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국방부가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를 마무리했습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특사가 다음 주 탈레반 지도부와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확산으로 올해 전 세계 관광업계가 입은 손실이 2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국방부의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 작업이 완료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29일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 Global Posture Review)를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는 지난 2월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것입니다.
진행자) 시간이 상당히 걸렸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방부 주도로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정보기관 등이 함께 논의한 결과가 이번에 공개된 건데요. 해외 주둔 미군 배치 문제는 전 세계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그동안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목해왔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첫 해외 주둔 병력 검토 작업인데, 어떤 중대한 변화나 개편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전체 내용은 기밀 사항이고요. 국방부가 29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요약본에 따르면 일단 당초 일각에서 예상했던 대규모 병력 축소나 개편 등의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그럼 세부 내용을 좀 들여다 볼까요?
기자) 네. 미 국방부는 우선 중국의 도전에 맞서 인도·태평양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잠재적인 군사 공격과 북한의 위협을 저지하고 역내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동맹 · 파트너 국가들과 추가적인 협력을 모색한다는 결론을 담았습니다.
진행자) 인도 ·태평양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호주의 역할이 급부상하고 있는데, 관련 내용도 있습니까?
기자) 네. 호주와 괌을 비롯한 태평양 섬들에 군사기지 인프라를 개선해 수송과 배치 역량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 호주 내 군용기 순환 배치 계획도 포함됐는데요. 이는 이미 앞서 발표됐던 것입니다. 미국과 호주는 지난 9월 모든 종류의 미 군용기를 호주에 순환 배치하는 내용의 군사 협력 확대 방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미국의 전투 억지력을 높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이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는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의 축소를 지시해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왔는데요. 이번 검토로 바뀐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독일 주둔 병력의 상한선을 2만5천 명으로 설정했었는데요. 이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육군 다영역 작전부대’ 등 500명의 영구 주둔 내용도 들어갔는데요. 이는 지난 4월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발표한 것입니다.
진행자) 중동은 최근 몇 년 새 미군의 변화가 가장 컸던 지역인데, 어떤 결론이 내려졌습니까?
기자) 네. 국방부는 대이란 접근법과 아프가니스탄의 철군에 따른 대테러 임무 등을 검토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란과 시리아에서 미군은 IS 격퇴 작전을 계속 지원하고, 파트너 세력의 군사적 역량을 증강시키기로 했고요. 중동의 태세 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검토와 추가 분석을 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아프리카의 경우, 역내 극단주의 폭력 조직을 감시하고, 적절한 범위 내 배치를 검토하고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고요.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은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조, 마약퇴치 임무 등을 검토하고, 역내 범국가적 도전 대응과 파트너십 활동을 계속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방부의 발표에 모든 이해 당사국들이 주목할 수 밖에 없는데, 특히 견제 대상으로 지목된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발언을 했는데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국방력 강화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특사가 조만간 다시 중동을 방문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톰 웨스트 미국 국무부 아프가니스탄 특사가 다음 주 중동을 다시 방문합니다.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29일, 웨스트 특사가 다음 주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 지도자들과 이틀 일정으로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웨스트 특사는 얼마 전에도 아프가니스탄 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앞서 이달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탈레반 지도자들, 그리고 파키스탄, 중국, 러시아 대표까지 참여하는 확대 회의가 열렸는데요. 웨스트 특사는 당시 미국 대표로 참가했었습니다. 웨스트 특사는 또 지난 10월에도 탈레반 지도자들과 만났었습니다.
진행자) 그게 미국 정부와 탈레반 지도부의 첫 접촉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2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고 8월 말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 철수한 후 첫 접촉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양측이 무슨 의제를 논의하려는 거죠?
기자)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양측이 중요한 국가적 이익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여기에는 대테러, 미국 시민들의 안전과 미국이 약속을 보장한 아프간 주민들의 안전한 이동, 인도적 지원과 경제 문제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가니스탄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8월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한 후 과도 정부가 점령하고 있는데요. 최근 탈레반 과도정부는 이전 민간 정부의 보안군이나 관계자들에 대해 이른바 ‘보복 살인’을 마구 자행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발표 자료가 있습니까?
기자) 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한 8월부터 10월 말까지, 가즈니, 헬만드, 칸다하르, 쿤드즈 등 불과 4개 주에서만도 100건 넘는 약식 처형이 자행되고 많은 사람이 실종됐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런 보복살인이 비단 4개 주뿐만 아니라 아프간 전역에서 자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탈레반은 카불을 재장악하면서 보복 행위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탈레반은 지난 2001년 축출됐다 20년 만에 다시 집권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합법성을 인정받기 위해 초반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전직 관리들이나 정부군에 대한 사면을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고 휴먼라이츠워치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휴먼라이츠워치의 이런 지적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휴먼라이츠워치 측에 관련자들을 해고하고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탈레반 정부 총리는 지난주 국영 매체 연설에서 전직 정부 관리들이 은신처에 숨어서 국민을 오도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전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올해 전 세계 관광업계가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AFP’ 등 여러 매체가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를 인용해 최근 보도한 내용인데요. UNWT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전 세계 관광업계의 손실액이 올해 2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상황이 어땠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에도 올해와 비슷한 2조 달러 손실이 났다고 UNWTO는 집계한 바 있습니다. 참고로 코로나 대유행 이전 관광업은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일자리에서 약 10% 정도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와 올해 이렇게 손해가 많이 난 것은 외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크게 줄어서 그렇죠?
기자) 맞습니다. 2019년에 국제 관광객 수가 15억 명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이때 수준에서 70%에서 7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국제 여행객 수가 줄어든 것은 많은 나라가 코로나 방역을 위해 여행객 입국을 막은 탓이 크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UNWTO에 따르면 여전히 46개 지역이 관광객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는 전체 관광 목적지 가운데 21%에 달합니다. 또 55개 지역이 부분적으로 외국인 방문객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반면 코로나 방역 관련 규제를 모두 해제한 곳은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그리고 멕시코 등 4개 나라뿐이라고 UNWTO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많은 나라가 방역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해외 여행객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알려졌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3분기(7월~9월) 국제 여행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8% 증가했다고 UNWTO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58% 증가라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4% 감소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3분기에 지역별로는 상황이 어땠습니까?
기자) 네. 상대적으로 유럽이 그나마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래도 3분기 이 지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수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3% 하락했습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실적을 보면 남부 유럽과 카리브해, 그리고 북미와 중미가 2020년 같은 기간보다 해외 관광객 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내 몇몇 지역에서는 해외 관광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3분기에 여행객 수가 늘어난 곳이 있다는 것은 관광업계에 고무적인 소식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UNWTO 측은 회복세가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는 이동 제한이나 백신 보급, 그리고 해외여행에 관한 여행객들의 신뢰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