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로 북한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80%를 상회하던 중국 시장에의 수출 의존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북한의 수입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비율로는 사실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해 북한의 수출액은 3억2천600만 달러입니다.
예년에 비해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수출이 이뤄진 곳은 중국이었습니다.
그런데 국제무역센터(ITC)의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 가동되기 이전인 2015년, 북한의 수출액 30억 달러에서 대중 수출액은 25억6천700만 달러로 86% 수준이었습니다. 2017년에도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전체의 약 88%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대중 수출액이 2억1천3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 3억2천600만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5%에 불과했습니다.
비율로만 보면 제재의 영향으로 ‘중국 쏠림’ 현상이 일부 완화된 겁니다.
이 같은 결과는 전체 수출액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수출액에도 영향을 끼쳤지만, 일부 나라들이 북한과의 수출액에 변화를 주지 않거나 오히려 소폭 늘리면서 중국으로 집중돼 온 수출액이 일부 분산된 겁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북한의 수출 순위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한 아프리카 나라 잠비아와 모잠비크입니다.
이들의 수출액은 각각 2천만 달러와 920만 달러였는데, 제재 이전인 2016년이었다면 이 액수는 10위권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에서 잠비아와 모잠비크의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각각 6%와 3%였지만, 만약 2016년이었다면 두 나라의 수출액은 전체 1%에도 못 미쳤을 겁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가나, 부르키나파소, 피지 등도 과거보다 소폭 증가한 수출액으로 북한의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반면 과거 북한과 교역이 활발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홍콩, 타이완 등은 무역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면서 전체 수출액 감소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과의 교역이 과거 미미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Everybody else’s trade is so tiny and it’s not really...”
북한의 수출액에서 ‘중국 쏠림’ 현상이 완화된 것과 대조적으로 수입의 중국 의존도는 계속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T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전체 수입액 23억 달러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물품의 총액은 22억 달러로, 전체 95%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역대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북한은 2007년까지만 해도 전체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44%, 2008년엔 46%에 불과했지만, 2009년 63%로 높아진 이후 2011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15년까지 80%대에 머물렀습니다.
이어 2016년 90%, 2017년 94%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9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수입액이 제재 이후 크게 줄었지만 수출액이 10분의 1로 떨어진 것과는 대비된다며, “북한이 중국으로부터의 소비재 수입을 계속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