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맞아 분야별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특집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세 번째 시간으로 2019년 한 해 국제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화제의 인물들을 만나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Make America Great Again”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선거 구호로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년이 지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찾는 곳마다 들을 수 있는 구호가 또 있습니다.
[현장음: Four More Years!]
“4년 더, 4년 더!”를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목소리인데요. 기성 정치인이 아닌 기업인 출신으로, 워싱턴의 구정물을 빼내겠다며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내년 선거를 통해 재선을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순탄치 않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탄핵 정국이라는 큰 위기를 맞은 겁니다.
2016년 대선 때부터 이어온 '러시아 스캔들'에 이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또 터진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보류했다는 의혹이었습니다.
내부 고발로 논란이 불거지자, 미 연방 하원은 9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 조사가 미국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It’s the single greatest ‘witch hunt’ in American history….”
하지만 연방 하원은 12월 18일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를 탄핵 사유로 하는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습니다.
내년 1월엔 상원에서 탄핵 심판 절차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인 만큼 탄핵안이 최종 인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탄핵 심판을 받은 세 번째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도 이란, 터키 등과 갈등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미군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하는 등 성과도 있었습니다.
또한, 17개월을 끌어오던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도 1단계 무역 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가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경제를 최대 치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극복하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난 4월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후보가 페트로 포로셴코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올해 41살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민의 종’이라는 TV 연속극에서 대통령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실제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는데요. 방송 희극인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배우의 대통령 당선은 국제적으로 큰 화제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친서방주의자로, 러시아와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 간의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월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휴전하고 포로를 교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후속 회담을 통해 러시아와의 분쟁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위기를 가져온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원치 않는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정치 경험이 없는 대통령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는 가운데 러시아 문제를 비롯한 여러 현안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어떻게 해결해 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지난 7월 24일,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영국의 새로운 총리로 취임했습니다.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의회 인준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테레사 메이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집권 보수당의 당수 겸 새 영국 총리 자리에 오른 겁니다.
올해 55살인 존슨 총리는 언론인을 거쳐 지난 2001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2008년부터 8년간 런던 시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추진력이 있는 저돌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총리직에 오른 존슨 총리는 강경 브렉시트파로, 유럽연합(EU)과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하지만 하원 문턱에서 계속 가로막히자, 12월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일 치러진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보수당이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하면서 존슨 총리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Brexit)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경한 발언과 쇼맨십, 즉 대중의 이목을 끄는 행동으로 늘 관심을 끌었던 존슨 총리.
영국 언론은 '쇼맨(showman)'이 '승리자'가 됐다고 평가했는데요. 브렉시트의 시대, 존슨 총리가 어떤 지도력을 발휘할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지난 1월 23일, 헌법에 따라 과도정부 수반으로서 새로운 직무 수행에 착수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후 베네수엘라에서는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혼란이 시작됐습니다.
올해 36세인 과이도 의장은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행정학 석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2011년 보궐선거로 베네수엘라 국회에 입성한 과이도 의장은 올해 1월 5일, 소속당인 ‘민중의 의지당(VP)’의 차례가 됨에 따라, 순번제 국회의장직에 올랐습니다.
과이도 의장은 무능하고 부패한 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불법적인 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며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에는 군사 봉기를 시도했는데요. 군부의 호응을 받지 못하면서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50여 개 정부는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지지를 받는 마두로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군사 봉기 후 과이도 의장이 주도하는 야권과 마두로 정권 간 대화 시도가 몇 차례 있었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정국 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지난 9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자그마한 체구의 한 소녀가 연단에 올랐습니다.
이 소녀는 세계 지도자들 앞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당신들이 공허한 말로 내 어린 시절과 꿈을 앗아갔다"고 질책하며 기후변화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습니다.
전 세계를 대표하는 환경운동가로 우뚝 선 이 소녀, 바로 스웨덴 출신의 고등학생인 그레타 툰베리 양입니다.
올해 16살인 툰베리 양이 환경운동에 뛰어든 것은 2018년 8월이었습니다. 툰베리 양은 매주 금요일, 학교가 아닌 스웨덴 국회의사당으로 가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정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를 본 학생들이 시위에 동참하면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운동(School Strike for Climate)'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운동은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갔고, 현재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라는 국제 운동으로 커지게 됐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올해의 인물'로 툰베리 양을 선정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라는 이유였는데 역대 최연소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툰베리 양은 타임지 외에도 각종 단체와 기관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네. 오늘은 2019년 결산 특집 세 번째 시간으로 화제의 인물을 정리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