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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아시아 넘어 미국에서도 발생...러시아 새 내각 출범


22일 홍콩 지하철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2일 홍콩 지하철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7명이 사망한 가운데 미국에서도 확진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새로운 내각을 출범시켰습니다. 국방, 외무, 내무장관 등 요직은 대부분 유임됐습니다. 유엔(UN)이 전 세계 수천만 명에 달하는 ‘내부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패널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인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이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도 확진 환자가 발견됐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감염 환자 수도 빠르게 급증하고 있고요. 사망자도 하루 새 3명이 더 늘어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를 알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중국 보건 당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 기준 우한 폐렴으로 중국에서는 모두 9명이 숨지고, 440여 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날 밤 11시 발표와 비교하면 사망자는 3명, 감염자는 125명이 늘었는데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발표하는 수치가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사망자들은 모두 우한시 주민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주변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까지 마카오에서 1명, 타이완에서 1명, 태국에서는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요. 한국과 일본에서도 각각 1명씩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홍콩에서는 의심 환자만 110여 명에 달했는데요. 22일 첫 확진 환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고, 태국 환자중 3명은 중국인 방문객, 1명은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현지인으로 밝혀졌는데요.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또 다른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태평양을 넘어 미국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거주하는 30대 남성도 우한 폐렴에 걸린 것으로 21일 확인됐습니다. 이 남성은 최근 우한시를 여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지난주 귀국 후 우한 폐렴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자 직접 의료당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이 남성은 안정적인 상태긴 하지만 보건 당국은 환자의 상태를 더 지켜보며 격리 치료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우한 폐렴의 진원지가 우한시의 한 수산물 시장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남성도 문제의 장소를 방문했습니까?

기자) 방문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워싱턴주로 조사단을 보내 이 환자와 접촉한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추적 조사할 방침입니다. CDC는 또 공항 검역체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의 일부 공항에서는 이미 검역 활동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CDC는 지난주부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3개 공항에서 중국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왔습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은 공항 검역이 시작되기 전에 시애틀에 있는 공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CDC는 이번 주 중으로 애틀랜타와 시카고 공항에 대해서도 검역 활동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다른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CDC는 우한에서 오는 모든 승객은 이들 5개 공항을 통해서만 미국에 들어오도록 허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의 검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확진자가 나온 한국이나 일본, 태국 등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요. 아직 확진 사례가 발견되지 않은 터키, 호주, 러시아, 영국 등도 공항 검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과 바로 붙어 있는 북한은 22일부터 모든 외국 관광객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등 국경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한 폐렴이 빠르게 번지고 있는데, 중국 당국은 어떤 조처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에 해당하는 2급 전염병으로 지정했는데요. 하지만 대응책은 흑사병이나 콜레라 같은 1급 수준을 적용하며 사실상 전쟁에 들어갔습니다. 중국 당국은 또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지인 우한시 시민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우한에서 반출입되는 가금류나 야생동물에 대해서도 무작위 검역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번 사스 때는 중국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 800명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중국 당국이 전염병 발병 초기,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지 않는 바람에 전염병을 확산시켰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는 사스 때와는 달리 비교적 빨리 정보를 공개한 편인데요. 하지만 하루 사이 100여 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하자 사스 때처럼 정확한 정보를 숨기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특히 이제 곧 중국의 최대 명절인 설 춘제 연휴를 맞아 대이동이 예상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25일부터 시작되는 춘제 연휴 때는 중국인 수억 명이 고향을 찾거나 해외 나들이를 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환자들이 쏟아져 나올 거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시민들 대부분이 감염을 우려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가 동이 나는 등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제적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1일 모스크바에서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등 신임 각료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부총리 9명, 장관 21명 등 새 내각을 발표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1일 모스크바에서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등 신임 각료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부총리 9명, 장관 21명 등 새 내각을 발표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 정부가 새 내각을 출범시켰군요.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새로운 내각을 구성했습니다. 이번 조처는 지난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내각 총사퇴를 전격 발표한 데 따른 건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이전 내각 구성에서 부총리 1명과 장관 1명을 줄여 부총리 9명, 장관 21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조각이 이뤄졌습니까?

기자) 총리직은 메드베데프 총리가 사퇴한 후 후임으로 임명됐던 미하일 미슈스틴 전 연방 국세청장이 다시 임명됐고요. 외무장관, 국방장관, 내무장관 등 국제사회에서 지명도가 높은 요직들은 거의 대부분 그대로 유임됐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면면들을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전 내각에서 일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물론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 등 대부분의 장관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당초 메드베데프 내각이 총사퇴했을 때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는데요, 예상보다는 비교적 소폭 개각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어떤 부처가 교체됐습니까?

