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 공무원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워 훼손한 사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북한을 규탄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내 인권 전문가들도 이번 사안을 엄중히 보며 북한의 행태를 규탄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할 시점, 정찰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서해 상공을 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4일 북한이 서해상에서 한국 공무원 A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한 VOA의 입장 요청에 대한 이메일 답변을 통해 “이번 북한 행동에 대해 동맹인 한국의 규탄과 북한의 완전한 해명을 요구하는 한국의 촉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한국 정부의 입장에 지지를 표한 것입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해 북한의 총격과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확인했다며, 북한에 대한 규탄과 해명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안영호 / 한국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북한 인권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북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규탄했습니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대표는 북한이 최악의 인권 침해자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전 숄티 / 북한자유연합 대표
“우리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최악의 인권 침해자라고 믿습니다. 이번 사건은 전 세계에 이를 알리는 하나의 예시입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는 한국민을 총격 사살하고 불에 태워 없애버린 북한 군의 행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것으로 추정한 한국 군 당국 발표에 납득할 수 없다면서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로버트 킹 / 전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
“이는 아주 잔혹한 일입니다. 다른 문명 국가에서는 하지 않을 행동입니다.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납득할 만한 행동이 아닙니다.”
이런 가운데 A씨가 사망한 시각을 전후해 미국 등의 정찰자산이 서해상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져 미한 정보당국이 이번 사안에 대해 공조했는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군용기 추적 전문 트위터 계정인 ‘노콜사인’에 따르면 제한된 정보만을 공개한 미상의 비행체가 한반도 시간으로 22일 오후 9시 48분쯤 인천에서 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해상을 비행한 뒤, 다시 인천 방향을 향해 비행하는 항적을 그렸습니다.
앞서 이 비행체는 오후 5시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비행을 했지만, 오후 9시 이후 서해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추정되며 이 시각은 A씨가 북한 군의 총격으로 사망하고 시신이 불에 태워지던 시점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남북 관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교착 상태인 미북 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