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언론들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북 핵 수석대표 회동이 끝난 직후 미사일을 발사한 데 주목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계속 대화 제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1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소식을 일제히 전하면서 그 배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북한이 2년 만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과 한국의 북 핵 수석대표들이 워싱턴에서 북한 핵문제 대응 방안을 논의한 지 몇시간 만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최근 이어진 일련의 북한 도발 가운데 하나라고 신문은 설명하면서, 북한의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북한 핵의 사거리를 확장할 수 있는 만큼 미국과 역내 동맹국에 가장 큰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무기라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이어 과거 북한의 SLBM 시험 발사 일지를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북한이 2015년부터 북극성 SLBM을 발사했고 마지막 시험은 2019년 10월 동해안에서 이뤄진 북극성 3형 발사였다는 겁니다.
또한 지난해 10월과 올해 1 월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는 북극성 4형과 5형이 공개됐으며, 당시 북한은 북극성 5형을 핵탄두 탑재가 설계된 ‘전략적 SLBM’이라고 불렀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최근 몇 년동안 북한이 발사한 SLBM들이 실제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인지 수중 발사대에서 발사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미국과 한국, 일본의 북 핵 수석대표들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가운데 이번 발사가 이뤄진 점에 주목했습니다.
신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지난 9월 이후 5번째라고 보도하고, 북한은 그동안 한국이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한국 역시 자체 군사력을 강화함에 따라 군사적 자위 수단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또 이번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일 것이라며, 하지만 그에 따른 대가가 부과될 지는 불분명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여러 차례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를 제안할 의도가 있다는 신호는 보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AP 통신’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통신은 ‘북한이 미국과의 긴장 속에 잠수함 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미사일을 실험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발사는 미국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관한 대화 재개 제안을 재확인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신은 북한이 지난 9월 수개월 간의 소강상태를 깨고 한국에 조건부 평화 제의를 하면서도 무기 실험을 강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남북 관계 개선을 이용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고 싶어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제재를 유지할 것인만큼, 한국 정부의 운신의 폭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CNN’방송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1발 이상을 동해에서 발사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이번 시험 발사는 수개월간 한반도에서 고조되고 있는 긴장에 이은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9월 말 북한이 신형 극초음속미사일을 포함해 올해 계속 점점 더 많은 발사체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는 북한이 지난 10월 4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공식적으로 복원하면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CNBC’ 방송은 미국이 북 핵 관련 대화 제의를 재확인한 지 몇 시간도 안 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조건 없이 북한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미북 관계는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송은 올해 초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으면 미국의 대화 재개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북한이최근 몇주 동안 무기 실험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북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