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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합참 "북한, SLBM 추정 단거리 미사일 동해상 발사"


한국의 서울 시민들이 19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한국의 서울 시민들이 19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19일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관련국들의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진 이 같은 행동에 깊은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오전 10시 17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추가 제원과 특성은 미-한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60㎞, 사거리 약 590㎞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합참이 발사지점을 '신포 동쪽 해상'으로 언급한 점으로 미뤄 잠수함에서 첫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2천t급의 기존 고래급 잠수함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포는 북한이 SLBM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을 건조 중인 장소입니다.

이번에 SLBM 시험발사가 확인되면 지난 2019년 수중 시험발사 성공을 공개한 지 약 2년 만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15년 '북극성-1'형과 2019년 '북극성-3'형 SLBM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당시의 수중 시험발사는 바지선과 같은 구조물에서 진행된 것으로, 군 당국은 그동안 북한이 잠수함에서의 발사시험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해왔습니다.

북한이 최근 새로운 SLBM을 잇달아 공개했기 때문에 이번 발사는 신형을 시험발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형이 등장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월에는 '북극성-5ㅅ'형이 공개됐고, 지난 11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 전람회 현장 사진엔 ‘미니 SLBM’으로 보이는 신형 미사일도 등장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로 미뤄 미니 SLBM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북한은 지난 번부터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롯해서 사거리를 상당히 짧게 해서 쏘는데 그 단거리의 의미는 아직까지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판을 깨지 않으려는 그런 의도로 보입니다."

한국은 미사일 발사 직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상임위원들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고자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과 활발히 협의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다는 데에 깊은 유감을 표했습니다.

또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조속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을 천명한 이후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력시위는 이번이 올해 들어 여덟 번째입니다.

특히 장거리 순항미사일,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등 지난달에만 네 차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을 겨냥한 게임체인저로서의 SLBM 개발은 북한의 핵심 사업이라며, 이번 시험발사가 자신들의 개발 계획에 따른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지난달 한국의 SLBM 시험발사 성공 직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중기준’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실명 비난하는 담화를 냈을 때부터 자신들의 SLBM 시험발사를 위한 명분을 쌓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이번 행동이 한국의 첨단 SLBM 발사 시스템에 자극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조금 서두른 감이 있습니다. 한국이 이미 세계에서 거의 가장 진보된 형태의 재래식 잠수함에서 SLBM 수중 발사를 성공했거든요. 여기에 북한은 지금 발사 플랫폼이 없거든요, 진수된 잠수함이. 그러니까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고 한국의 SLBM 발사가 일정 부분 자극이 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미국과 한국 등이 협의 중인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에 대해 북한이 무력시위를 통해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한-일 세 나라의 북 핵 수석대표와 정보수장들이 각각 워싱턴과 서울에서 회동해 대북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가운데 이뤄진 겁니다.

박원곤 교수는 미-한이 종전선언 문제를 계속 논의하고 있고, 보건방역 분야의 대북 인도적 협력 방안을 진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이중기준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행동으로 보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보낸 셈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종전선언에 대해선 김정은이 직접 얘기하는 것 처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라, 적대시 의도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라는 거잖아요. 그리고 한국과 미국이 지금 얘기하는 것은 자신들이 크게 관심 없다는 것 또한 보여주는 행위로 볼 수 있는 것이고요."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의 SLBM 발사가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전략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 센터장은 특히 최근 국내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겨냥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북한이 ICBM까지 발사하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공세를 하기 딱 좋은 카드거든요.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엔 나는 상황을 잘 관리해서 2018년 이후 북한이 핵실험도 안 하고 ICBM 실험도 안 하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잘못 다뤄서 벌써부터 ICBM 도발로 갔다, 이런 식으로 공격하기 좋은 카드이고 북한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그 카드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LBM이라고 하더라도 단거리 미사일이기 때문에 전략도발에 해당되진 않지만 북한은 이를 통해 미국을 향해 자신들이 원하는 협상안을 갖고 오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게 신 센터장의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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