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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2차 고위급 '중국' 대화…미·영 등 벨라루스 제재 연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오른쪽)과 스테파노 사니노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사무총장이 2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오른쪽)과 스테파노 사니노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사무총장이 2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워싱턴에서 중국에 관한 2차 고위급 대화를 가졌습니다. 양측은 중국의 일방적인 행동에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중국과의 외교적 관계도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EU)이 벨라루스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유엔이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 유엔 대표의 자격 문제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고위급 회의를 개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스테파노 사니노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 사무총장이 2일 워싱턴에서 ‘2차 고위급 미국-EU 중국 대화’를 가졌습니다.

진행자) 회의 이름에 ‘중국’이 들어가는 게 눈에 띄는데, 중국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EU 중국 고위급 대화’는 당초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출범한 겁니다. 마이크 폼페오 당시 국무장관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 · 안보 대표가 중국의 서방세계에 대한 위협, 홍콩 문제 등 중국 관련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고위급 대화를 정기적으로 갖기로 했는데요.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이 2차 대화라고요?

기자) 네, 바이든 행정부 들어와서는 두 번째입니다.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고요. 5월 브뤼셀에서 1차 대화를 가졌습니다. 양측은 당시 안보, 인권, 경제, 다자주의 등 6가지 분야에 대한 실무그룹을 구성했는데요. 이번 2차 대화에서는 이 6개 실무그룹의 활동을 점검했다고 국무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약 반 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양측은 이날 회의 후 공동 언론발표문을 내놨는데요. 셔먼 부장관과 사니노 사무총장은 중국의 늘어나는 국제법 위반 행위, 또 미국과 EU의 이익과 공유하는 가치에 어긋나는 우려 사항들을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또 중국 신장과 티베트 등지에서 자행되는 조직적인 탄압,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율성 침식 등 중국의 인권 유린과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EU는 중국이 특히 해상에서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동 언론발표문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도 양측은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타이완해협 등 해상에서 “문제가 되는 일방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데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고요. 중국의 이런 행위가 지역 안보와 평화를 약화시키고, 미국과 EU의 안보와 번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공동 언론발표문에 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셔먼 부장관과 사니노 사무총장은 또 ‘국제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에 따라 항행의 자유를 수호하고 증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양측은 또 국제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다짐했고요. 다양한 공급망 구축과 강화, 지식재산권과 민감한 기술 보호, 비시장적 관행을 포함해 취약성을 줄일 수 있는 정보 공유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EU, 중국과의 관계가 계속 껄끄러운 모양새군요?

기자) 네. 하지만 양측은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미국과 EU는 중국과의 관계가 다면적이며 투자와 경제 성장 등 서로 이익이 교차하고 건설적인 협력이 가능한 분야들에 주목했는데요. 양측은 중국과 협력과 경쟁 체계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이고 긴밀히 접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협력 가능한 분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양측은 이란과 북한, 기후변화, 보건, 인신매매, 마약 근절 등의 분야를 꼽았습니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중국 정부 관리들과 가진 분야별 고위급 회의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 고위급 회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EU가 대립과 대항을 공공연히 선동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과 EU의 몇몇 나라는 인종차별, 강제노동, 총기 폭력 등 수많은 인권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인권 문제에 진정한 관심이 있다면 자국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EU는 향후에도 또 이런 회의를 할 예정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셔먼 부장관과 사니노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고위급, 전문가 수준에서 이런 회의를 계속하기로 결정했고요. 다음 고위급 회의는 내년 중반쯤 갖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 기업인의 비자를 간소화할 거라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친강 주미 중국 대사가 2일,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서 한 발언인데요. 친강 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 따라 미국 기업인이 중국을 방문할 경우, 비자 발급 절차를 10일 내로 간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친강 대사는 구체적인 실행 방침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매우 빠른 시일 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벨라루스 야권 운동가 니나 발진스카야 씨가 지난해 8월 민스크 광장에서 시위 중 경찰에 강제 연행되고 있다. (자료 사진)
벨라루스 야권 운동가 니나 발진스카야 씨가 지난해 8월 민스크 광장에서 시위 중 경찰에 강제 연행되고 있다.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서방 국가들이 벨라루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가 2일 벨라루스 정부 관리들과 국영 기업, 단체에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이들 국가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제재는 최근 국경 지역 난민사태와 지속적인 인권 유린 등, 잔인한 벨라루스 정권에 맞서 흔들림 없는 공동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제재 조처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 재무부는 벨라루스 기업 12곳과 개인 20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제재 대상에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재정적 뒷받침이 되고 있는 국영 기업들도 들어갔고요. 루카셴코 대통령의 아들 드미트리도 포함됐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또 벨라루스 정부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벨라루스 정부와 은행이 발행하는 국가부채에 대한 거래도 제한했습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벨라루스 정부를 비판했군요?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공동성명에서, 벨라루스 정부가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인권과 국제 규범을 위반하며 국내외 인사들을 야만적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벨라루스 국민을 계속 지지할 것이며 루카셴코 정권이 대가를 치르도록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는 몇 달 전에도 벨라루스에 제재를 단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부정선거를 통해 장기 집권하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취임 1년을 맞아 지난 8월, 벨라루스 정부 관리들과 국영 기업들을 무더기 제재한 바 있는데요.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성명을 내고, 루카셴코 정권은 부정선거를 자행했으며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잔혹한 탄압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EU는 이번에 어떤 제재를 했습니까?

