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오늘(20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립니다. 내일 한-중-일 3국 외교장관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이 20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강 장관은 첫 날 회의가 열리는 베이징 외곽 고북수진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모두 모이는 환영만찬에 참석합니다.
만찬에 앞서 한-중, 중-일 양자 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본 회담은 21일 개최됩니다.
한국 외교부는 21일 오후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웅 한국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회의가 3국 협력체제를 보다 발전시키고 동북아 역내 양자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1일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는 2016년 8월 도쿄 이후 약 3년 만에 개최되는 것”이라면서, “외교장관들은 그간의 3국 협력 현황을 평가하고, 향후 협력 발전 방향과 주요 지역 및 국제 정세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강 장관은 베이징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양자회담 의제에 대해 한국 입장을 적극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소미아 연장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검토하고 있으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굉장히 어려운 만큼, 무거운 마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강경화 장관] “어려운 상황이고 저희 수출 규제 문제 등에 대해서 저희 입장을 적극 개진할 준비를 하고 갑니다.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고, 말씀드렸듯이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해야겠지만, 참 어렵다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갑니다.”
1년마다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지소미아는 오는 24일 만료됩니다.
또, 28일부터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가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이에 대한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도 “지소미아 연장 여부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될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일본의 전형적인 태도와 군사정보의 양적, 질적 평가 등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놓고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있을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등을 통해 일본과 대화의 계기가 있을텐데, 그 계기에 한국 정부의 의사를 적극 개진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3주 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 안보포럼에서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은 양자회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습니다.
이후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한-일 갈등이 증폭된 가운데,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이 이번 만남을 통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편 중국 소식통들은 이번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역내 협력뿐 아니라 한반도와 자유무역 등 국제정세도 논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성사와 북한 비핵화 방안,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2007년 처음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는 3국이 역내 현안을 논의하고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입니다.
이번이 9번째 열리는 회의입니다.
해마다 개최되는 것이 관례지만 외교 갈등이 빚어지면서 지난 2016년 8월 도쿄 회의를 끝으로 3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