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미 의회 자문기구가 밝혔습니다. 이 기구는 또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과의 교역이 감소하자 북한과 외교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USCC)는 17일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내 민간 행위자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지원에 필요한 외화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 금융기관의 이런 행위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이중용도 물품을 획득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핵 군비 통제 위스콘신 프로젝트’의 발레리 린시 사무총장을 인용해, 중국의 행위는 북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을 조달하는 불법 거래를 처리하는 북한 금융네트워크를 위한 중개인과 자금을 송금하는 북한 국적자를 용인하는 것을 수반한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또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계속 거주하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자금을 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유엔 제재 대상 기업인 ‘군수공업부’와 연계된 북한 국적 정보기술 노동자들이 중국 회사를 설립해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를 지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위원회는 북-중 관계와 관련해,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이후 북한과의 교류가 감소하자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노동당 창당을 축하하며 양자 관계 강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과거 미-중 관계에 노골적으로 강한 목소리를 냈던 전 영국대사 류샤오밍을 북한, 한국과의 관계를 총괄하는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로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류샤오밍 특별대표 임명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미-중 관계에서 북한과 한반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중국 지도자들의 견해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중국은 미-한 동맹 진전에 대한 우려 속에서 한국과의 양자 관계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위원회는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중국과의 새로운 양자 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연내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시진핑 주석을 한국으로 초청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발표된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75%는 중국에 대해 비호감을 갖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의 한계를 반영한다고 위원회는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중국이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비공식 협의체인 ‘쿼드’에 한국이 합류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한국의 쿼드 참여가 이제 막 복원된 중국과 한국과의 전략적 상호 신뢰를 불가피하게 훼손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최근 미국이 한국이 개발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의 사정거리 제한 협정을 종료한 것은 한국의 미사일이 중국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중국의 우려를 촉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는 의회가 2000년 10월 설립한 초당적 자문기구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경제 관계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갖는 의미에 대한 보고서를 매년 의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 캐롤린 바톨로매 위원장은 17일연례 보고서 발표 화상 회견에서 “세계 지도력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야망은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톨로매 위원장] The Chinese Communist Party's ambitions for global leadership became ever clearer and in this the CCP centennial year, announcing its goal to provide the world with a new model of human advancement, the Chinese government deepened its embrace of aggression, wolf warrior behavior and coercion, heightening concerns throughout the Indo Pacific and elsewhere in the world about China's rise.”
바톨로매 위워장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올해 중국 정부는 세계에 새로운 인류 발전의 모델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발표하면서 호전성과 전투적, 강압적 행동을 심화하고 강화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인도태평양 전역과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부상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고 밝혔습니다.
바톨로매 위원장은 특히 “올해 중국 공산당은 (미국, 그리고 기타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경쟁을 점점 더 대결로 격상시키려는 의향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위원회는 중국의 핵무기 프로그램 진전에 대해서도 강하게 우려했습니다.
바톨로매 위원장은 “중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양적으로는 아닐지라도 질적으로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핵 보유국이 되기 위한 궤도를 밟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바톨로매 위워장] “China is now on a trajectory to become a qualitative, if not quantitative, nuclear peer to the US in the next decade. This expansion gives China new strategic options for escalation in a regional crisis and heightens the risk of unforeseen escalation of our accidental nuclear exchange.”
바톨로매 위워장은 “중국의 이런 (핵무기) 확장은 역내 위기 상황에서 긴장을 고조하는 새로운 전략적 옵션을 중국에 제공하고, 우발적인 핵 충돌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확전의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 정부에 “경제와 국가안보 사안의 교차로에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미국 투자자를 보호하며, 자본이 중국의 군사 산업단지를 지원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