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 방문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오늘(16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북 실무 협상이 몇 주 안에 열릴 것임을 내비치면서, 협상에서 체제 안전보장과 제재 해제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특파원 입니다.
16일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가 있다는 것을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히 전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강 장관은 김 위원장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열자고 제의했다는 언론보도 내용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다만, 외교부가 해당 친서의 구체적 내용과 편지 전달 시점에 대해서는 확인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한국 ‘중앙일보’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비공개 친서를 통해 3차 미-북 정상회담과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지난달 셋째 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편으로 친서를 전달했다면서, 그 전 주인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친서와 별개로 일종의 초청장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미-북 실무 협상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강 장관은 실무 협상 전에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언급하며, 다시 실무 협상 없이 3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 기대하는 건 지나친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실무 관계자들이 만나 정상회담에 대해 1차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 장관은 또 북한은 하노이 회담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고, 미국은 보다 포괄적 차원에서 북한의 핵 활동을 중단하고 대화를 시작하자는 입장이라면서, 이 부분은 실무 회담이 재개되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문제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6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에서, 미국과의 실무 협상에서 자신들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조치가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런 담화는 미-북 협상에서 체제 안전보장과 대북 제재 해제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은 또 담화에서 실무 협상이 "가까운 몇 주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갖고 협상에 나오는가에 따라 북-미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