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경제적 난관을 자력갱생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이 새삼 주목됩니다. 하지만 대북 제재 국면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지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김카니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자력갱생의 힘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날 것임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주요 교역국인 러시아와의 더욱 긴밀한 협력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는 북한의 입장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에너지와 무역, 투자 등 경제 전반에서 북한에 나름대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북 제재 국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 외화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무역입니다.
대북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대북 제재 국면 이후 북한의 무역 규모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중심으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은 90% 이상 줄었습니다.
지금까지 대중 무역적자가 가장 컸던 2018년의 경우 적자액이 무려 20억 2천 220만달러에 달했습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에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수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 해제와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 송환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거부권을 지닌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보리 대북 결의를 위반하지 않고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분야는 사실상 관광이 유일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경제를 돕겠다고 약속하며 유엔 제재와 무관한 관광 분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시 주석의 방북 이후 북한 내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고, 북한 고려항공은 지난해 중국 다롄과 지난, 마카오 행 노선을 신설하거나 재개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광 수입 만으로 경제 난관을 정면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중 밀무역과 해외 노동자의 불법 재취업 등 제재의 구멍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A lot of that interaction is really at the local level between provinces bordering on North Korea. The more proactive the local governments are in supporting continuing meaningful mutually beneficial economic interaction I think is one of the ways in which they can find ways to work around sanctions.”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1일 VOA에, 북-중 교류는 대부분 중앙정부의 통제가 힘든 접경 지역의 도 단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양측이 경제적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에 제재를 우회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또 안보리 대북 결의에서 수출 금지 품목으로 지정된 북한산 물품이 중국에서 팔리고 있고, 북한산 석탄이 중국과 러시아로 밀수출 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본국으로 송환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다시 중국과 러시아에서 재취업할 수 있는 제재의 헛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re are different ways to get a different visa and come back over for a short period of time and it's in the interest of both countries to have those workers in Russia, it's hard to believe that they will be completely stopped.”
북한 노동자들이 다른 비자를 이용해 러시아에 짧은 기간 체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노동자들의 러시아 내 노동은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중단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독자 제보: VOA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사화를 원하는 내용을 연락처와 함께 Koreanewsdesk@voanews.com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뉴스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제공하신 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되며,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