기자) EU는 벨라루스의 고위 국경 관리자들과 군 당국자 등 최근 국경 난민 사태 관련자들, 또 벨라루스 국영 ‘벨라비아’ 항공사와 시리아 ‘참’ 항공사를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항공사들이 제재 대상에 오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이들 항공사는 중동 지역 이주민들을 벨라루스 국경 지역으로 수송하는 데 개입함으로써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달 동안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일대에서 벌어진 난민 사태로 심각한 인권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라크 등 주로 중동 지역 이주민들이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지역으로 몰려들면서 큰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이들은 폴란드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고 몰려든 사람들이었는데요. 많은 사람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숙 생활을 하며 큰 위험에 노출돼 국제사회의 우려를 일으켰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벨라루스가 EU의 제재에 반발해 이주민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진행자) 영국과 캐나다도 제재에 동참했다고요?

기자) 네. 영국은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 8명에 대해 제재를 단행했고요. 또 동시에 벨라루스 정권의 주요 수입원인 벨라루스 최대 칼륨비료업체 ‘OJSC 벨라루스칼리’에 대한 자산을 동결했습니다. 캐나다 외무부도 2일 성명을 내고 국제 협력국들과 연대해 벨라루스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얀마 민간정부가 파견한 초 모 툰 유엔주재 미얀마 대사. (자료사진)
미얀마 민간정부가 파견한 초 모 툰 유엔주재 미얀마 대사.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 유엔 대표의 자격에 대한 결정이 유보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자격심사위원회(Credentials Committee)’는 최근 누가 유엔에서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을 대표할 것인지 논의했는데요. 안나 카린 엔네스트롬 자격심사위 위원장은 “위원회 결정이 연기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자격심사위원회가 무슨 일을 하는 조직인가요?

기자) 네. 각국 대표의 자격을 심사하는 유엔 내 조직입니다. 자격심사위원회 매회기 초 유엔 총회 의장 제청에 따라 총회에서 임명되는 9명으로 구성됩니다.

진행자) 올해 특별히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 유엔 대표의 자격이 논란이 된 건 특별한 사연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 8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미얀마에서는 지난 2월 군부가 쿠데타로 민간 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둘 다 정통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무력으로 기존 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했기 때문에 정통성에 문제가 대두됐습니다. 거기에 아프간 탈레반 정부와 미얀마 군사정권을 뜻하는 ‘훈타’ 모두 인권유린 혐의를 받고 있어서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가 탈레반 정부와 ‘훈타’를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탈레반 정부와 훈타는 자신들이 합법 정부라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기존 정부가 없어졌기 때문에 자신들이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유엔 회원국은 모두 유엔에 자국 대표를 보내는데요. 그럼 최근에 누가 유엔에서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를 대표한 겁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와 미얀마 군사 정부는 이전 정부가 파견한 유엔 대표가 아닌 자신들이 임명한 대표가 유엔에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특히 미얀마 같은 경우 쿠데타로 무너진 민간 정부가 임명했던 초 모 툰 대사가 자리를 유지하기를 원했는데요. 하지만, 훈타는 초 모 툰 대사가 해임됐다고 유엔에 통보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자격심사위원회가 결정을 미뤘는데, 그럼 이제 누가 유엔에서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을 대표하는 건가요?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엔네스트롬 위원장은 현재 아프간과 미얀마 대사를 맡은 이들이 계속해서 자국을 대표할지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언론은 이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대표자 문제는 올해 진행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서도 노출됐죠?

기자) 네. 현재 미얀마를 통치하고 있는 민 아웅 훌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미얀마 대표로 정상회의에 참석하려고 했는데요. 하지만, 아세안 측에서 이를 거부해서 무산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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