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반정부 시위 진압을 위해 카자흐스탄에 파견됐던 러시아 주도 외국 병력이 이틀 안에 철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오미크론’ 확산에 중국과 일본 등 여러 정부가 추가 봉쇄와 외국인 입국 규제 등 방역 조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가 중국에 지고 있는 빚을 재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가봅니다. 최근 며칠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는데,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카자흐스탄 정부는 시위는 진압됐고 평온을 되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위의 중심지였던 알마티는 지난 며칠간 계속됐던 총성도 멈췄고, 시청 소속 직원들이 거리를 청소하며 격렬했던 시위 흔적들을 치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카자흐스탄 정부는 시위대를 테러 분자들로 규정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시위는 지난 2일, 연료비 등 물가 폭등에 대한 항의로 시작됐는데요. 하지만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외국 무장세력이 포함된 테러 분자들의 쿠데타 시도로 간주하고, 시위 사흘 만인 지난 5일,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지원 병력을 요청했고요. CSTO는 바로 다음 날 러시아 공수부대로 이뤄진 제1진부터 파병했습니다.
진행자)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안보협의체죠?
기자) 맞습니다. 소련 붕괴 후 구소련권 국가들이 결성한 집단안보 기구입니다.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러시아, 벨라루스 등 6개국이 소속돼 있는데요. 1992년 CSTO 출범 후 실제 병력이 파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11일, CSTO의 주요 임무는 끝났으며, 테러 분자들의 쿠데타 시도도 실패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카자흐스탄에 파견됐던 CSTO 병력이 조만간 철수한다고요?
기자) 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11일) 화상으로 진행된 의회 연설에서 “이틀 안에 CSTO 평화유지군의 단계적 철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파병부대의 철수 절차는 열흘 이상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카자흐스탄에 투입된 CSTO 병력 규모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네. 토카예프 대통령에 따르면, 약 2천 명 병력에 장갑차, 군용차량 등 군사 장비 250기가 투입됐습니다. CSTO 병력은 또 수도 누르술탄에도 배치됐었습니다.
진행자) 수도 누르술탄은 카자흐스탄을 장기집권한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만든 거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를 둘러싸고 토카예프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간의 권력 다툼의 일환으로 보는 관측도 있는데요.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카림 막시모프 ‘국가보안위원회(NSC)’ 위원장을 해임하고, 반역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국가보안위원회가 어떤 곳이죠?
기자) 독립한 카자흐스탄이 1992년 구소련 시절 있었던 정보기관 ‘KGB’에 이어 창설한 국가 정보기관입니다. ‘KNB’으로 부르기도 하는데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30여 년간 장기집권하면서 핵심 요직에 자신의 측근들을 임명하고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토카예프 대통령이 NSC 위원장을 해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11일) 의회에서, NSC가 다가오는 위협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소요 사태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일부 도시의 NSC 지부는 충분한 무기를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을 버리고 도망치는 바람에 건물과 기밀문서들이 폭도들의 방화로 훼손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공식적인 대외 발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대통령 사임 후에도 유지하고 있던 NSC의 최고의장직을 지난주,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넘겼는데요.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과 부유층, 기업들이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새로운 자선단체가 만들어질 거라고 시사하며 ‘초대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사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모양새인데요. 하지만 지난 며칠간 인명, 재산 피해도 많이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망자는 약 160명, 부상자는 8천 명 이상에 달합니다. 또 반정부 시위자들 가운데 체포된 사람도 1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이번 반정부 시위로 100개 이상의 은행과 기업, 차량 400대 이상이 파손됐고, 1억7천만 유로(미화 약 2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중국이 또 도시를 봉쇄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10일, 허난성 최북부에 있는 안양시에 대한 전면 봉쇄 조처를 단행했습니다. 이로써 안양시는 중국이 전면 봉쇄를 단행한 세 번째 도시가 됐습니다.
진행자) 전면 봉쇄된 다른 두 도시는 어디죠?
