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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란, 핵 합의 대체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5일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5일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이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이란이 지난 2015년 서방국가와 체결한 이란 핵 합의를 대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은 이미 독립국가이고 중국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발언,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동부 시각으로 15일 오후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86쪽에 달하는 합의안에 서명했는데요. 현장에서는 정, 재계와 외교 인사 200여 명이 서명식을 지켜봤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 직전에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가 과거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번 합의가 경제적 정의의 미래와 미국 노동자들과 농부, 그리고 가정에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행사는 1년 넘게 계속된 미·중 무역 분쟁을 잠정적으로 해소하는 첫 단계가 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 이른바 미·중 무역 전쟁은 지난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김으로써 시작됐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약 18개월 만에 합의가 된 겁니다. 두 나라는 무역 분쟁 해결을 위해 협상을 이어오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13일, 1단계 합의가 마무리됐다고 공식 발표했고요. 이번에 합의문에 공식 서명한 겁니다.

진행자) 80쪽이 넘는 합의문 내용은 공개가 됐습니까?

기자)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특정 구매 목록 등 민감한 항목은 앞으로도 공개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보면요. 먼저 합의안은 중국이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 구매를 늘리고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를 금지하며 환율 조작을 하지 못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행해야 할 사항은 뭡니까?

기자)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취소하고,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낮춰야 합니다.

진행자) 이미 관세 철회가 일부 이뤄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15일 부과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천6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철회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합의에 따라 텔레비전이나 운동용품 등 소비재 상품을 포함한 1천2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7.5%로 줄이게 됩니다. 하지만, 산업 장비와 기계가 포함된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하기도 했죠?

기자) 네, 미 재무부는 13일 중국이 경쟁적 절하를 삼가고, 환율과 관련한 정보들을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미국은 중국과 한창 무역 분쟁을 빚던 지난해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었습니다.

진행자) 서명식을 앞두고 중국이 구매할 미국산 제품의 규모도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앞으로 2년간 4개 부문에서 2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년에만 4천200억 달러에 달했던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인데요.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미국산 공산품 약 800억 달러, 에너지 관련 500억 달러, 농산물 320억 달러, 서비스 350억 달러 규모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1단계 합의에 서명했는데, 다음 단계 합의는 언제 이뤄질까요?

기자)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에드워드 앨던 선임 연구원은 VOA에, 무역 1단계 합의가 양국의 주요 쟁점을 모두 해소한 것은 아니지만, 양측 모두에 어느 정도의 승리를 안겼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으로선 경제 성장을 가로막던 관세, 무역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됐고요. 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 호황을 업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1단계 합의만으로도 큰 성과이기 때문에 굳이 추가 회담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미·중 2단계 무역 합의는 대선 이후에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5일 테헤란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5일 테헤란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국제 사회에서 이란 핵 합의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또 불붙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2015년 서방국가와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즉 이란 핵 합의를 대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항상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상한 제안을 내놓았다며, 이른바 ‘트럼프안(Trump deal)’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안’이 뭡니까?

기자) 앞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 같은 표현을 써는데요. 존슨 총리는 14일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2015년 핵 합의에 결함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고,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도 막아야 한다며 이란 핵 합의를 ‘트럼프안안’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고 새로운 핵 합의를 맺어야 한다는 입장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존슨 총리가 여기에 찬성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에 존슨 총리가 핵 합의를 ‘트럼프안’으로 대체하는 데 동의했다며 관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미 핵 합의를 탈퇴했죠?

기자) 네, 미국은 지난 2018년 이란이 핵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는다며,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탈퇴했습니다. 그러자 이란은 여기에 반발해 지난해 5월부터 5단계에 걸쳐 핵 합의 이행 사항을 축소해 왔습니다.

진행자) 다른 핵 합의 당사국은 이란의 이런 행태를 문제 삼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14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분쟁 조정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핵 합의 의무를 계속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는데요. 최악의 경우엔 핵 합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공식화한 겁니다.

진행자) 이란은 여기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로하니 대통령은 15일 유럽이 오히려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서방측은 이란에 가했던 경제 제재를 완화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요. 이란은 줄곧 유럽이 미국의 압박으로 제재 완화 이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존슨 총리를 향해 올바른 길을 선택하라며, 그 길은 바로 햅 합의에 복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핵 합의 파기 수순을 밟고 있지만, 핵 합의를 완전히 파기할 뜻은 없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모하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14일 로이터통신에 이란 핵 합의는 '죽지 않았다(not dead)'라며 재차 강조했습니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안보 회의에 참석한 자리프 외무장관은 “미국과 거래를 했고, 미국은 그것을 깼다. 만약 트럼프안이 성사되더라도 얼마나 오래 가겠느냐” 라고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최근 재선에 성공했는데, 선거가 끝난 뒤에 대중국 관계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말을 했죠?

기자) 네. 재선된 차이 총통이 최근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했는데요. 타이완이 이미 독립된 나라라면서 중국이 타이완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기존 주장을 겨냥한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본토에 있는 공산국가 ‘중화인민공화국’은 타이완섬에 있는 ‘중화민국’, 즉 타이완을 자국 영토로 간주합니다. 그런데 차이 총통은 이번 회견에서 타이완 주권을 의심하거나 이를 협상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타이완 주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죠?

기자) 맞습니다. 대신 ‘일국양제’ 원리를 적용해 타이완 체제는 인정해 주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차이 총통은 타이완이 이미 독립국이라면서 따로 독립국임을 선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타이완 안에서는 차이잉원 총통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의 긴밀한 연계를 강조하면서 타이완이 장차 중국과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정치권에서는 야당인 국민당이 이런 부류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반면에 차이 총통이 속한 민진당은 독립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진당은 중국과의 통일을 반대하면서 독자 생존을 주장하는 쪽입니다.

진행자) 이번 타이완 선거에서는 독자 생존을 주장하는 민진당이 승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총통 선거와 의회격인 입법원 선거에서 민진당이 모두 이겼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타이완 안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이 커진 것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타이완 정부가 과거엔 이 문제에 애매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차이잉원 총통은 이날 회견에서 상황이 변했고, 이제는 과거처럼 애매하게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젠 중국 정부 눈치를 전처럼 보지 않겠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차이 총통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통일이나 중국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에 대한 필요를 덜 느끼는 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타이완이 민주주의 체제와 매우 굳건한 경제가 있다면서 중국으로부터 존경받을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은 시종일관 타이완이 독립을 선언하면 무력으로 타이완을 통일할 것이라고 위협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민진당 정부도 중국의 위협을 생각해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언하는 것은 피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차이잉원 총통은 전쟁 가능성도 있다고 인정했는데요. 하지만, 타이완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타이완 침공이 중국에 아주 비싼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총통 재선으로 중국과 타이완의 이른바 ‘양안 관계’가 긴장 상태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BBC 회견에서 일단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이에 대응해 무역 관계를 다각화하고 중국에 공장을 세운 투자가들의 타이완 복귀를 독려하는 등 국내 경제를 강화하겠다고 차이 총통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총통 회견 내용에 중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15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 회견에 대한 논평이 나왔는데요. 겅솽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중화인민공화국이 유일한 합법 정부임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또 타이완은 떼어낼 수 없는 중국 영토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사회가 널리 인정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 입장은 뭔가요?

기자) 공식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법으로 유사시 타이완 방위를 지원하기로 돼 있는데요. 근본적으로 중국과 타이완 문제의 군사적 해법이 아닌 평화적인 해결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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