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주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이후, 미군 병사 11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미군이 밝혔습니다. 독일 정부가 석탄발전소를 없애기 위해 약 5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발표됐군요?
기자) 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1%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사태의 여파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지난 1990년 이후, 그러니까 29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진행자) 수치상으로 좀 낮게 나왔는데,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니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자, 중국 정부는 지난해 연초에 6.0∼6.5%의 성장률을 목표로 잡았는데요. 목표를 일단 지켜낸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는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인 중국이 지난 한 해 자국 경제를 괴롭혔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또 중국 당국이 시행한 경제 활성화 방안이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경제가 개선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GDP 성장률은 앞선 2018년의 6.6%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1분기 6.4%에서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6.2%와 6.0%로 낮아졌는데, 4분기 경제성장률이 6.0%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겁니다. 물론 이 같은 수치도 30년 만에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하락세를 멈추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특히 작년 12월 지표가 좋게 나왔다고요?
기자) 네, 작년 12월 산업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7% 증가했고요. 또 국민들의 소비성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 증가율도 작년 12월 8.0%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전쟁으로 자국 경제가 둔화하자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시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약 2조 위안, 거의 3천억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국내 기반시설에 투자했고요. 역시 2조 위안에 이르는 대규모 감세도 시행했습니다. 또 중국 중앙은행 격인 인민은행은 시중 은행들에 지급준비율을 낮춰가며 현금 유동성을 늘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그럼 올해 목표는 어떻게 잡았습니까?
기자) 지난해 12월 비공개로 진행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올해 GDP 성장률 목표 범위를 6% 안팎으로 잡은 바 있습니다. 또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 회의에서 올해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공개할 예정인데요.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작년에 6~6.5% 성장률을 잡았던 데서 조금 낮춰 6.0%가량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또 최근 미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타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수치를 비롯해 새해에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많다고 보기도 하는데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최근 들어 더디긴 하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아주 높은 수준이고요.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된 만큼, 올해 목표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보면서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거나 일부 완화했는데요. 하지만 이 같은 관세도 중국으로선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분석입니다. 따라서 1단계 무역 합의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거고요. 또 여전히 장기적으로 보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올해나 내년에도 큰 경제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라크 주둔 미국 군인들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지난주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이후 미군 병사 11명이 뇌진탕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고 미군이 밝혔습니다. 중동 지역을 관장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 빌 어번 대변인은 16일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 8일 알아사드 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군인은 없지만, 일부가 폭발로 인한 뇌진탕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친 병사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 건가요?
기자) 어번 대변인은 부상 병사 중 일부가 독일과 쿠웨이트의 미군 시설로 옮겨져 추가 검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어빈 대변인은 또 작전 수행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이라크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번 공격에 의한 사상자는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 공격으로 발생한 미국인 사상자는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라크 안바르주 사막에 위치한 알아사드 공군 기지에는 현재 미군 1천500명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이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한 이유가 있죠?
기자) 앞서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인근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를 사살했는데요. 이에 보복하기 위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 외교관과 군인들을 겨냥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고, 수많은 미군과 동맹국 장병들이 희생된 데 대한 책임도 있다며 공격의 정당성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란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오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17일에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폭사와 관련해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금요 기도회를 집전하면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것은 미국의 수치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테러리스트 본성을 드러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광대'라는 표현을 쓰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이렇게 직접 나서서 미국을 또 비난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이라고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숨진 뒤 이란 격추설을 부인했다가 11일에서야 대공 방어시스템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격추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그러자 국제사회에서는 이란에 책임을 묻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고요. 이란 국내에서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여객기 격추 사실 은폐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며칠째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독일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눈길을 끄는 계획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독일 정부가 오는 2038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모두 없애겠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독일은 이를 위해 약 50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인데요. 문을 닫는 석탄발전소는 대부분 가스발전소로 대체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500억 달러라면 엄청나게 많은 돈인데, 이 돈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는 겁니까?
기자) 네. 이 돈 가운데 450억 달러는 지역 정부에, 그리고 나머지 50억 달러는 광산과 전력 회사들에 지급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발전소 폐쇄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 주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상금이 들어가는 지역으로는 갈탄 광산과 석탄발전소가 있는 작센-안할트주, 작센주, 브란덴브루크주, 그리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입니다. 지역 정부가 받는 보상금은 대부분 새로운 사회기반시설 건설이나 새 일자리를 얻기 위한 노동자 훈련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까 말했듯이 전력 회사와 광산들에도 보상금이 지급됩니다.
진행자) 독일 전력 생산에서 석탄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3분의 1가량 됩니다. 그런데 독일 석탄발전소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갈탄을 쓰는데요.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갈탄을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독일에서는 갈탄 산업에 2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는데요. 갈탄 광산에 1만5천 명, 그리고 갈탄 화력발전소에 5천 명이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독일 전력 생산 가운데 석탄을 제외한 나머지 3분의 2는 어디에서 오나요?
기자) 네. 가스가 13%, 핵발전이 12% 정도 되고요. 재생에너지 발전이 거의 35%를 차지합니다.
진행자) 재생에너지 발전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사용에 모범국이죠? 독일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가운데 풍력 발전이 가장 비중이 큰데요. 독일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오는 2030년까지 6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은 석탄발전소뿐만 아니라 핵발전소도 모두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대지진으로 심각한 사고가 나는 것을 보고 독일 정부는 2022년까지 핵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현재 거센 반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자) 독일이 핵발전소뿐 아니라 석탄발전소도 폐쇄하려는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기후변화 원인 가운데 하나가 온실가스인데, 석탄을 때면 온실가스가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기후변화를 막으려면 석탄발전소를 없애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유럽에서는 아직도 전력 생산에 석탄을 쓰는 나라가 꽤 있죠?
기자) 네. 유럽연합(EU) 통계를 보면요. 2017년 기준으로 유럽에서는 전력 생산에 갈탄 약 3억6천만t, 그리고 유연탄 약 1억5천만 t이 사용됐습니다. 이 가운데 갈탄 소비는 독일이 44%로 가장 많았고, 다음 폴란드가 16%, 체코와 그리스가 10%, 그리고 불가리아가 9%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니까 주로 동유럽 쪽이 석탄발전에 크게 의존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독일뿐만 아니라 독일이 속한 EU 차원에서도 석탄발전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목표가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0’으로 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려면 반드시 석탄발전을 대폭 줄이거나 아니면 전면 중단해야겠죠? 하지만, EU 회원국 가운데 석탄발전에 크게 의존하는 폴란드 같은 경우는 이 탄소 배출 ‘0’ 계획에 반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석탄발전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석탄발전소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사실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노후한 석탄발전소 문을 닫거나 시설을 개수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자립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석탄발전소를 계속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