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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북한 추가 도발, 대미 압박 넘어 중국에 대한 불만 표출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조선중앙TV가 발사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조선중앙TV가 발사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이틀 만에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대미, 대남 협상용을 넘어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에 실망한 북한이 중국도 압박하고 있다는 겁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기자입니다.

김현욱 한국 국립외교연구원 교수는 일주일여 만에 3차례나 도발에 나선 북한의 의도에 대해, 단순히 대미, 대남 압박용으로 풀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2일 VOA에, 한반도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기대하며 중국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믿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불만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중국이 어느 정도 미국의 대북 제재까지도 위반을 해가면서 뭔가 북한을 도와주길 원했던 것이고, 하지만 중국은 아마도 그 정도의 의지까지는 없었을 거에요.”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이후 북한은 중국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중국의 속내는 달랐다는 겁니다.

중국은 북 핵 문제 등 한반도 상황을 미국과의 협력 사안으로 만들어, 무역 등 미국과의 당면과제를 풀어나갈 지렛대로 이용할 목적이었지, 미국 중심의 국제적 대북 제재를 어기면서까지 북한을 도우려 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군사적 도발 가운데 하나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결국 미국에 보다 유리한 협상안을 가져오라는 압박이자 동시에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한국 군의 전력 증강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고요.”

신 센터장은 더구나 이 같은 북한의 행보에 대해 미-한 정부 모두 크게 저지하지 않고 있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부담없이 미사일을 발사할 여건까지 마련한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훈련이 종료되면 미-북 실무 협상은 재개될 것이고, 그 전까지 북한은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추가 도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예정된 북한의 의도적 도발에 크게 반응할 필요는 없겠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의 심각성과 안보 태세의 중요성은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이 도발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안보불감증이 문제가 있다는 그런 인식만 갖고 있다면 이러한 도발은 북한이 계획적으로 의도적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되는 거죠.”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일종의 ‘면죄부’를 받은 북한이, 이를 다중의 무기시험 기회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한범 한국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과의 실무 협상을 앞둔 대미 압박 의도가 크지만, 북한의 군사적 행보의 일환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원] “레드라인은 넘지 않지만 과거에 했던 군사적 행보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기술적으로는 기존의 무기체계 검증이나 신형 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시험발사가 필요해요.”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 직후 핵 무력 완성을 주장한 이후 지난 1년 넘게 무기 훈련 등을 노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미-한 훈련이 끝날 때까지는 미국과 협상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훈련이 끝날 때까지 계속 신형 무기를 과시하고,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주도권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조한범 연구원은 연합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미-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크지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면 북한의 도발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조한범 연구원] “미사일뿐만이 아니고 포 사격 훈련을 지도한다든지 아니면 새로운 무기를 공개하든지 그래도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노동을 쏠 가능성이 있어요.”

비행 거리가 900여km로 추정되는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과 사거리 1,400km로 일본과 베이징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조 연구원은 또 북한이 오는 9.9절 행사를 통해 핵과 미사일 발사 중단, 즉 모라토리엄은 위배하지 않으면서 ICBM과 관련 기술 공장을 시찰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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