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 순회 의장국을 맡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이런 가식적인 회의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상원 군사위 전략군 소위 공화당 간사인 뎁 피셔 의원은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 순회 의장국을 맡은 것에 반발하면서 미국의 불참을 요구했습니다.
[피셔 의원] “Yesterday, North Korea launched its longest-range ballistic missile test in five years. Now, the rogue regime is set to chair the U.N. Conference on Disarmament. The United States should not be participating in this charade.”
피셔 의원은 31일 트위터를 통해 전날 북한이 “5년 만에 최장거리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며 “이제 이 불량 정권은 유엔 군축회의 의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런 가식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6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의 성명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24일까지 군축 회의 순회 의장국을 맡습니다.
유엔 군축회의 의장국은 65개 회원국 가운데 영문 알파벳 순서에 따라 매년 6개국이 4주씩 번갈아 맡고 있습니다.
올해는 중국을 시작으로 콜롬비아, 쿠바, 북한, 콩고민주공화국, 에콰도르 순서로 돌아갑니다.
미국 유력 신문 월스트리트저널도 북한이 올 들어 한 달 사이 7번이나 미사일 시험을 강행했다며 미국은 북한이 주재하는 이번 유엔 군축회의 참여를 거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습니다.
신문은 30일 “북한이 또 다른 국제기구를 조롱하고 있다”며 “북한은 지금 무덤(유엔)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힐렐 노이어 유엔 워치 사무총장의 성명을 인용해 “북한 김정은 정권이 세계 핵무기 폐기를 주재하게 하는 것은 연쇄 강간범에게 여성 쉼터를 맡기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불량 핵보유국을 군축 장의 정상에 올려놓는 것은 무엇을 상징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백악관이나 국무부로부터 이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과거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가 순회 의장국을 맡았을 때처럼 북한이 주재하는 동안 군축회의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보이콧할 경우 “책임 있는 국가들도 모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