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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미 국무, 동남아 협력 모색...영국 첫 오미크론 사망자 발생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이 14일 자카르타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이 14일 자카르타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동남아시아를 방문하고 역내 국가들과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첫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사망자가 발생하고 중국 본토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오는 등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미 라이 씨 등 홍콩의 민주화 인사들이 톈안먼 추모 집회 참석과 관련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장관이 지난 1월 취임한 후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섰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2일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 ·개발장관 회의를 마치고 13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는데요. 16일까지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방문하고 귀국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는 인도네시아가 첫 방문국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13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고 14일에는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 회담, 대학 강연 등의 일정을 소화했는데요.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과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이 기조를 이뤘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실 인도·태평양 중시 정책은 이전 바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추진해온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과 맥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만큼 미국의 번영에 중요한 곳이 없다며 아태 지역을 주목했는데요. 당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인도네시아에서 한 발언 내용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14일, 자카르타의 인도네시아 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으로서, 강요와 위협이 없는 현상 유지에 모두의 이해관계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블링컨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중국을 빗대 말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은 인도·태평양에 속해 있는 남중국해의 대부분을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지난 2016년 중국의 이런 주장이 근거 없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중국은 또, 일본과도 동중국해 섬들을 놓고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고요. 타이완과의 사이에 있는 좁은 해로인 타이완해협에 대한 영유권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남중국해는 물론 동중국해, 타이완 해협까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강조하며,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도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는데요. 특히 미국의 가장 강력한 힘은 동맹과 우방이라면서 이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블링컨 장관은 동북아시아에서 남아시아, 메콩강 일대에서 태평양 섬들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과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외교, 군사, 정보 전략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협력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국영기업 보조금 지원, 특정 국가를 상대로 수출을 금지하는 행위 등을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는 동맹들과 목표를 공유하면서 종합적인 인도·태평양 경제 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위 산업, 공급망 다변화, 사회기간시설 투자와 확대, 기술혁신 등도 미국과 아시아가 협력할 분야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전날(13일)에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만났다고 했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논의됐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두 사람이 양국의 관계 발전 방안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 기후위기, 신종 코로나 팬데믹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블링컨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의 강력한 지지자로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에 지지를 나타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가 내년에는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이 된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G20 의장국은 순번제로 돌아가는데요. 당초 인도가 내년 의장국인데, 지난해 두 나라가 의논해 인도네시아가 먼저 내년 의장국을 맡고, 2023년 인도가 의장국을 맡기로 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왼쪽 서있는 이) 영국 총리가 13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백신 접종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왼쪽 서있는 이) 영국 총리가 13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백신 접종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오미크론’ 사망자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에서 13일 오미크론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미크론 감염 환자 최소한 1명이 숨졌다”라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영국의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4천700여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전 세계적으로 영국 사망자가 첫 번째 오미크론 사망 사례인가요?

기자) 오미크론 감염에 따른 사망으로 공식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지난달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보고된 이후 곳곳에서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오미크론 감염에 의한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미크론의 증상이 아주 심각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기존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증상은 발열, 근육통, 후각· 미각 둔화,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반면 지금까지 대부분의 오미크론 감염자들은 경미한 증상이나 아예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오미크론 증상이 가볍다는 생각은 제쳐두고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초기, 영국은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는 큰 피해를 본 나라의 하나였는데, 당국이 다시 긴장하고 있겠군요. 방역 조처는 강화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영국 정부는 급격한 확산세에 사망자까지 나오자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추가 접종 전면 확대 시기를 앞당겼습니다. 존슨 총리는 성명에서 오미크론 해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누구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금 우리는 오미크론과의 전투에서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중국 본토에서도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중국 수도 베이징과 가까운 톈진에서 14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오미크론이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럼 본토 외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오미크론이 발견됐다는 건가요?

