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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함, 타이완 해협 또 통과...트럼프, '중동 무기판매 금지' 결의안 거부


지난 2016년 3월 미 해군의 순양함 ‘앤티텀’이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6년 3월 미 해군의 순양함 ‘앤티텀’이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해군 군함이 타이완 해협을 또다시 통과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 정부는 다음주 상하이에서 무역 협상을 재개한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무기 판매를 금지하는 의회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에서 거의 200만 개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보고서 내용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 해군 군함이 또다시 타이완 해협 항행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해군 군함인 앤티텀호가 24일과 25일에 걸쳐 타이완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앤티텀호는 미 해군 제7 함대 소속의 미사일 순양함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이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클레이 도스 미 해군 7함대 대변인이 성명을 내고 확인했는데요. "앤티텀이 24일과 25일 타이완 해협 사이로 일상적인 항행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도스 대변인은 또 앤티텀의 항행은 국제법에 따른 것이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는데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의 주요 기조입니다.

진행자) 타이완 정부의 발표도 나왔군요.

기자) 네, 타이완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이를 확인했는데요. 타이완 국방부는 성명에서 앤티텀이 타이완 해협을 거쳐 북쪽 방향으로 항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또 타이완 정보당국과 정찰 당국의 보고를 인용해 앤티텀이 항행하는 동안 어떠한 특이 활동도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이번에도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타이완 해협은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있는 좁은 바닷길로, 가장 좁은 곳은 폭이 130km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요. 중국은 미국의 군함이 이곳을 통과할 때마다 불쾌감을 표명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중국의 국방백서가 발표된 날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국방백서에서 타이완의 독립 추진 움직임에는 무력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비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 국방부는 24일 '신시대 중국의 국방'이라는 제목의 국방백서를 발간했는데요. 이 백서에서 특히 타이완의 독립 추진 움직임을 강력히 경고하면서 중국과 타이완은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외세의 개입을 경고했는데요. 하지만 국방백서가 나온 같은날 미 해군 함정이 타이완 해협을 통과하면서 미국과 중국 관계에 또 한 차례 균열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미 해군 함정이 타이완 해협을 통과했죠?

기자) 맞습니다. 미 해군은 지난 5월에도 구축함과 유조선을 타이완 해협에 파견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 바 있는데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 양국의 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신중하고 적절히 관련 문제를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다음 주부터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다시 시작되는군요.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의 고위 무역 협상팀이 다음 주 상하이에서 만나 무역 협상을 재개한다고 미 백악관이 24일 밝혔습니다. 양국의 고위 통상 당국자들이 직접 대면하는 것은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별도의 회담을 열고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뒤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럼 그동안 양측의 접촉은 없었습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양측은 지난 9일과 18일 두 차례 전화로 화상회의를 통해, 주요 쟁점과 대면 협상 일정 등을 조율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협상에는 누가 양측의 협상 대표로 나서게 됩니까?

기자) 이번에도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그리고 중국에서는 류허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가 나설 예정입니다.

진행자) 협상의 구체적인 일정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30일과 31일 이틀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미 경제전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확인하고, 이후 양측이 워싱턴에서 후속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25일 이 같은 일정을 확인했습니다. 가오펑 대변인은 또, 현재 중국 회사들이 미국산 농산품 수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는 미중 무역 협상 재개와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양국의 무역 협상은 어떤 단계까지 와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2월 양국 정상이 무역협상을 벌이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전 세계 경제를 긴장시켰던 무역전쟁에 일단 휴전했는데요. 양측은 이후 두 나라를 오가며 협상을 해왔습니다. 지난 5월에는 거의 합의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관측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최종 합의문 내용에 서로 이견이 노출되면서 막판에 결렬됐습니다. 백악관은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양측이 이번 협상에서 지식재산권과 강제 기술이전, 비관세 장벽, 농업과 서비스, 무역 적자 등의 현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거부했군요.

