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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탈북민 취약계층 전수조사…‘보호기간 확대’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

한국 정부가 탈북 모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 가구를 찾기 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합니다. 탈북민 지원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일 북한이탈주민대책협의회 전체회의를 열고 위기에 처한 탈북민 생활안정 종합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통일부 산하 탈북민 정착지원재단인 남북하나재단이 고령자와 장애인, 한부모 가정, 기초생활 수급 탈락자 등 취약세대를 조사해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을 적극적으로 찾아낸다는 방침입니다.

조사 대상은 한국에 거주하는 전체 탈북민 3만여 명 가운데 10분의 1 수준인 3천여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 종합관리 시스템과 사회보장 정보 시스템을 연계해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을 찾아내 복지와 교육, 취업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역하나센터 상담사들이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현재 5년 간의 초기 정착 기간에 집중된 탈북민 지원 시스템도 일부 개선됩니다.

위기를 겪는 가구의 경우 북한이탈주민법에 규정된 5년 간의 거주지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통상 3개월의 하나원 교육을 마친 탈북민은 5년 간 한국의 사회안전망에 편입되는 과정을 제도적으로 지원 받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제도적 관리망에서는 상당 부분 벗어나게 됩니다.

실제 탈북민들 사이에서는 정착 지원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입니다.

[녹취: 강철환 대표] “가장 힘든 사람들에 대한 조사나 이런 상황에 대해서 전혀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 같아요. 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복잡한 문제도 있고 설명하기도 힘들고 근본적인 시스템 변경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정말로 어려운 사람들이 누구인지 지속적으로 신고를 받고 상담하고 대책을 세우는 그런 세밀한 부분이 없다 보니까…”

한국 통일부는 이와 함께 탈북민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제도 특례도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나원에서 퇴소하는 탈북민에 대해 기초생활보장 수급 지원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납니다.

탈북민을 둘러싼 사회적 연결망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통일부는 탈북민의 고립을 예방하기 위해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탈북민 단체를 지원할 계획이며,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규창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탈북민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규창 선임연구위원] “국민들의 인식이 제일 중요한데 탈북자들에 대해서 좀 안 좋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그런 인식들을 전환하고 또 하나는 일반적으로 탈북자들에 대한 정서적, 심리적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우울증도 많이 겪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그런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이 연구위원은 아울러 탈북민 보호는 입국 후 첫 5년 동안은 통일부가, 그 이후로는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등 여러 정부 기관들이 연계된다며 부처 간 협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정책이 지난 2005년 이후 15년 간 유지돼 온 탈북민 자립자활 정책의 후퇴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윤여상 소장] “자립자활 정책을 이제껏 계속해서 해왔죠.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비율이 그 시절에 70% 가까이 된 것을 지금 20% 대로 낮췄는데 그게 지금 통일부의 큰 성과라고 대대적으로 자랑해왔는데 다시 되돌린다면 그건 자기모순이죠. 이런다고 해결 안돼요. 그 분은(사망한 한 씨) 정착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 사람의 아사에 대한 처방으로 5년 동안 경제활동 관계없이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를 해주겠다는 게 얼마나 적합성이 있습니까?”

윤 소장은 정말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탈북민에 대한 맞춤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더 깊은 고민과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7월 말 탈북민 한모 씨와 아들 김모 군이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탈북민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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