기자) 네. 홍콩에는 이미 오미크론이 유입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홍콩 보건당국은 지난 12일 기준, 2건의 오미크론 변종이 새로 확인됐다고 밝혔는데요. 지금까지 홍콩에서 발견된 확진자는 모두 7명으로, 홍콩 정부는 당국의 엄격한 통제로 지역사회 감염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으로 두 달 후면 중국에서 동계올림픽대회가 열리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내년 2월 4일부터 20일까지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대회가 열리는데요. 두 달 앞두고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오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 감염자를 확진자 통계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확인했는데 왜 확진자 통계에 넣지 않는 거죠?

기자) 무증상 환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증국은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도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없으면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톈진 지역 보건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됐다고 보고하면서도 신규 확진자는 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제 사회에서는 다른 이유로 동계올림픽대회를 보이콧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당국의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인권탄압과 홍콩 자치 침해 등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대회에 선수는 파견하지만 외교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이른바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뉴질랜드, 호주 등이 보이콧을 선언했고요. 프랑스는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은 이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EU 회원국들은 현재 공통된 입장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인데요. 하지만 프랑스에 이어 오스트리아도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미 라이 홍콩 빈과일보 창업주가 지난 2월 법정에 출두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미 라이 홍콩 빈과일보 창업주가 지난 2월 법정에 출두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홍콩의 여러 민주화 인사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홍콩 법원이 13일, 지미 라이 씨 등 홍콩의 민주화 인사 8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가운데 1명은 최장 14개월 형이 선고됐습니다.

진행자) 이들에게 무슨 혐의가 적용된 거죠?

기자) 홍콩 당국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집회에 참석하거나 참석을 독려한 혐의입니다. 홍콩에서는 톈안먼 사태 이듬해인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빅토리아공원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가져왔습니다.

진행자) 매년 해왔던 행사인데 왜 불법 집회로 규정된 거죠?

기자) 홍콩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와 올해, 2년간 촛불집회를 금지했는데요. 하지만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으로 반중국 정서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코로나 방역을 구실로 내세웠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미 라이 씨는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국 인사죠?

기자) 맞습니다. 지금은 폐간된 ‘빈과일보’의 창업주이자 홍콩의 유명한 재벌인데요. 빈과일보는 홍콩의 대표적인 친 민주, 반중국 성향의 일간지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미 라이 씨는 이미 복역 중인 상태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미 라이 씨는 이미 다른 불법 집회와 관련해 총 2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데요. 홍콩 법원은 이날 톈안먼 집회와 관련해 라이 씨에게 13개월 형을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복역 기간이 더 늘어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미 라이 씨는 올해 74살인데요. 현재 지미 라이 씨는 홍콩 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홍콩 보안법은 테러와 국가전복, 외세 결탁 등 중범죄에 대해 중형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만일 라이 씨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사실상 종신형에 준하는 처벌을 받게 됩니다.

진행자) 라이 씨 외에 또 어떤 사람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8명 가운데 지미 라이 씨 외에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로, 초우 항텅 변호사, 민주화 운동가 기네스 호 씨가 있는데요. 이들은 각각 12개월 형과 6개월 형을 선고받았고요. 지금은 해산된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 지도자 리척얀 씨를 비롯한 나머지 5명도 각각 4개월반에서 14개월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진행자) 지미 라이 씨는 법원의 선고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지미 라이 씨는 선고에 앞서 손편지로 탄원서를 썼는데요. 변호사가 대독한 탄원서에서 라이 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불의에 의해 죽은 사람들을 기리는 것이 죄가 된다면, 자신은 진실과 선, 정의를 부르짖다 피흘리며 죽어간 젊은이들과 영광과 짐을 함께 나눌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사람들은 혐의를 인정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나머지 모두 무죄를 주장했는데요. 초우 씨 역시 탄원서에서, 권력자들이 기소와 투옥을 통해 민주주의 운동을 말살하려는 거라면 실망하게 될 것이라면서, 오히려 그들의 행동은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진실과 정의, 민주주의를 결집하게 만들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와 'AP'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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