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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국 환율조작국서 제외...이란, 우크라이나 격추 책임자 체포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의 은행에서 직원이 달러와 위안을 세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의 은행에서 직원이 달러와 위안을 세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미·중 무역 협상 1단계 합의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란 사법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 오인 격추와 관련된 사람들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과 관련 있는 우크라이나 회사를 해킹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13일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주요 교역국 거시경제· 환율정책 보고서’를 내고, 이번에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근거로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한 겁니까?

기자) 보고서는 중국 위안화 환율이 9월 초에 달러당 7.18위안에서 현재 6.93위안까지 내려간 점을 지적했습니다. 재무부는 또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중국이 경쟁적 절하를 삼가고, 환율과 관련한 정보들을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 계속 감시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환율 관찰대상국은 중국만 있는 건 아니라고요?

기자) 네, 한국과 독일,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이 관찰 대상국에 포함돼 있었는데요. 이번에 스위스도 추가됐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한창 무역 분쟁을 벌일 때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습니다. 1994년 이후 25년 만이었는데요.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 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고 큰 규모로 개입해 통화의 가치를 내려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환율조작국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환율조작국이란 국제 무역 시장에서 특정 국가에 대해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를 말합니다. 미국은 4월과 10월에 ‘주요 교역국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 즉 ‘환율보고서’를 내고, 환율조작국이나 관찰대상국 명단을 발표하는데요. 지난해 하반기 보고서 발표를 미뤄오다가 이제서야 발표한 겁니다.

진행자) 양국이 곧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15일,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13일 워싱턴에 도착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앞서 지난달 13일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와 미국의 대중국 관세 완화, 중국 금융시장 개방 확대 등이 담긴 1단계 무역 합의를 이뤘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1단계 합의의 공식 서명식을 워싱턴에서 갖게 된 겁니다.

진행자) 중국의 환율조작국 해재가 무역 1단계 합의와 발맞춰 이뤄지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중 합의에는 환율과 관련된 조항도 포함돼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사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해제한다고 해서 중국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지만, 무역 합의를 앞두고 중요한 선의(goodwill)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편 1단계 무역 합의를 통해 중국이 미국산 상품을 추가로 구매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로이터 등 여러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단계 무역 합의에 중국이 2년 동안 2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을 추가 구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총 4가지 부문에서 중국의 추가 구매가 이뤄지는데, 공산품 750억 달러, 에너지 500억 달러, 농산물 400억 달러, 서비스 350억∼400억 달러 어치를 구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폴리티코는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면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내용은 앞서 미국 정부도 밝힌 내용이죠?

기자) 네, 지난달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히면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구매를 약속했고 미국은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 부과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천6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는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중국 역시 1단계 합의를 통해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고, 시장 진입의 문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을 앞두고 미국 측에서는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미국 무역협상팀을 이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가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13일 ‘폭스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1단계 합의는 정말 좋은 합의라고 밝히면서 15일 서명식에 앞서 합의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1단계 합의라면 이게 끝이 아니라는 말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상품교역 문제는 비교적 다루기 쉽지만, 지식재산권이나 금융시장 개방 등은 합의 내용을 준수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 남은 쟁점들은 2차, 3차 협상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중국 관영 언론인 글로벌타임스는 류허 부총리가 미·중 무역 합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소식을 전하며, 이번 합의를 통해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인 두 나라는 무역을 촉진하고 다시 한번 공평한 시장을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현장 주변에서 지난 11일 조사관들이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현장 주변에서 지난 11일 조사관들이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주 이란에서 격추된 우크라이나 여객기와 관련해 이란 사법부에서 중요한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지난 8일 탑승자 176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우크라이나 여객기 오인 격추 사건과 관련한 사람들을 체포했다고 이란 사법부가 14일 발표했습니다.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사건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된 끝에 몇몇 사람이 체포됐다고 사법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체포된 겁니까?

기자) 성명은 정확히 몇 명이 체포됐고 또 체포된 사람들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14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을 조사할 특별법원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로하니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일은 평범한 사건이 아니라며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고위 판사들과 수십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법원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가 사건 책임자 문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거군요?