기자) 네, 당초 예고했던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미 의회가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미 연방 의회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3건의 결의안을 제출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왜 거부권을 행사한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 보낸 메시지에서 결의안 거부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결의안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동맹국들과의 중요한 관계에 손상을 입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예멘 내전의 뿌리를 뽑지 못하게 하는 분별력 없는 계획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는 왜 이들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겁니까?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무기 판매가 예멘 내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예멘에서는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와 이란과 연계된 후티 반군이 정권을 놓고 충돌해 4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지금 예멘에서는 심각한 인도적 위기가 초래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왜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하려는 겁니까?

기자) 점증하는 이란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미국은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한 이후로 이란과 고도의 갈등 관계에 놓여 있는데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는 중동 지역내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국들이지만 이란과는 숙적 관계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무기 수출 통제법을 우회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에 81억 달러 규모의 무기 수출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무기수출 통제법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외국에 무기를 판매할 때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 법률입니다. 하지만 국가비상사태때는 의회의 승인 없이도 무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하고 있는데요. 미 의회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이용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고요.

기자) 네, 공화당의 대표적인 중진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랜드 폴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의원 등도 가세하고 있습니다.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를 무시하고 "의회의 얼굴을 가격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발생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피살사건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기 판매 계획을 부정적으로 보는데 일조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쇼기 씨가 터키 주재 영사관에서 끔찍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 사건의 배후에 사우디의 실세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개입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의회 안에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에 대한 무기 수출 규제 움직임도 그런 노력의 일환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산 무기 구매의 큰 시장이자, 미국 경제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의 무기 판매 계획을 무산시킬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까?

기자)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이 행사한 거부권을 뒤집기 위해선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지난 주 있었던 하원 표결에서 이를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란과의 불법 거래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통신 업체 ZTE의 베이징 본사 건물.
이란과의 불법 거래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통신 업체 ZTE의 베이징 본사 건물.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 여파로 중국에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중국 내 산업 부문에서 총 5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는데, 이 중 180만~190만 개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24일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인데요. 홍콩 언론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고서 내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진행자) 산업 부문이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산업이 포함되는 겁니까?

기자) 광업과 제조업, 공공시설 관련 산업 등이 포함됩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사라진 500만 개 일자리는 산업 부문 전체에서 3.4%의 비중을 차지한다며, 중국 전체 노동 시장 비율에서 보면 0.7%가 사라진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특히 더 큰 피해를 본 산업도 있겠죠?

기자) 네, 컴퓨터와 통신장비, 전자, 기계 등 플라스틱 등 8개 업종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최소한 15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습니다. 미국이 ‘화웨이’와 ‘ZTE’ 등 중국의 기술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면서 이 분야들의 피해가 더 컸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무역전쟁 외에 또 다른 일자리 감소 요인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구조조정과 주기적인 요인 등도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줬습니다. 특히 이번 보고서 결과는 중국 정부의 평가보다 더 비관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데요. 중국 정부는 현재 노동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 앞서 중국교통은행은 무역전쟁으로 7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분석했고, 하이퉁증권은 120만 개가 사라졌다고 분석한 바 있는데요. 이번 보고서는 피해 규모를 더 크게 잡은 겁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가 내놓은 것보다 실제적인 피해 규모는 더 클 수도 있다고요?

기자) 네, 국제금융공사 보고서는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 것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누락 부분이 더해지면 실제론 일자리 손실이 더 클 수 있고 또 앞으로 중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오는 7월 말로 예정된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경제 성장과 실업률과 관련한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해를 넘긴 상황에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혹시 중국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통계도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국가통계국은 올해 상반기에 도시 지역에서만 74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집계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연간 1천100만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를 잡았는데요. 상반기에 2/3를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긴 반면, 무역전쟁으로 인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기도 한 건데,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건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다는 말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경쟁력을 잃은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떠나 동남아 등 해외로 생산 공장을 옮기고 있습니다. 소니모바일은 지난 3월 베이징 공장을 폐쇄했고요. 한국의 삼성전자는 후이저우시에 위치한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9월 전에 폐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기자)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 제조 업계가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고용 안정을 위해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구조 조정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금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산업 구조가 변화하면서 전체 노동시장에서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조업보다 이미 커졌기 때문에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해도 전체 실업률이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고요. 반면,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면 경험과 나이가 많은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게 될 텐데, 이들이 기술직이나 서비스 산업으로 일자리를 옮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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