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하루 신규 발생 건수를 웃돌았습니다. 한국에 주재하는 40여개 나라 외교관들이 인천공항의 검역 현장을 직접 둘러봤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방역당국은 13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한국에서 격리치료를 받는 확진자 수가 7천402명으로 전날보다 67명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루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다가 완치된 환자가 총 510명으로 전날 대비 177명 늘면서 같은 날 새롭게 확인된 확진자 수 110명을 앞지른 덕분입니다.
격리치료 확진자 수가 줄어든 것은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53일만입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입니다.
[녹취: 윤태호 방역총괄반장]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 1월20일 이후 처음으로 격리치료 중인 환자 수가 감소한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하루 수 백 명씩 나온 지 3주가 넘어가면서 이들이 완치기에 들어서고 있어 격리해제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대부분은 경증 환자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은 국면이 전환됐다고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 주재하는 각국 주한 외교사절단이 13일 한국 외교부 초청으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출입국 검역 현장을 참관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참관은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진행됐고 15명의 대사를 포함한 40여개국의 주한외교단이 참석했습니다.
외교단은 김건 외교부 차관보와 함께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김상희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으로부터 출국 검역 절차와 특별입국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출국장에서 발열검사를 참관한 뒤 입국장으로 이동해 한국에 도착한 승객에 대한 건강상태질문서 징수와 발열검사 등 특별입국 절차를 확인했습니다.
외교단은 한국의 선제적인 출국 검역과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효율적인 입국 검역체계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특히 출국 발열검사와 건강상태질문서 작성, 자가진단앱을 통한 감염병 유입 관리 방안에 대해 다양한 문의를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현재 120여개 국가와 지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조치로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외국으로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한국 정부의 방역 노력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한국의 효과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능력이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CNN’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개발한 한국 기업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방송은 13일 ‘이 한국 기업은 어떻게 3주 만에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만들었나’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분자 진단 바이오기업 '씨젠'의 진단키트 개발 과정을 조명했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이 회사 천종윤 대표는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다고 밝힌 직후 임직원 395명에게 다른 일을 모두 중단하고 진단키트 생산에 집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씨젠이 불과 3주 만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시스템 덕분이라고 천 대표는 밝혔습니다.
개발 작업의 마지막 관문이 보건당국의 승인 절차였는데 통상 1년 반 정도 걸리는 승인 절차가 단 1주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이 회사는 이탈리아, 독일 등을 포함한 30여개국으로부터 진단키트 주문을 받아 매주 1만 개의 키트를 생산 중입니다. 1개의 키트로 100명을 진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주 100만 명 검사 분량을 만들어내는 셈입니다.
한편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팬데믹 즉, 세계적 대유행 사태와 관련해 “지금은 메르스, 사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경제시국”이라며 “정부는 전례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1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을 불러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번지면서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한국 금융시장이 받은 충격 또한 전례가 드물 정도로 심각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