기자) 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고통스럽고 용서받을 수 없는 실수라고 밝히고, 이란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른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며 책임자가 몇 명이든 모두 찾아내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가 처음에는 여객기 격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 정부는 처음엔 엔진 결함으로 인해 추락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사흘 뒤인 11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실수로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격추됐다고 시인했습니다.

진행자) 뒤늦은 사실 규명에 이란 정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죠?

기자) 맞습니다. 국제 사회는 이란에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는데요. 이란 국내에서 반발이 더 컸습니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자국 정부를 비난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린 건데요. 13일에도 수도 테헤란 등 일부 지역 대학교 앞에서 항의 시위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에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해 합의 당사국들이 행동에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일명 ‘이란 핵 합의’ 참여국인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14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이란이 계속해서 주요 핵 합의 내용을 위반하고 있다며, 분쟁 조종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5년 이란과 6개국이 맺은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서방측은 이란에 가했던 경제 제재를 완화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성명은 이란이 핵 합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핵 합의를 이미 탈퇴한 나라도 있지 않나요?

기자) 네, 미국이 지난 2018년 탈퇴했습니다. 이란이 핵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그러자 이란 역시 반발해 핵 합의 폐기 절차를 밟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란 정부는 최근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사망하자, 핵 합의 제한 규정을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란이 핵 개발 조처를 할 때마다 당사국들이 우려는 나타냈지만, 이렇게 공식적인 절차를 밟은 적은 없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이번에 분쟁조정 절차에 들어가는 건 이란의 핵 합의 위반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첫 조처입니다. 하지만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이들 세 나라가 사장 위기에 처한 이란 핵 합의를 살릴 수는 있지만, 다른 나라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신 핵 합의 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유럽 측이 핵 합의에서 약속한 제재 완화를 실행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러시아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가스 회사 '부리스마' 건물.
러시아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가스 회사 '부리스마' 건물.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러시아 해커들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를 해킹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 정보기관 ‘정찰총국(GRU)’ 해커들과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팬시베어(Fancy Bear)’라는 해킹 조직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부리스마’를 해킹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사이버 보안업체, ‘에어리어1 시큐리티(Area 1 Security)’은 13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해 말 러시아 해커들이 피싱 이메일 수법으로 부리스마 직원들의 정보를 훔쳐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피싱 이메일이 수법이 뭔가요?

기자)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낚시하듯 낚아서 악용하는 인터넷 사기 수법입니다. 사람들에게 업무용 이메일 등으로 착각하게끔 이메일을 보내 가짜 웹사이트로 유도한 후 개인 정보를 훔쳐내는 거죠.

진행자) 해커들이 그럼 직원들의 이메일로 접근해 어떤 정보를 훔쳐 간 겁니까?

기자) ‘에어리어1’측은 부르스마 회사나 직원들의 어떤 정보가 빠져나갔는지, 또 해커들의 공격 목적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소식이 미국에서 특히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네,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부리스마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논란을 촉발한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부리스마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 씨가 이사로 재직했던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기업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드러난 비리 혐의가 있습니까?

기자) 사실로 드러난 건 없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 일가의 현지 행적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면서 문제가 됐는데요. 국내 정치에서 경쟁자를 압박하기 위해, 외국 정부를 끌어들였다는 ‘권력 남용’ 혐의가 적용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현재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선에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맞붙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의 해킹 공격을 받은 적이 또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4년 전인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 해킹 조직이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진영의 이메일을 해킹했고 그 내용을 온라인에 유포했는데요.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대선에 관여한 일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논란과 트럼프 대통령 탄핵, 바이든 전 대통령 부자에 대한 이야기가 미국 뉴스를 장식할 시점에 해킹 공격이 시작됐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4년 전 수법과 비교했을 때 러시아가 또다시 미 대선에 개입하려 한 정황이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해킹 단체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한 곳만 해킹한 겁니까?

기자) 보고서는 다른 곳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처음 관련 뉴스를 보도한 ‘뉴욕타임스’ 신문은 해커들이 우크라이나 텔레비전 방송, 영화 제작사인 ‘크바르탈95 스튜디오’도 역시 피싱 이메일 수법으로 정보를 빼내려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크바르탈 95’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과거에 직접 세운 제작사인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6월, 이 제작사를 이끌던 이반 바카노프 씨를 정보기관 수장으로 임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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