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유럽연합(EU) 식량안보사무소의 자금 이전에 대한 제재 면제 신청을 승인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 반입이 허가된 물품과 프로그램은 적어도 1천4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29일 공개한 서한에서 유럽연합(EU) 식량안보사무소의 운영자금 이전을 승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유엔주재 이탈리아대표부는 지난달 3일 EU 식량안보사무소의 운영을 맡고 있는 ‘에크리콘설팅 SA(AESA)’이 대북 인도 지원을 위한 운영자금을 북한으로 반입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대북제재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승인 서한에 따르면 AESA는 자금 이전 외에 물품이나 자재 등의 대북 반입은 예고하지 않았습니다.
승인 서한과 함께 공개된 반입 목록에는 AESA가 올해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사용할 금액으로 약 106만 유로, 약 118만 달러가 포함됐습니다.
이 중 22만2천500 유로, 약 24만8천 달러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기간에 명시돼, 이미 사용된 금액으로 보입니다.
이번 승인으로 지금까지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면제를 허용한 단체는 모두 19개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액수가 명시된 단체들의 대북 반입 물품과 자금 액수는 약 743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허가 기간이 남아 있는 대북 인도주의 단체에 한해 웹사이트에 관련 내용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프랑스 단체 ‘프리미어 어전스(PUI)와 스위스 정부 개발협력청(SDC) 산하 ‘스위스 인도주의 지원국(SHA)’, 월드 비전, 핸디캡 인터내셔널,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등은 이달 29일과 30일에 허가 기간이 만료돼 조만간 리스트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은 단체 중 반입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입니다.
유니세프는 지난 5월 영양과 보건, 교육, 수질 등에 필요한 110여개 품목을 반입한다며 575만 달러를 승인받았습니다.
특히 유니세프가 신고한 가장 고가 품목은 ‘백신 저온유지장비’로 총 1천200대가 반입돼 전체 액수 387만1천24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안보리는 지난해 8월 이후 약 30여개 단체들의 대북 물품 반입을 승인했으며, 이 중 승인 기간이 만료된 단체들의 허가 액수는 약 650만 달러였습니다.
아직 유효기간이 남은 승인 금액 743만 달러와 더할 경우 지금까지 대북제재위원회가 승인한 대북 반입 물품의 총액은 약 1천400만 달러입니다.
한편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인도적 대북 지원에 대한 지침을 통해 지원단체들이 충족시켜야 할 10가지 조건들을 명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단체들은 인도적 지원이 북한 주민들의 이익을 위한다는 점과 수혜자, 그리고 수혜자 결정 기준에 대한 설명 등 이전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신청서에 담아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해 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