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이 암울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대북 지원을 위한 자금 모금 규모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내 유엔 기구들의 협의체인 ‘유엔 국가팀’은 17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의 수 백만 명 일반 주민들이 처한 상황이 여전히 암울(grim)하며,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식량난과 수확량 전망, 태풍 피해, 아프리카돼지열병 현황 등 인도주의 분야 전반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유엔 국가팀’은 북한 주민 40% 이상이 영양실조를 겪고 깨끗한 식수를 마실 수 없으며, 어린이 3분의 1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충분히 먹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어린이 5명 중 1명이 나이에 비해 키가 작은 ‘발육부진’ 상태로, 이들의 신체 발달과 인지 발달에 대한 손상이 평생 지속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기구들이 380만명의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1억2천만 달러 지원금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모금된 자금은 사상 최저 수준인 20%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추가 지원이 없으면 인도주의 기구들은 북한 주민들의 생명을 살리는 활동을 줄여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유엔은 태풍 링링이 9월 7일 황해남북도와 함경남도를 강타한 뒤 6천300명의 수재민이 발생했고, 농경지 7만5천 헥타르가 침수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올해 초 가뭄과 태풍 링링 피해가 수확량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확이 끝나는 12월이 돼야 전체적인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 WFP는 VOA에 별도로 보낸 이메일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활동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대북 제재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핵심 물품을 북한으로 조달하는 공급망이 와해됐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각국이 북한 반입 화물의 조사를 길게 하고 벌금을 물려 해외 선박 소유주들이 북한으로 선박을 보내길 꺼려하고 있으며, 은행 거래도 원활하지 않아 현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CFK도 최근 소식지에서 대북 제재로 지원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대북 제재의 면제 유효기간이 짧고 제재 관련 요구 수준이 높다는 것입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제재 면제가 수 천 개의 물품에 적용되지만 단 6개월 동안만 유효하며, 실제 방북에 앞서 이해 당사자들과 연락을 하는 데만 몇 달이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규제, 물자 조달, 송금, 운송, 물품의 통관 수속, 방북 승인 등에서 극심하게 높은 수준의 세부정보가 요구돼 업무량이 상당히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북한 내 결핵진료소를 보수하고 의료 지원을 펼쳤습니다.
대북 결핵 지원에 나서고 있는 유진벨 재단도 17일 보고회를 열고, 지난달 3주간의 방북을 통해 평양 외 다른 지역에서도 결핵환자를 치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진벨 측은 이번 방북 기간 동안 신규 환자 700명을 등록 받아 현재 1천800명의 다제내성 결핵환자를 북한에서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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