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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하원 조기총선 후 첫 개원...인도 시민권법 반대 시위 격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조기 총선으로 새로 구성된 하원 개원 연설을 하기 위해 19일 의회에 도착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조기 총선으로 새로 구성된 하원 개원 연설을 하기 위해 19일 의회에 도착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영국 의회가 19일 공식 개원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존슨 총리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인도에서 시민권법 개정을 둘러싸고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3만 마리에 가까운 돼지가 폐사했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영국에서 새 의회가 개원했군요.

기자) 네, 지난 12일 조기 총선 후 새로 꾸려진 영국 의회가 19일 공식 개원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오전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새 의회의 출범을 선포하고 이른바 '여왕 연설'을 했습니다. 이어 존슨 총리가 다시 주요 입법안들에 대해 설명하면 하원은 이에 대한 토론에 들어가게 됩니다.

진행자) 영국의 총선 결과가 어떻게 됐죠?

기자) 집권 보수당이 하원 650석 중 365석을 얻으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반면 제1 야당인 노동당은 59석을 잃어 203석에 그쳤고요. 스코틀랜드국민당이 선전해서 지난번보다 13석을 늘려 48석으로 제3당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보수당이 과반을 훌쩍 넘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야당들을 다 합쳐도 보수당과 야당 간의 의석수 차이가 80석이나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보수당이 얻은 의석은 마거릿 대처 총리가 이끌던 1987년 이후 가장 많은 건데요. 이로써 존슨 총리는 단독정부를 구성해 숙원 정책이었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를 예정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새로 출범한 영국 의회의 구성은 어떻게 돼 있습니까?

기자) 영국 언론들은 역대 가장 다양성을 보이는 의회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체 의원 중 여성이 3분의 1이 상을 차지하고 있고요. 60명 이상이 아시아계 등 소수민족입니다. 여기에 성 소수자라고 공표한 의원도 40여 명입니다.

진행자) 영국은 하원의장도 새로 맞이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하원을 10년간 이끌어왔던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지난 10월 말로 사임하고 지난달, 린지 호일 경이 선출됐는데요. 조기 총선으로 의회가 해산되면서 물러났다가 지난 17일 재추대되는 형식으로 다시 선출됐습니다. 올해 62세의 호일 경은 노동당 출신 정치인으로 존슨 총리는 호일 신임 하원의장이 의회를 잘 이끌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올해 두 번째 '여왕 연설'을 하는 거라고요.

기자) 네, 여왕 연설은 보통 의회의 새 회기가 시작될 때 행하는데요. 지난 9월 존슨 총리가 의회 정회를 선언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10월 13일 개원했을 때 의사당을 찾아 여왕 연설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존슨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통해 새로 의회가 출범하면서 여왕이 1년에 두 번 의사당을 찾게 됐습니다.

진행자) 여왕 연설이 어떤 의미를 갖는 건가요?

기자) 여왕 연설은 정부가 작성한 정책 기조와 정책의 우선순위, 주요 입법안 등을 낭독하는 건데요. 하지만 입헌군주제 국가인 영국에서 여왕의 연설이 갖는 의미는 큽니다. 영국 정부는 이 여왕 연설을 통해 정부의 정책을 대내외에 알리고, 우선순위를 강조할 수 있는 기회를 갖습니다.

진행자) 이번 여왕 연설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브렉시트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관련된 법안이 연설 내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여왕은 연설에서 내년 1월 31일, 예정대로 EU에서 탈퇴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여왕 연설에서 총 30개의 법안이 소개됐는데 이 중 7개가 브렉시트 관련 법안이었습니다. 정부는 또한 EU를 비롯해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해 영국의 이익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내 현안과 관련해서는 어떤 내용이 있었습니까?

기자) 국민의 필요를 채우는 개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선, NHS를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는 법안을 소개했는데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전문인력에 ‘패스트트랙’ 비자를 부여하는 한편, 점수제에 기반한 이민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테러리스트와 중형범죄자는 형기를 최대한 늘리는 법안과 모든 어린이가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 지원금을 늘리는 법안도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는 더이상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존슨 총리는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하고, 12월 31일까지는 유럽연합과의 무역 협상을 종결짓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테레사 메이 전 총리가 설정한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앞당겨, 내년 12월 31일로 종료하고, EU에 다시 재연장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렇게 되면 '노딜브렉시트' 우려가 다시 제기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11개월 안에 양측이 무역 협상을 종료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2021년부터는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브렉시트'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19일 시민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19일 시민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인도에서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군요.

