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에서 실종된 한국전 참전용사 516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이 밝혔습니다. DPAA는 북한의 비협조로 현재 중단된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거듭 확인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11월 30일 현재 한국전쟁 기간 중 북한에서 실종된 미군 516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정부가 실종 미군의 신원 확인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DPAA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신원 확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베로니카 키스(Veronica Keyes) 박사는 30일, 한국전에서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한 VOA의 서면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습니다.
키스 박사는 한국전 참전 미군 약 7천500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이중 약5천200명은 북한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DPAA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중 신원이 확인된 미군은 지난 9월 28일 기준으로 모두 602명입니다. 이 수치에는 북한에서 실종된 미군 뿐 아니라 북한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실종됐던 미군까지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키스 박사는 북한에서의 DPAA 유해 발굴 작업이 2019년 이후 중단된 상황도 설명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북한은 DPAA 측의 소통 시도에 모두 응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DPAA는 기회가 온다면 지금이라도 북한에서 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키스 박사는 강조했습니다.
DPAA는 현재 ‘한국전 참전용사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하와이 호놀룰루 국립 태평양기념묘지에 묻힌 ‘무명용사’들의 신원 확인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키스 박사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999년 이후 500구 이상의 ‘무명용사’ 유해를 발굴해 현재 150구 이상에서 신원을 확인했고, 이 가운데 95구는 북한에서 실종됐던 이들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키스 박사는 이 프로젝트는 향후 몇 년 동안 계속될 예정이라며, 현재16명의 전임 분석가로 구성된 팀이 한국전 참전 미군의 신원 확인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PDAA의 션 에버렛 대변인은 앞서 VOA에, 과거에는 신원 확인을 위해 법의학적 분석과 치아 기록 등에 의존했지만 최근에는 유해에서 추출한 DNA 표본을 가족들의 DNA 표본과 비교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녹취: 버렛 대변인] “One of them is having the technology to be able to identify those, those people. That's one. So especially like the DNA, the DNA evidence as well as some of the other lines of evidence that we use,
한국전 참전 미군의 유해 발굴 노력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5년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에 한국전 관련 유해 송환을 본격적으로 요청하기 시작했고, 이후 북한은 1990년~94년 사이 유해가 담긴 상자 208개를 미국 측에 일방적으로 전달했습니다.
DPAA는 이 상자에서 190명 이상의 신원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2008년 또다시 일방적으로 6개 상자를 전달했고, 여기에서 6명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또한 2018년 싱가포르 미-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이 송환한 55개 상자에서는 현재까지 7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DPAA는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1996년~2005년 사이에는 미국과 북한이 북한 지역에서 공동 작업을 진행해 약 200개 상자 분량의 유해를 발굴했고, 여기서 150명 이상이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