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개막했습니다. 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민주주의 강화와 권위주의 배격, 부패와의 싸움 문제 등을 토의합니다. 영국과 캐나다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이 인권 침해를 이유로 이란과 시리아, 그리고 우간다를 제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주관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이 개막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주도한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미국 동부 시각으로 9일 오전 8시에 개막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새롭게 하기 위해선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각국의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민주주의 정상회의’라는 게 어떤 행사입니까?
기자) 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을 규합해 권위주의 체계에 맞서자는 취지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구상한 국제회의입니다. 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110개국에서 정부와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참석해 민주주의 강화와 권위주의 배격, 부패와의 싸움 문제 등을 토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런 행사를 개최하는 목적이 뭔가요?
기자) 네. 앞서 백악관은 “세계 지도자들이 서로와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추진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토대를 강화하기 위해 민주주의가 직면한 과제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민주주의 회복과 민주주의가 직면한 과제를 언급했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최근 들어 전 세계 곳곳에서 권위주의 체제가 강화되고 인권 유린이 발생하거나 부패가 증가하면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환기하고 이에 대처하자는 것입니다. 카린 장 피에르 미국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국들에 민주주의 퇴행 현상을 바로잡고 국민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보장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같은 생각을 하는 국가들이 뭉쳐서 권위주의 국가들에 맞서 민주주의를 강화하자는 취지였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정책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경쟁으로 묘사해왔습니다.
진행자)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이번 행사가 첫 번째 모임이 되는 건데, 어떤 나라들이 초청됐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우선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 같은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들이 초청됐는데요. 하지만, 중국, 태국, 베트남 등은 초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등 민주주의가 성숙했다는 평가를 받는 나라들은 물론,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나라들도 초청됐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은 제외됐습니다.
진행자) 중동에서는 어떤 나라들이 초청됐습니까?
기자) 네. 중동 국가들 가운데 초청 명단에 오른 나라는 3개국에 불과합니다. 이스라엘과 이라크, 파키스탄이고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집트 등은 명단에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초청 명단에서 빠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미국 정부가 지적하는 대표적인 권위주의적 국가여서 초청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한 이번 회의에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초청 대상에서 제외된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27일 양국 주미 대사 명의의 공동 의견서를 통해 이번 회의가 “냉전 사고방식의 산물”이라고 반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이번 달 4일에는 “민주에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란 내용을 담은 ‘중국의 민주’란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그러면서 언론을 통해서도 미국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선전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영 매체와 필진을 동원해 미국식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강조하는 기사나 평론을 연이어 내보낸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바이든 당선 인증을 막기 위해 의회에 난입한 사태를 지적하며 미국이 이번 정상회의를 주최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데요.바이든 행정부는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이에 투명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민주주의 국가 고유의 강점이라며, 이번 정상회의는 바로 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중국을 자극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국이 타이완을 초청했기 때문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10개국 초청명단에 타이완이 포함되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서 지난달 24일 기자들에게, 미국은 자국의 이익과 지정학적 목표를 은폐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은 결코 분리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 첫날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첫날인 9일 오전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 이어 각국 정상들의 비공개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민주주의 회복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주제로 회의를 주재하게 되는데요, 여기에는 가나와 루마니아 대통령과 코스타리카 의회 의장, 시에라리온의 프리타운 시장 등이 참석합니다. 이날 오후에는 자넷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주재로, 보츠와나와 슬로바키아 대통령 등이 참석하는 부패 방지 관련 토론회가 열립니다.
진행자) 다음 둘째 날에는 어떤 일정이 잡혀 있습니까?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개막연설에 이어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전 유엔인권최고대표가 인권 보호를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그 밖에 언론자유와 ‘전체주의 정권에 대응한 민주주의 강화’, 선거 등 민주적 제도, 기술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토론회가 이날 열릴 예정인데요. 이날 오후 1시 30분 바이든 대통령의 폐막 연설을 끝으로 이번 정상회의는 막을 내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과 캐나다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했군요?
기자) 네. 두 나라는 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장관이나 정부 인사가 베이징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우리의 파트너들처럼 우리도 중국 정부의 반복되는 인권 침해를 극도로 우려한다”며 외교적 보이콧 결정 사실을 알렸습니다.
진행자) 미국을 포함해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이 속속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했군요?
기자) 네. 미국,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영국과 캐나다까지 동참했습니다. 이들 나라 외에 동유럽 리투아니아도 앞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같은 경우엔 어떻게 결정했습니까?
기자) 네. 한국은 “현재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요. 아직 참석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외교적 보이콧이란 게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 건가요?
기자) 네. 외교적 보이콧이란 개·폐회식 등 올림픽 행사 때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정부 사절단 외에 선수단은 그대로 파견한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간 올림픽을 준비하던 선수들은 예정대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카드를 꺼낸 이유는 중국 신장 문제와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정부는 신장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종족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유린이 자행되는 상황에서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도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 의회가 ‘신장제품 수입금지법안’을 통과시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중국 신장 지역에서 만든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만일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바이든 대통령 서명까지 받아 발효되면 신장에서 들어오는 물건은 몇몇 예외를 빼고는 모두 수입이 금지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이 인권 침해에 관여한 몇몇 나라 인사들과 기관을 제재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최근 이란과 시리아, 우간다 정권의 관리들과 기관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미 재무부는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범정부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는데요.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나라별로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랐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먼저 시리아 같은 경우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데 책임이 있는 공군 고위 장교 2명이 제재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시리아 정보기관에 있는 고위 관리 3명도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 기간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민간인을 겨냥한 화학무기 사용으로 비난을 받았는데요. 제재 대상이 된 시리아 공군 고위 장교들은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감행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들을 살상한 데 책임이 있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습니다. 또 이들과 함께 제재 대상이 된 정보기관 관리들은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가혹하게 탄압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간다 관리는 왜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까?
기자) 네.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된 사람은 우간다군 정보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아벨 칸디호 장군입니다. 미 재무부는 우간다군 정보기관에 잡혀간 사람들이 심한 구타나 성폭행,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로 심한 후유증이 생기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이란에서는 누가 제재 명단에 올라갔습니까?
기자)네. 제재 대상에는 하산 카라미 이란 경찰특공대 사령관, 그리고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바시지민병대장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바시지민병대는 국제사회에 잘 알려진 조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시지민병대는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조직인데요. 지난 2009년 이란 대통령선거 이후 촉발된 시위사태 당시 강경 진압으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경찰특공대는 주로 군중 통제와 시위 진압을 맡고 있는데요. 미 재무부는 이란 경찰특공대와 바시지민병대가 2019년 휘발윳값 인상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도 강경하게 진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상자가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인권단체들은 3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노력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다시 이란 인사들을 제재한 것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제재는 협상에서 이란을 압박하는 효과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