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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비건 방한, 미-북 접촉 여부 주목...이낙연 “트럼프, DMZ서 대북 메시지 던질 듯”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7일 인천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7일 인천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미-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북 대화 재개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인데, 북한과의 접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낙연 한국 국무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을 향해 모종의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특파원이 전해 드립니다.

대북 실무 협상을 총괄하는 비건 특별대표가 한국 시각 27일 오후 4시 30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이틀 앞서 방한한 비건 대표는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손만 들어 보이고 바로 이동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28일 오전 한국 측 대화 상대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 핵 수석 대표 협의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과 면담합니다.

이 자리에서 비건 대표는 30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대북 의제를 조율하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상황, 최근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식량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건 대표의 방한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것은 북한 측과의 접촉 여부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방한한 비건 대표가 서울을 떠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판문점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앞서 비건 대표는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애틀랜틱 카운슬에서, 미-북 양측이 핵 협상에서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북한과의 실무 협상이 재개되면 미국은 미-북 정상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의 모든 합의사항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비건 대표의 방한에 맞춰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담화를 통해 미-북 간 대화의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이라면서 한국이 참견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이 말로는 미-북 대화를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대북 적대행위를 어느 때보다 가증스럽게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말처럼, 올바른 셈법을 갖고 나와야 하며 그 시한은 연말까지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낙연 한국 국무총리는 27일 서울에서 열린 ‘2019 한반도 평화 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 모처에서 북한을 향해 모종의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재개된 미-북 정상 간 친서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이낙연 국무총리] “요즘 북한과 미국 정상은 친서를 교환하며 상대에 대한 신뢰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올해 2월, 2차 정상회담 이후의 교착을 타개할 출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남북 간 이뤄낸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의 이행이 제한적인 것은 북한의 더딘 비핵화에 따른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낙연 국무총리] “특히 철도와 도로를 비롯한 경제협력 사업은 기초조사나 착공식 등의 단계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건은 북한 비핵화의 더딘 진전과 그에 따른 유엔의 대북 제재 유지입니다.”

이 총리는 한국 정부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를 존중하며, 충실히 이행해왔다면서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의미 있게 진전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에 나선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은 G20 정상회의와 이를 계기로 진행되는 다양한 양자, 다자 회의, 그리고 30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이 미-북 협상을 재개하고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정상의 친서 교환이 주춤했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가 새로운 추진 동력을 얻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연철 통일부 장관] “어쩌면 이번이 다시 오지 않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축적해온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이 기회를 반드시 살려 나가야 합니다.”

김 장관은 이어 시간은 누구의 편도 아니라면서, 시간은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자의 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신한반도 체제’의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그 첫 번째로 한반도의 구성원들이 해묵은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서로를 인정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한반도 평화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연철 통일부 장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고, 상호 신뢰에 기반한 군비통제와 군축이 이뤄져, 평화가 완전 제도화되면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진정한 의미의 ‘평화공동체’가 실현될 것입니다."

두 번째 지향은 ‘한반도 경제공동체’로 남북이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과거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됐던 사업이라면서 철도와 도로 연결은 한국 경제의 지평을 대륙으로 확장하고 동북아 차원의 새로운 협력 질서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마지막으로 남북 간 공동번영은 동아시아의 공동번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반도를 구심점으로 한 동아시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를 통해 군비 경쟁, 영토 문제 등 역내 안보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해소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장관은 또 국제사회와 이같은 구상을 공유하고 다각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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