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정상이 5년 만에 첫 3국 회담을 개최하고 공동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IS-K (IS-호라산)’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유엔 특사가 밝혔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미주 지역 3개국 정상회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3국 정상회담이 열린 게 5년 만이라고요?
기자) 네. 마지막으로 열린 게 지난 2016년입니다.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들 3국 간 정상회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5년 처음 시작해 꾸준히 이어져 왔는데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 4년 동안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다시 가동하게 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이들 나라와 마찰을 빚었는데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와 동맹 복원을 주창하며 이웃 나라들과 관계 결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 대통령들이 전통적으로 취임 후 가장 먼저 통화하는 나라들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월 취임 후 제일 먼저 트뤼도 총리와 전화 통화했고요. 이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인접국에 대한 예우로 본격적인 정상 외교에 나선 바 있습니다.
진행자) 5년 만에 재개된 정상회담인 만큼 3국 간에 다뤄야 할 의제들이 많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크게 3개국 공통 의제와 미국 -캐나다, 미국-멕시코 등 개별 의제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일단 3개국 공통 의제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국제 보건 개선 방안, 기후 변화, 경제 협력, 쿠바, 니카라과 등 중남미 주변국을 포함한 국제 정세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국가별 개별 의제로는 어떤 것이 올라왔습니까?
기자) 캐나다와는 무역과 키스톤 송유관 건설 사업, 멕시코와는 국경 지대 불법 이주민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습니다.
진행자) 그럼3국 정상회담의 일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된 겁니까?
기자) 우선 양국 간 개별 정상회담을 통해 두 나라 의제를 다루고요. 이어 3국이 공동회담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18일) 낮,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먼저 회담했고요. 이어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만난 후 3국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와는 어떤 껄끄러운 사안이 있습니까?
기자) 키스톤 송유관 건설 사업을 꼽을 수 있습니다. 키스톤 송유관은 캐나다 앨버타에서 미국 텍사스를 잇는 초대형 송유관인데요. 현재 3단계까지 건설돼 운영되고 있고요. 4단계 구간을 추가하는 키스톤XL 사업이 추진됐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승인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사업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또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도 문제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아메리칸’은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자는 정책이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 구매를 강조하는 바이아메리칸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트뤼도 총리는 이 정책을 ‘보호주의’ 정책으로 보고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 문제도 제기할 것이라고 회담에 앞서 말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와의 쟁점도 짚어주시죠.
기자) 가장 큰 현안은 불법 이민자 문제입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 단속을 골자로 한 이른바 ‘멕시코 잔류(Remain in Mexico)’ 정책을 펼쳤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이 정책을 중단시켰습니다. 하지만 텍사스와 미주리주가 이에 맞서 소송을 제기한 상태고요. 조만간 다시 시행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3국 정상회담에서 얻은 성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무엇보다 세 나라의 협력과 결속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3국 정상들은 세 나라가 단합된 미래를 위한 비전과 가치로 강력한 유대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경제 협력을 통해 중국 등 다른 나라에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가시적 성과로는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신종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다른 중남미 국가들의 코로나 대응을 돕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에서 빌린 수백만 회 분의 코로나 백신을 이들 나라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역내 강제 노동과 인신 매매 등을 근절하기 위해 3국 실무그룹을 다시 가동하기로 했고요. 3국은 또 온실가스 억제를 위해 메탄가스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을 배가하기로 했습니다. 경제협력 분야에서는 3국 간 공급망을 강화해 역내 공급망 안정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3국 정상회담에서 나온 소식 하나 더 보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취재진과 함께 한 자리에서,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Diplomatic boycott)’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바이든 대통령이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건 처음입니다.
진행자) 어떤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겁니까?
기자) 네. 한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느냐고 질문했는데요. 그에 대한 답변으로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바로 다른 기자에게 질문 기회를 줬습니다.
진행자)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게 정확히 뭐죠?
기자) 올림픽에 선수단은 보내지만, 정부 관리들과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 공식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건데요. 과거 냉전 시절이었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는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1984년 LA 올림픽은 소련과 동구권이 불참했던 것과는 달리, 스포츠 정신에 따라 선수들의 대회 참가는 보장하지만, 올림픽 기간 성사되는 모든 외교적 접촉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왜 이런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는 건가요?
기자) 신장 지역 등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 침해 때문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 정부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해 조직적이고 심각하게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했는데, 당시 이 문제도 논의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젠 사키 대변인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회담 의제가 아니었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는데요. 하지만 회담 직후부터 여러 언론매체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을 중심으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외교적 보이콧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특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앞장서서국제사회가 연대해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강행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해왔습니다.
진행자) 아직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 건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장 문제는 내정으로, 외부 세력은 어떠한 명목이나 방식으로도 간섭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미국이 신장에 강제노동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건 억지이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했는데요. 그러면서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며 전 세계 선수들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정세가 지금 극도로 불안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데버러 라이언스 유엔 아프가니스탄 특사가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아프간의 최근 동향에 관해 보고했는데요. 라이언스 특사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IS-K (IS-호라산)’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경각심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IS-K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의 연계 조직이죠?
기자) 맞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는 극단주의 무장 집단인데요.지난 8월, 미군의 아프간 철수 과정에서 카불 국제공항에 대한 대규모 테러 공격의 배후로 알려지면서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집단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지금 어느 정도나 세력을 확장했는지 파악됐습니까?
기자) 네. 라이언스 특사에 따르면 IS-K의 활동 범위가 전에는 수도 카불과 일부 지역에 국한됐었는데요. 지금은 아프간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들의 활동 움직임도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IS-K가 자행했다고 주장하거나 관여한 공격이 지난해는 60건 정도였는데요. 올해는 300건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라이언스 특사는 설명했습니다. IS-K의 공격은 대개 이슬람의 또 다른 종파인 시아파를 겨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과도정부가 장악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8월 중순 탈레반은 수도 카불을 재장악했고요. 8월 31일부로 미군과 국제 연합군이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한 후 과도정부를 수립하고 아프간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과 IS-K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탈레반도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 세력인데요. 하지만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는 ‘IS’와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IS-K는 미국이나 서방 세계에 대한 탈레반의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요. 지난 8월 중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한 이래 폭탄 테러 등의 공격을 자행하며 탈레반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IS-K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IS-K의 공격에 맞서 대응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라이언스 특사는 현재 정황으로 볼 때 탈레반은 IS-K의 확장을 저지할 능력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라이언스 특사는 또 한편, 탈레반의 대응 작전 자체도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의 대응 작전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탈레반이 IS -K 퇴치를 명분으로, IS-K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초법적으로 구금하거나 살해하는 일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라이언스 특사는 그뿐만 아니라, 전직 정부 관리들이나 보안 요원들에 대한 가택 수색, 부당 구금 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믿을만한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아프간의 인도적 위기도 심각하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간은 탈레반에 다시 넘어가기 전에도, 오랜 내전과 가뭄, 관료들의 부패 등으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했었는데요. 탈레반이 재장악하면서 국제 사회가 개발 지원 등의 명목으로 제공하던 원조금마저 거의 끊긴 상태입니다. 유엔은 전체 인구 약 3천 800만 명인 이 나라에서, 2천300만 명이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