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과거 TV 화면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유명인사를 만나는 방법도 더 다양해졌습니다. 인터넷 소셜미디어, 즉 SNS를 통해 일상도 공유할 수 있게 됐고, 유명인사와 팬들의 소통도 가능해졌는데요. 한발 더 나아가, 유명인이 특정 팬을 위한 맞춤형 메시지를 전하거나, 팬들을 위한 온라인 강의를 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생겨났습니다. 특히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어려워진 코로나 시기에 이런 사이트의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소셜미디어로 만나는 유명인사”
[현장음:데버러 콕스]
권위 있는 대중 음악상인 그래미상 수상자이자, 뮤지컬 가수로도 큰 사랑을 받는 R&B 가수, 데버러 콕스 씨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는 장소도 차 안이고요. 가족이나 다른 유명 연예인을 위한 축하 노래도 아닌 듯한데요. 콕스 씨는 바로 자신의 열혈팬인 테오 카르도나 씨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 겁니다.
[녹취: 테오 카르도나]
테오 씨는 자신이 너무나 좋아하는 가수 콕스 씨가 자신을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테오 씨는 '카메오(Cameo)'라는 사이트를 통해 특별한 생일 축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카메오는 유명인사와 팬을 연결해주는 사이트로, 팬이 돈을 내고 특정 요구를 하면, 유명인사가 그에 맞춘 영상 메시지를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녹취: 스티븐 걸라니스]
카메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걸라니스 씨는 무대 위의 막을 걷어 내고, 일반인들이 유명인사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길을 트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녹취: 스티븐 걸라니스]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유명인사에게, 듣고 싶은 메시지 내용을 보내면, 해당 유명인사가 1주일 안에 그 내용을 담은 비디오 영상을 보내온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유명인에게 친필 사인을 요청했다면, 이제는 유명인이 직접 찍는 셀카 또는 셀피 영상을 요청한다는 건데요. 새로운 시대, 새로운 형식의 사인이라고 보면 된다는 겁니다.
카메오 측은 최근 100만 번째 영상이 제작됐다고 하는데요. 각 영상마다 회사가 수수료 차원에서 25%를 떼어가고, 나머지 금액은 영상을 제작한 유명인사에게 간다고 합니다.
유명인사들은 자신이 직접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데요. 유명 희극배우인 길버프 갓프리드 씨는 지금까지 편당 150달러짜리 영상을 1천200편 이상 제작했다고 합니다.
[녹취: 길버트 갓프리드]
코로나 사태로 희극인들이 설 수 있는 나이트클럽도 모두 문을 닫고 영화나 TV 제작도 대부분 제작이 중단됐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런 부업이 경제적으로 꽤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길버트 씨는 물론 카메오를 통해 부수입이 생기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팬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했는데요.
[녹취: 길버트 갓프리드]
팬들이 개인적인 메시지를 받고는 너무나 좋아한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이 평소 좋아하던 유명인사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는 사이트도 요즘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이름하여 ‘매스터클래스(MasterClass)’라고 하는 이 사이트는 연회비 180달러를 내면, 연예인은 물론, 스포츠, 과학, 요리, 인문학 등 각 분야 최고의 스타들이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를 마음껏 시청할 수 있습니다.
[녹취: 새뮤얼 L 잭슨]
할리우드 유명 배우인 새뮤얼 L 잭슨 씨 같은 유명 배우가 연기 수업을 진행하고요. 세계적인 드럼 주자인 실라 E.가 진행하는 드럼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건 팬들에게 있어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녹취: 길버트 갓프리드]
과거에는 유명인을 우연히 거리에서 만나기만 해도 행운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이들 유명인이 나를 위해 메시지를 보내고, 노래하고, 강의하는, 실생활에서 존재하는 사람들이 됐다는 겁니다.
요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외롭고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던 유명인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세상을 만나며, 특별한 기분도 즐기게 됐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코로나 의료진을 돕는 사람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의료 현장 최전선에선 여전히 개인 보호 장비가 부족한 상황인데요. 이를 돕기 위해 평범한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주 사우스라이딩에 사는 제프 시 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남는 시간은 마스크 수집과 정리, 분배 작업에 할애하고 있는데요. 시 씨와 가족들은 집 차고에서 KN95 마스크를 100개씩 묶어 봉지에 담은 후 미 전역의 병원과 의료 시설 등에 보내고 있습니다.
[녹취: 제프 시]
현재 뉴욕의 한 병원 심장 병동에 갈 마스크 130여 개를 포장하고 있다는 건데요. 미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남부 텍사스주 등 이날 하루에만도 여러 지역으로 마스크를 보내게 된다고 했습니다.
시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마스크 100개를 기부하기 위한 모금 행사를 시작했다는데요. 사람들의 후원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총 4천 개의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시 씨는 또 친구들에게 마스크 분배 도움도 요청도 했다고 하네요.
[녹취: 제프 시]
마스크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지만 대량 주문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지역 사회와 연방, 주 차원의 도움도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주나 연방정부의 지원금이 있으면 대량 주문도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병원에서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과 암 환자들, 노인요양시설, 경찰, 보안관 등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이 아직도 너무나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보낸 후원금으로 마스크를 구입해 분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스크를 직접 만드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샤고프타 칸 씨와 타신 씨는 요즘 포목점을 자주 찾는데요. 마스크를 제작하기 위해서입니다. 두 사람은 천을 사서 집에서 마스크를 만든 후 의료인들에게 직접 만든 마스크를 기부하고 있습니다.
[녹취: 샤고프타 칸]
샤고프타 씨는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보람된 일은 없다며, 의료진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했고요.
[녹취: 타신]
타신 씨 역시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선 그 무엇이 됐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남을 돕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도무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의료진이 지금도 현장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데요. 지역 주민들 역시 자신의 시간과 솜씨 그리고 마음을 다해 의료진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