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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내경제 활성화로 국제사회 대북 제재 정면 대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며,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일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며,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일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연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경제발전에 중점을 뒀습니다. 자력갱생, 자력자강 등을 강조하고 내각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는데요. 내부 경제를 활성화해 대북 제재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원회의 결정서의 첫째 항목에 경제 토대를 재정비하고 가능한 생산잠재력을 총발동해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에 필요한 수요를 충분히 보장할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새로운 길’에서 경제발전에 가장 중점을 둔 겁니다.

이에 대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결정서에 명시된 순서로 볼 때 북한이 내부적으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가시적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의미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자력갱생과 국방력 강화로 난관을 극복하자는 ‘정면돌파’를 새 투쟁 구호로 제시하면서 기본전선은 ‘경제 전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경제사업 체계와 질서를 합리적으로 정돈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경제과업 해결을 위한 국가의 집행력, 통제력이 미약하다며 내각책임제와 내각중심제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이는 김정은 정권 초기, 경제관리 개혁 조치를 취했지만 문제점이 많았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그동안 내각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이번 김정은 위원장 보고를 전후해서 나온 북한 매체의 흐름을 보면 양덕온천, 삼지연 지구, 그 다음에 증평 남새온실 그러니까 야채를 재배하는 온실인데 이 정도를 지금 성과로 선전하고 있거든요. 다른 부분의 성과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어요.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를 보면 모든 부문, 전력, 석탄, 철강, 철도, 도로, 경공업 부문에 폐단이 산적해 있다, 내각이 역할을 못했다, 그러니까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마감 해인데 내놓을 성과가 전혀 없는 거죠.”

따라서 북한이 이제는 2012년 김정은 집권 초기에 중시했던 내각중심제를 좀 더 강화해 국가재정을 확대하고 생산을 활성화하겠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속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 대내경제 활성화를 위해 불필요한 제도, 즉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겁니다.

한국 산업은행 김영희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김영희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계획경제 관리 방법을 시장경제 관리 방법으로 바꾸는 것이 ‘시장화’죠. 언뜻 시장화 하면 장마당을 생각하는데 그것은 개인 중심의 장마당이고 국가가 운영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한 이것이 바뀌어야 되거든요. 김정은 정권 들어서 바꿔왔는데 잘 안됐으니 이번에 확실하게 바꾸자, 그래서 대내경제를 활성화 하자, 결국은 시장화라기 보다도 시장경제적 요소의 대폭 도입이죠. 시장경제적 요소를 많이 도입하면 시장화가 더 활성화 되겠죠.”

김 선임연구위원은 이같은 대내경제 활성화와 시장경제적 요소의 대폭 도입은 결국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정면 대응하기 위한, 즉 제재를 정면돌파 하겠다는 강한 의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문수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올해가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보고에서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던 만큼, 실제 목표 달성은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판단한다는 겁니다.

양 교수는 이어 김 위원장이 내각책임제와 내각중심제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군사력 강화, 노동당의 역할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의 특권경제 때문에 내각중심제가 제대로 그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 또다시 당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고 양 교수는 말했습니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북한 경제가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대북 제재의 지속으로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수입은 늘었지만 제재로 수출은 굉장히 저조해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애초 내각 위주의 경제 운영이 김정은 정권의 정책 방향이었던 만큼 큰 변화를 모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입니다.

[녹취: 정형곤 선임연구위원] “무역적자가 2018년에 20억 달러 마이너스 였는데 2019년에 11월 기준으로 21억 달러 마이너스이거든요. 2018년보다는 좀 더 커진 상황이죠. 아마 12월까지 통계가 나오면 더 늘어날 개연성은 높은데 그런 수치를 봤을 때 좀 더 안 좋은, 그러나 많이 안 좋아지지는 않은, 사실은 2020년도 더 좋아질 일이 전혀 없죠.”

정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의 북한 경제는 김 위원장에 달렸다며, 미-북 관계 악화로 제재가 심화되면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이고 협상 국면이 지속된다면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영희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이같은 정책 조정으로 대내경제는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규제가 풀리면 경제는 나아지기 마련이라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제재의 지속이 수출로 인한 외화벌이를 어렵게 하겠지만, 내부에서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올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고 이를 위해 경제발전과 주민생활에서의 가시적인 진전을 보여줘야 한다며, 전략무기 개발보다는 경제발전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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