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서 공로를 세운 3명의 미군 전사자들이 뒤늦게 명예훈장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들은 한국전에서 남다른 용기와 희생정신을 보였지만 명예훈장 수여 기한이 지나 대상에서 제외됐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 육군의 찰스 존슨 일병과 와타루 나카무라 일병, 브루노 오리그 이병이 명예훈장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입니다.
미 상원과 하원은 이들 3명의 미군 전사자들이 명예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 등이 담긴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의 최종안에 최근 합의했습니다.
국방수권법안 최종안은 지난 7일 하원 본회의를 통과해 상원 표결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들 세 명의 한국전 참전 용사는 한국전에서 남다른 용기와 희생정신을 보였지만 명예훈장은 전사한 지 5년 이내에 수여 돼야 한다는 법적 요건 때문에 훈장은 받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상원과 하원이 이들 미군 전사자에 대한 법적 제한 요건을 면제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함에 따라 이들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미국에서 명예훈장은 전투에서 영웅적 희생과 용기를 보인 미군에게 의회의 이름으로 대통령이 수여 하는 국가 최고의 훈장입니다.
뉴욕 주 출신의 존슨 일병은 한국전 당시 육군 제3보병사단 소속의 소총수로 참전했습니다.
존슨 일병은 1953년 6월 적군이 부대를 공격해오자 동료 병사들의 안전을 위해 부상을 마다하고 여러 명의 다친 동료를 치료했습니다.
또한 자신이 적군의 사격을 받는 도중에도 다친 동료 병사를 이끌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으며, 적군이 가까이 접근한 상황에서도 무기와 탄약을 구하기 위해 안전 지역을 벗어나는 용기를 보였습니다.
미 육군에 따르면 당시 무기와 탄약을 구해 돌아온 존슨 일병은 다친 전우들이 성공적으로 구출될 수 있도록 적군과 동료 병사 사이로 자신의 몸을 던져 방어하다가 전사했습니다.
당시 존슨 일병은 20살이었습니다.
존슨 일병은 한국전 당시 용감하게 싸운 공로를 인정받아 미 대통령이 수여하는 무공훈장인 은성훈장을 받았습니다.
하와이 주 출신의 오리그 이병은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 소총수로 무장 적군에 맞선 작전에서 보인 남다른 영웅적 공로를 인정 받았습니다.
오리그 이병은 1951년 2월 15일 경북 진평리 부근에서 철조망 설치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적군의 공격으로 다친 동료들을 위해 자신이 적에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전우들을 응급 처치했습니다.
이어 다친 동료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한 명을 제외한 모든 동료가 다친 것을 또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적군을 향해 사격을 가해 아군 소대는 단 한 명의 사상자 없이 후퇴할 수 있었습니다.
오리그 이병은 계속 자리에 남아 사격을 가했고, 이날 중대가 적에게 뺏겼던 지점을 다시 찾았을 때는 그가 사용하던 총과 함께 숨진 적군들 사이에서 전사한 채로 발견됐습니다.
전사한 오리그 이병은 전투 중 부상을 당하거나 전사한 군인에게 주는 훈장인 퍼플하트 훈장을 받았습니다.
일리노이 주 출신의 나카무라 일병은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의 소총수로 참전했습니다.
그의 부대는 1951년 5월 18일 전북 풍천에서 적군이 중무장한 아군 진지에 침투해 점령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손상된 선로를 점검하고 수리하기 위해 가던 중 적의 공격을 받자 혼자서 사격을 가해 적군 진지를 두 곳을 파괴하고 후퇴했습니다.
나카무라 일병은 이어 탄약을 보충하고 돌아가 적군의 벙커를 공격하던 중 수류탄에 맞아 치명상을 입고 29살의 나이에 전사했습니다.
나카무라 일병은 영웅적이고 이타적인 행동으로 미 육군에서 두 번째로 높은 용맹 훈장인 수훈 십자 훈장을 받았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