기자) '시민권법' 개정을 둘러싼 반대 시위가 인도 곳곳에서 일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도 당국은 일부 지역에서 시위와 집회를 금지하는 강경 조처를 취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인도 주민들은 정부의 조처에 더욱 반발하며 시위가 더 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시민권법'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인도 주변 3개국 출신들로서 2005년 전에 인도에 들어와 불법 체류하는 사람들이 대상인데요. 이들을 특별 사면해, 이들에게 시민권 신청을 할 수 있는 자격을 허용하는 법입니다. 이 시민권법 개정안은 지난주 하원과 상원을 잇달아 통과하고 대통령 서명도 마쳤는데요. 하지만 시위자들은 이는 인도의 헌법 정신에 위배되며 무슬림들을 차별하는 조처라며 반대 시위를 계속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 대법원이 위헌 심사를 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시민권법 개정안이 통과하자 '인도연합무슬림연맹' 등 일부 정당과 단체가 대법원에 위헌 심사 청원을 올렸는데요. 인도대법원은 18일, 내년 1월 22일 위헌 심리 절차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민권법의 시행을 유예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은 기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민권법을 개정한 것이 왜 무슬림들을 차별하는 조처라는 건가요?

기자) 개정된 시민권법은 시민권 신청 자격 조건을, 3개국 출신의 힌두교와 불교, 기독교 등의 종교를 믿는 사람들로 국한하고,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 즉 무슬림은 배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 정부는 3개국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나라들로서, 이들 나라에서 종교적 이유로 박해를 받는 사람들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조처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위대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가 힌두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무슬림을 차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부 대학교들도 동참하면서 시위가 점점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2억 명가량으로 인도 전체 인구 13억 명 가운데 거의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는 국민의 대다수가 힌두교를 믿는 대표적인 힌두교 국가인데요. 하지만 최근 힌두교를 믿는 인구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무슬림 인구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진행자) 현재 인도 정부가 시위 금지령을 내렸다고요.

기자) 열흘 가까이 시위가 이어지면서 인도 당국이 일부 지역에 시위 금지령을 내렸는데요.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아삼주와 우타르프라데시주, 비하르주, 방갈로르 주 등이 포함됐습니다. 인도 정부는 또 델리 지하철역 10여 곳을 폐쇄하고 대도시로 연결되는 몇몇 도로의 진입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인도 당국은 그 누구도 당국의 허가 없이 집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삼주는 무슬림 주민들이 특히 많이 거주하는 곳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표적인 무슬림 거주 지역의 하나로 시민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제일 처음 시작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시위대는 차량에 불을 지르거나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며 정부의 조처에 항의했고요.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6명이 목숨을 잃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국이 시위자들도 체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체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인도 경찰은 외신과 인터뷰 중인 시위자들도 연행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체포된 시위자들 중에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라마찬드라 구하 씨도 포함됐는데요. 트위터에는 경찰이 체포한 시위자들을 10여 대의 버스에 싣고 가는 사진들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 접속도 차단된 상황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인도의 주요 통신사인 보다폰과 에어텔은 18일, 정부의 명령으로 뉴델리 일부 지역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무슬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우타르프라데시 등도 현재 인터넷 접속이 차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11일 인도네시아 다나우시옴박 마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한 돼지들을 매장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인도네시아 다나우시옴박 마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한 돼지들을 매장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면서 3만 마리에 가까운 돼지가 폐사됐습니다. 샤흐룰 야신 림포 인도네시아 농업장관은 18일, 수마트라섬 북부에 전염성이 높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해 지역 통제를 실시하는 등 당국이 심각하게 현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인도네시아 전역을 휩쓴 건 아니군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 농업부는 북수마트라의 주도인 메단시를 비롯한 16개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농업부는 또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돼지열병이 확인된 16개 지역 외부로 돼지고기 거래가 제한됐고요.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와 접촉한 사람은 반드시 생물보안(Bio-security) 검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생물보안이란 감염병이나 격리가 필요한 유해 동물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생물학적 조처를 말합니다.

진행자) 해당 지역의 축산 농가 규모가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북수마트라에서는 12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인데요. 이중 약 ¼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한 겁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 100%에 전염성이 아주 높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예방백신이나 치료 약이 없기 때문에 확진을 받으면 폐사하거나 살처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인도네시아가 무슬림 국가 아닙니까?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거로 아는데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약 90%가 무슬림이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하지만 힌두교 신자가 많은 발리섬이나 북수마트라 지역에서는 돼지를 많이 사육하는데요.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총 33만t에 가까운 돼지고기를 생산했습니다.

진행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어디서 건너온 걸까요?

기자) 아직 정확한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동쪽 끝을 접하고 있는 동티모르에서도 지난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져 사람들이 집에서 키우던 돼지 400여 마리를 폐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처음 퍼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작년 8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여러 지역으로 퍼지면서 비상에 걸렸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데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는 한편 공급에 차질을 빚자 중국 정부는 1만t이 넘는 정부 비축분을 시장에 풀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5년 만에 미국산 가금육 수입 금지를 풀었는데요. 국내 돼지고기 부족분을 메꾸기 위한 조처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인접국들도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를 입었죠?

기자) 네, 몽골,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인됐고요. 한국에서는 지난 10월 이후 추가 발병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국 환경부는 18일,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 내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30일 첫 감염 발생 보고 이후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따라서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북한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사례를 더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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