기자) 산시성 성도인 시안시와 허난성 위저우시입니다. 중국은 이들 도시 외에 저장성 닝보시, 또 베이징과 가까운 톈진시는 부분 봉쇄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중국에서는 수천만 명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못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전면 봉쇄된 안양시의 경우, 인구가 550만 명입니다. 그리고 지금 2주일 넘게 봉쇄 상태인 시안은 인구 1천300만 명의 대도시고요. 또 위저우시는 약 11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도시입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2천만 명 가량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안양시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가요?
기자) 안양시 당국은 10일, 2 건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이 감염이 지난 8일 톈진시에서 보고된 오미크론 사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전면 봉쇄 조처를 내렸는데요. 언제까지 봉쇄할지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톈진은 동계올림픽대회가 열리는 베이징과는 아주 가깝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베이징과는 불과 한 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톈진은 본토에서는 제일 처음으로 오미크론이 발견된 도시인데요. 톈진에 이어 안양에서도 오미크론이 발견되면서 동계올림픽대회를 앞두고 있는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올림픽대회 개막식 규모도 줄이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다음 달 4일 개막식에 약 3천 명의 공연자들을 동원하고 행사 시간도 100분을 넘기지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개막식과 폐막식을 책임지고 있는 장머이우 감독은 10일, 방역 조처와 추운 날씨로 행사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중국은 외국인의 개막식 관람 불가 결정은 이미 내렸는데요. 하지만 자국민 참관 문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홍콩도 방역 조처를 강화하고 있군요.
기자) 네. 홍콩 당국은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자 외국인 입국 규제 등 방역 조처를 다시 강화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정부가 이른바 고위험군 국가 약 150개국에서 출발하는 외국인 여행객의 홍콩 공항 경유를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150개국이면 웬만한 나라는 다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인도, 파키스탄, 한국, 베네수엘라, 베트남 등이 현재 고위험국 국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번 조처에서 외교관과 정부 관리,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예외 대상입니다.
진행자) 기간은 언제까지인가요?
기자) 오는 15일부터 시작해 2월 14일까지 한 달간 유지될 예정인데요. 종료 날짜는 상황에 따라 검토를 거쳐 바뀔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본도 당분간 입국 규제 조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정부도 오미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조처를 2월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1일, 오미크론 확산 억제를 위한 국경 방역 조처와 관련해, 2월 말까지 현재의 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금지해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스리랑카가 중국 정부에 채무를 재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스리랑카를 최근 방문했는데요.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왕이 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경제 위기의 해결책으로 채무 상환 조정을 고려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여러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스리랑카에 빌려준 돈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중국은 지난 10년 새 5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차관 형태로 스리랑카에 빌려줬습니다. 그런데 스리랑카가 올해 갚아야 할 채무가 모두 45억 달러에 달합니다.
진행자) 실질적으로 스리랑카가 빚을 다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셈인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리랑카는 최근 심각한 부채와 외환 위기에 시달렸는데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관광객들 발이 끊기면서 나라 살림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진행자) 스리랑카는 관광산업이 비중이 큰 수입원이죠?
기자) 맞습니다. 과거에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왔었는데요. 코로나 대유행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에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한다는 것을 전제로, 중국 관광객의 스리랑카 방문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도 왕이 부장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스리랑카가 중국에서 빌린 돈을 어디에 쓴 겁니까?
기자) 네. 주로 항만이나 도로,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투입했습니다. 스리랑카도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중국이 빌려준 차관을 이런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투입한 겁니다. 일대일로 정책은 전 세계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해 세계 곳곳을 중국과 연결한다는 시진핑 중국 정부의 사업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참여국에 대규모 차관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게 말이 많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 세계는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중국에서 제공하는 부채 탓에 몇몇 국가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중국에 종속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몇몇 나라가 중국 차관을 들여오고 나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빚더미에 앉은 사례가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은 이런 비판을 일축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차관 공여는 차관을 들여가는 국가의 경제 개발을 위한 것이지 특정 나라를 중국에 종속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리랑카의 채무 재조정 요청에 대해 중국은 어떻게 답했나요?
기자) 네. 왕이 외교부장은 이런 요청에 자세하게 답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은 할 수 있는 한 스리랑카의 경제 개발을 항상 도왔다”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