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이면 북한 내 결핵치료약이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국제협력기구 글로벌펀드가 북한의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신규 지원금을 승인했습니다. 북한의 최종 서명 절차만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결핵과 에이즈, 말라리아 퇴치 활동을 벌이는 글로벌펀드가 북한의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신규 지원금을 승인했습니다.
글로벌펀드는 20일 VOA에 “지원 사업 현장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독립적인 검증을 포함한 더 강력한 이행 약정에 기초해 총 4천 170만 달러의 신규 결핵-말라리아 지원금을 이사회에서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펀드] “The Board of the Global Fund approved a proposed US$41.7 million TB-malaria grant, based on stronger implementation arrangements, including better access to program sites and independent verification.”
현장 접근성 향상과 독립적 검증 시스템 확보 등 글로벌펀드가 북한에 요구한 사항들이 진전됐다는 판단에 따라 신규 지원금을 승인했다는 설명입니다.
글로벌펀드는 언제든 북한에서 결핵과 말라리아 지원 사업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이 이에 동의하고 최종 서명하면 바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글로벌펀드] “The Global Fund is ready to launch a new grant for tuberculosis and malaria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nd can proceed when the government of DPRK agrees that UNICEF can sign the grant.”
앞서 글로벌펀드는 지난 2018년 6월 북한 특유의 사업운영 환경이 이사회의 요구 수준에 부합하지 않으며, 자원 배분과 지원금의 효율적 사용에 대한 보장, 위험 관리 수준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대북 지원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말, 북한 당국과 대북 지원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글로벌펀드는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 불투명한 운영 조건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며, 사업 재개 여부도 북한의 최종 서명 단계만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펀드가 지난해 6월 북한 사업을 중단한 이래 많은 국제 구호단체들은 북한 내 결핵 비상 사태를 우려해왔습니다.
당초 이 기구의 자금으로 구매한 결핵약이 내년 6월이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유엔 산하 결핵퇴치 국제협력사업단 루치카 디띠우 사무국장도 지난 7월 북한을 방문한 뒤 VOA와의 인터뷰에서 성인용 1차 약제가 바닥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 디띠우 사무국장] “The drugs that are running out, are indeed a large amount, because for a large number of people are for the normal TB...”
결핵에 걸렸을 때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항결핵제인 1차 약제가 많이 필요하며 내년 6월이나 늦어도 7월에는 모두 소진될 가능성이 높아 지원이 시급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북한 내 결핵환자는 13만 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5천 명은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다제내성 환자로 집계됐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