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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우크라이나 위기' 회담...미얀마 수치 고문 4년형 추가


웬디 셔먼(왼쪽) 미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10일 스위스 제네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회동하고 있다.
웬디 셔먼(왼쪽) 미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10일 스위스 제네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회동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미얀마 법원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게 4년 징역형을 추가 선고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도시를 봉쇄하면서 경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회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고위급 실무회담인 ‘전략적 안정성 대화(SSD)’를 가졌지만 별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양국 대표단은 10일 제네바에 있는 미국대표부에서 회동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의 대표단은 누가 이끌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측에서는 미국 국무부의 이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이,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교 차관이 협상단을 이끌었는데요. 양측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8시간동안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양국이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요?

기자) 네. 셔먼 부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매우 솔직하고 직설적인 논의였다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단호히 러시아의 이른바 안보보장 제안을 물리쳤다고 밝혔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의 안보 제안은 애시당초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또 지금은 사문화된 양국 간 중거리핵전력협정(INF)에 기초해, 러시아와 미사일에 관한 논의를 할 수도 있다며 향후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놨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이 매우 진지하게 러시아의 제안에 접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양측은 원칙적인 접근방식에 있어 큰 차이를 드러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결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돼서는 안 된다고 되풀이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거죠?

기자) 러시아는 나토가 구소련권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점점 더 받아들이고, 러시아 국경 근처에 전략무기와 병력을 배치함으로써 과거 맺은 조약을 위반하고, 자국의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하면 자국 면전에 나토의 핵미사일이 배치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불가입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고요. 또 나토가 이미 중유럽과 동유럽에 배치한 전력 철수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러시아의 이런 요구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 그리고 주권 국가는 스스로 동맹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동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고조되고 있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양국이 정초부터 제네바에서 고위급 접촉을 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약 10만 병력을 집결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또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의혹을 부인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대규모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전날에도 접촉을 했다고요?

기자) 네. 양국 대표단은 10일 공식 회담에 앞서 전날(9일) 실무 만찬을 가졌습니다. 두 시간 넘게 진행된 이 만찬에서 양측은 탐색전 격의 대화를 나눴지만 시작부터 어려움이 예고됐습니다.

진행자) 당초 회의 전망도 썩 밝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다른 데다가 한 번의 회담으로 어떤 명확한 결론이 나오기에는 힘든 역학 구조라, 이번 회담에서 당장 어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힘들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또 바로 외교적 수단을 포기한다고 발표할 경우, 양측 모두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신경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관련 발언을 했다고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9일, 미국 CNN, A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 안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에 모든 제안을 올려놓고 앞으로 나아갈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거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가 계속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 병력을 배치해놓고 있는 한, 실제적인 진전이 일어나는 걸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 회담 후에도 관련 회담이 계속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12일에는 나토와 러시아 간 회의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고요. 다음 날인 13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회원국으로 있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가 열립니다. 한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9일,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최악의 상황도 준비해야 한다며, 나토의 억지력은 강력하며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겸 외무장관 (자료사진)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겸 외무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봅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법원이 10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게 4년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네피도 지방법원은 이날 수치 고문에게 무전기 불법 소지에 따른 수출입법 위반과 코로나 방역 조처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했는데요. 이로써 수치 고문의 형량은 총 6년으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수치 고문은 앞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재판부는 선동 혐의와 코로나 상황에서 총선 유세를 단행해 자연재해관리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 징역 4년 형을 선고했는데요. 하지만 같은 날, 미얀마 군사 정부가 사면 차원에서 형량을 2년으로 감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비공개로 진행됐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재판 역시,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고요. 수치 고문의 변호인들이 언론이나 대중과 접촉하는 것도 금지돼 있습니다.

진행자) 수치 고문은 지금 또 다른 혐의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수치 고문은 60만 달러의 현금과 금 11kg 등 뇌물 수수, 국가기밀 누설, 국비 유용 등 10여 개의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대부분 중형이 예상되는 혐의들로써, 모든 혐의가 유죄로 판단되면 100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수치 고문은 지금 상당한 고령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76살로, 사실상 종신형에 처해지는 셈인데요. 국제 사회와 인권 단체들은 형식적인 재판 절차를 거쳐 군부가 수치 고문의 정치적 재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보고 있습니다. 수치 고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수치 고문은 어디 있습니까?

기자) 수치 고문은 지난해 2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래 지금까지 모처에 구금돼 있었는데요. 군부는 수치 고문이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수치 고문이 재판을 받는 동안 같은 장소에서 지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0년 11월에 실시된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인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군부는 이후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을 유혈 진압해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데요.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1천40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민간인 집단 학살 의혹도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에는 미얀마의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카야주에서 불에 탄 차량들과 시신 30여 구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희생자들 가운데는 여성, 어린이, 국제구호단체 소속 현지 직원들도 포함됐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무장한 반군 테러 분자들을 격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반군부 무장 저항운동을 벌이는 소수민족을 겨냥한 공격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이런 미얀마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경제 제재, 무기 수출 금지 등 실질적인 공동 대응책은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국가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얀마가 속해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지난해 10월 정상회의에 민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최고사령관의 참석을 불허하며 압박을 가했습니다. 아세안 올해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도 지난주 미얀마를 방문해 군부 지도자들을 만났는데요. 하지만 방문 기간, 수치 고문 면담을 요청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산시성 성도인 시안 시내 도로가 봉쇄 조치 이후 한산하다. (자료사진)
중국 산시성 성도인 시안 시내 도로가 봉쇄 조치 이후 한산하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도시를 봉쇄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산시성 성도인 시안시에 이어 지난주에는 허난성 위저우시, 저장성 닝보시도 전면 또는 부분 봉쇄를 단행했고요. 또 베이징의 관문으로 불리는 톈진시에서도 9일 기준, 20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당국이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안시는 특히 봉쇄된 게 좀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돼 2주 넘게 봉쇄됐습니다. 시안시는 인구 1천300만 명의 대도시인데요. 당국의 봉쇄 조처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건 물론이고 경제적 파장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안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한다는 이야기도 들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한국의 삼성전자와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생산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굴지의 두 반도체 기업은 시안 현지 공장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핵심 부품인 ‘낸드메모리칩’과 ‘D램메모리칩’을 생산해왔는데요. 당국의 봉쇄령으로 근로자들의 외출이 금지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안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시안은 삼성 낸드메모리칩 생산량의 40% 이상, 세계 공급량의 15%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삼성은 전 세계 낸드메모리칩 공급량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는 이미 물류 공급에 큰 혼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여기에 지난주부터 중국이 저장성 닝보시에 대한 부분 봉쇄를 단행하면서 공급망 병목 현상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닝보시는 중국의 유명한 항구 도시죠?

기자) 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상업 도시인 상하이의 남쪽에 있는 항구 도시인데요. 닝보항은 세계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구의 하나입니다. 닝보시는 확진자가 잇따르자 부분 봉쇄를 단행하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외출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항구에서 화물을 처리할 인력도 부족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는 또 운송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궁극적으로 공급망 적체 현상을 일으켜 전 세계 경제에 작지 않은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7일 기준, 중국 정부는 전국에서 170여 건의 신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57건은 시안시에서 나왔고요. 56건은 위저우시가 있는 허난성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내세워 고강도의 방역 조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제로 코로나’는 말 그대로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목표하에, 한 지역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그 지역을 폐쇄하는 식입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중국 경제는 이미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중국의 2021년 마지막 4분기 경제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 최저 3%로 낮춰 잡고 있습니다. 이는 전분기보다도 더 하락하는 겁니다. 지난해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4.9%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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