 영국은 새로운 총리를 뽑아야 하는 상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새로운 영국 총리 후보들과 만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에 대해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워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 도착하기 전부터 여러 가지 논란이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오전, 런던 도착 전,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업무 수행 능력이 형편없고, 어리석게도 영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인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형편없게 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왜 방문하는 나라 수도의 시장을 갑자기 비판하고 나선 겁니까?
기자) 칸 시장이 영국 일간지에 쓴 기고문 때문으로 보입니다. 칸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가디언지 일요판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말들은 20세기 독재자들의 것과 닮아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그러면서 영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칸 시장은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지난 2016년, 영국 역사상 최초로 탄생한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시장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해리 왕자의 부인인 메건 마클 왕자비와도 논란거리가 생겼네요.
기자) 네, 영국 방문에 앞서 지난달 31일 영국 '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마클 왕자비에 대해 `형편없다(nasty)'는 표현을 써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 배우 출신인 마클 왕자비는 지난 2016년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는데요. 특히 "트럼프가 당선되면 캐나다로 이주하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논란성 발언을 부인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결코 메건 마클을 `형편없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가짜뉴스 미디어가 지어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클 왕자비를 형편없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발언이 형편없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국 왕실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때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는데,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4일 오전 11시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릴 예정입니다. 일각에서는 최대 25만 명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나타내기 위해 런던 거리로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때 등장해 화제가 됐던 약 6m 크기의 일명 '트럼프 베이비(Trump baby)' 풍선도 다시 등장할 전망입니다. 한편 대다수 영국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면서도, 미국과 영국의 관계는 여전히 특별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본격화되는 양상이군요.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일을 기해 보복 관세를 본격적으로 부과하며 무역 전쟁이 다시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중국은 특히 미국을 맹비난하며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국무원이 백서도 발표했군요.
기자) 네, 중국 국무원이 2일 미·중 무역협상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담은 백서를 공개했는데요. 백서를 공개한 기자회견 자리에는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와 궈웨이민 국무원 신문판공실 부주임이 참석해 백서에 대한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백서의 주요 내용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겁니다. 백서는 "미국이 무역갈등을 촉발한 뒤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대응에 나섰지만,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2월 무역협상이 시작된 이후 많은 진전이 있었고 대부분 내용에 합의를 이뤘지만 미국이 여러 차례 공동 인식에 반하는 태도로 협상을 깨뜨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부정적인 건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백서는 양국의 무역 관계는 두 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번영과 안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무역전쟁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관세 인상은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심각한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백서는 이어, 양국이 상호 존중과 평등, 상호이익의 정신을 기초로 성실하게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이견을 좁혀 나가길 바란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대표 운송업체인 페덱스사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지난달 화웨이사가 페덱스사 편으로 화물 2개를 일본에서 중국 화웨이 사무실로 보냈는데요. 페덱스사가 이 화물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페덱스 본부로 잘못 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우정국이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강한 불만을 표명하며 전면 조사에 나섰는데요. 민간 운송업체의 배송 오류는 종종 발생하는 일로서 중국 당국이 나서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의 화웨이사 제품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한 보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중국 학생들의 미국 유학을 경계하는 조처도 내렸다고요.
기자) 네, 중국 교육부가 3일 미국 유학 비자 발급 등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유학 경계령을 내렸습니다. 현재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은 35만여 명으로 최대 규모인데요. 미국의 유학 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중국 교육부가 왜 이런 경계령을 내린 겁니까?
기자) 중국 교육부는 최근 미국 유학 비자 발급과 관련해, 일부 중국의 유학생들이 제한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유학을 희망하는 중국 학생들은 유학 전 이런 위험을 고려하고 대응 준비를 철저히 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는데요. 미· 중 무역전쟁이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대미 압박용으로 유학생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6월 1일 자로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거의 모든 외국인에 대해 지난 5년 동안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사용자 계정과 전자 우편 주소 등의 기록을 적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미국의 대중동 정책을 이끄는 핵심 인물 중 1명이죠.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최근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언급했는데 자세한 내용 알아보죠.
기자) 네,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2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 온 HBO'와 인터뷰 했는데요. 팔레스타인 자치 능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정부의 개입 없이 팔레스타인이 자유를 누릴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자치에는 높은 기준이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가능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겁니다.
진행자) 쿠슈너 고문은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 중인 '중동평화안'의 주요 설계자 중 한 명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년여 동안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을 다룬 중동 평화안을 구상해왔는데요. 이 때문에 그동안 중동 평화안 구상을 주도해온 쿠슈너 고문의 이같은 발언이 주는 무게감이 적지 않습니다. 쿠슈너 고문은 이날, 중동 평화안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두 국가로 공존하는 이른바 '2국가 해법'이 포함되는지에 대한 질문 역시 분명한 대답을 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팔레스타인은 자결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부사항은 중동평화안을 발표할 때까지 남겨두겠다"고만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 미국의 이전 정부들은 오랫동안 중동 문제 해결 방안으로 2국가 해법을 지지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대중동 정책의 기조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2국가 체제를 인정하는 것이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과 대사관 이전 등의 조치를 취하며 이전 정부들의 대중동 정책 기조에서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 나올 중동 평화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예정지로 거론돼온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을 이스라엘이 합병하는 것을 인정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 중동 평화안, 언제쯤 공개될까요?
기자) 미국 관리들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보니 그동안 내용이나 발표 시기 등에 대한 언급을 피해 왔는데요. 미국 정부는 이달 말 바레인에서 열리는 중동 관련 국제회의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규모 경제 지원 등 중동 평화안의 주요 내용을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쿠슈너 고문은 지난달 말, 중동 평화안 구상 발표를 앞두고 최근 중동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팔레스타인은 벌써부터 바레인 회의 불참을 선언하고 나서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팔레스타인 지도부와 일부 아랍 국가는 쿠슈너 고문의 중동평화안이 지나치게 이스라엘 편향적이며,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찌감치 바레인 회의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중동 평화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장관이 지난주 유대교 지도자들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나눈 대화 녹취록을 워싱턴포스트지가 입수해 2일 보도했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이 중동 평화안을 이스라엘에만 좋은 게 될 거라고 보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계속되어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중재에 성공할 수 있을지 보장할 수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는데요. 하지만 자신은 여전히 중동의 갈등 당사자들이 중동 평화안을 일축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