기자) 법무부, 교육부, 보건부와 경제개발부, 체육부 등의 수장들이 교체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새로 임명된 각료들을 만난 후 새 내각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번 조각과 관련, 푸틴 대통령이 경제 불황과 시위 탄압 등으로 악화하고 있는 민심을 돌리기 위한 시도였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지금 헌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헌법 개정을 제안했었는데요. 20일 이 개헌안을 하원에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개헌안의 주요 내용은 뭔가요?

기자)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대통령의 임기 제한과 대통령의 권력 분산입니다. 현행법은 대통령에게 총리나 각료 임명권이 있는데요. 개헌안에는 의회의 권한을 대폭 강화해 의회가 총리와 요직들을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가디언 등 주요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이 2024년 퇴임 후, 자신이 구상한 개정 헌법을 통해 정부 안에서 또다시 새로운 역할을 맡거나 배후에서 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개헌안의 다음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먼저 러시아 하원, 국가두마의 심의 과정이 있습니다. 하원은 개헌안에 대한 3차례의 심의를 할 예정인데요. 1차 심의는 23일에, 그리고 2차 심의는 다음 달 중순에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원의 심의가 끝나면 러시아 상원의 승인을 통과해야 하고요.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 개정이 확정될 수 있습니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개헌안 승인 투표가 4월 중순경 실시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예멘 사나 인근에 설치된 임시 난민 캠프.
지난해 12월 예멘 사나 인근에 설치된 임시 난민 캠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유엔이 ‘내부 난민(Internal Displacement)’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 기구를 만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부 난민에 관한 유엔(UN) 사무총장 고위급 패널'이 다음 달 첫 공식 회의를 엽니다. 이 고위급 패널은 전 세계 수천만 명에 달하는 내부 난민 문제와 관련해 장기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내부 난민이란 어떤 사람을 가리킵니까?

기자) 내전과 자연재해 등으로 자국 내에서 집을 잃고 떠도는 난민을 말합니다. 유엔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내전으로 인해 내부 난민으로 몰린 사람이 4천100만 명에 달하면서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게다가 자연재해나 기후 관련 사태로 내부 난민이 된 사람 역시 1천7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 내부 난민 문제를 해결할 고위급 패널이 구성되는 건가요?

기자) 지난해 12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8명의 고위급 패널을 이미 임명했고요. 오는 2월 26일, 첫 공식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그리고 1년 뒤, 내부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보고서를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제출하게 돼 있는데요. 패널 위원들은 21일, 의견 도출을 위한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내부 난민에 관한 유엔 사무총장 고위급 패널, 어떤 사람이 이끌게 됩니까?

기자) 페데리카 모게리니 전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공동 의장을 맡았습니다. 모게리니 전 고위대표는 고위급 패널이 내부 난민 문제를 다각도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현 가능하고 내구성이 있는 해결책을 찾는 한편, 내부 난민과 내부 난민을 보호하고 있는 나라들을 도울 수 있는 국제적인 지원을 조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내부 난민이 전 세계 수천만 명이나 되지만, 사실 다른 국제적인 사안에 비해 덜 알려지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모게리니 전 고위대표는 내부 난민 문제가 인도주의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정치적인 위기이기도 한데, 실상은 사람들에게서 잊혀가는 추세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고위급 패널의 첫 번째 임무는 내부 난민 문제를 최대한 중요한 사안으로 상정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 방안들을 국제 사회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고위급 패널에 또 어떤 인사가 포함됐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카베루카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전 총재가 공동 의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카베루카 전 총재는 내부 난민 문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 개발도상국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카베루카 전 총재는 르완다의 재무·경제계획부 장관 출신으로 내전 이후 르완다 경제를 재건하고 개혁하는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립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카베루카 전 총재는 내부 난민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기자) 카베루카 전 총재는 ‘VOA’에 내부 난민 문제에는 개발, 환경, 안보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내부 난민 문제가 기후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사헬’ 지역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에 길게 분포한 지역인데요. 원래도 건조한 이곳에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비가 거의 오지 않으면서 현재 많은 사람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카베루카 전 총재는 기후 문제가 사회적 문제와 안보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총체적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곧 조사에 착수할 고위급 패널, 어떤 각오를 보였습니까?

기자) 패널 위원들은 1년간의 조사를 통해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책임자를 찾아 추궁하거나 특정 정부의 결점을 파헤치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는데요. 내부 난민 문제를 정치화하는 일은 삼가겠다는 겁니다. 대신, 내부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나라가 함께 협력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고위급 패널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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