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로 대북 협상이 지연됐다며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오늘(20일) 담화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내고, 자신이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의 수석대표라고 공표했습니다.
김 순회대사는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를 지낸 인물로,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당시 현지 준비를 주도했습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대사는 오늘 담화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하였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대사는 “시대적으로 낡아빠진 틀에 매여 달려 모든 것을 대하던 거추장스러운 말썽꾼(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미 행정부 내에서 사라진 것만큼 이제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 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멕시코 접경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리비아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 재임 당시 ‘리비아 모델’을 거론하는 동안 얼마나 결과가 나빴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아마도 새로운 방법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지 그 내용을 나로서는 다 알 수 없지만, 조-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 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낙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미국을 상대로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셈법’을 꾸준히 요구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북한 측 수석대표의 이 같은 반응은,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북 비핵화 실무 협상에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됩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