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개발연구소가 F-35스텔스 전투기의 첫 전술 핵폭탄 투하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에서 전술 핵폭탄을 투하하는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미국과 동맹의 억지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동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소리가 전달되는 속도 즉 음속으로 비행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가 몸체 아래 수납문을 열고 유선형의 폭탄을 투하합니다.
잠시뒤 폭탄은 밝은 섬광과 기체를 내뿜더니 360도 회전을 하며 목표 지점에 내리꽂혔습니다.
미국의 3대 핵무기 개발기관인 샌디아 국립연구소가 23일 공개한 스텔스 전투기 F-35A 라이트닝2에 장착한 B61-12 개량형 전술핵폭탄의 첫 적합성 시험 모습입니다.
샌디아국립연구소는 이번 실험이 지난 8월 25일 네바다주 토노파 시험장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핵탄두를 제거한 모형 B61-12를 1만 500피트 약 3.2km 상공에서 떨어드리는 데 걸린 시간은 약 42초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완벽한 무기성능을 인증하기 위한 첫 단계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에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관련 적합성 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F-35A 전투기의 B61-12 장착은 미국과 동맹의 억지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개량형 저위력 전술핵폭탄인 B61-12는 최대 50킬로톤의 폭발력과 함께 폭발강도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고안돼 ‘핵 벙커버스터’로도 불립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탄두 크기가 큰 B61-12를 F-35 동체 외부가 아닌 내부에 탑재해, 적의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을 해치지 않은 점에 주목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전투기 외부에 폭탄을 달면 기체의 스텔스 기능이 무력화됩니다. 레이더 반사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B61-12를 전투기 내부에 탑재하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또 음속 이상의 속도로 폭탄을 투하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며, 그와 같은 빠른 속도에 따른 흔들림 등으로부터 폭탄의 안전성 검증에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양산을 추진 중인 B61-12가 상대적으로 적은 방사능을 방출하면서 지하시설 타격에 특화됐다는 점을 들어 북한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